![]() 지속적인 가뭄으로 광주·전남 시민들의 주요 식수원인 주암댐과 동복댐의 저수율이 10%대인 가운데 21일 주암호 상류 인근 물줄기가 메말라 거북등처럼 갈라져 있다. 나건호 기자 |
21일 광주시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광주·전남의 인구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10년 간 16.35% 증가했다. 지난 2012년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광주는 266ℓ에서 2021년 304.7ℓ로 14.55% 증가했고 전남도도 같은 기간 244ℓ에서 288.7ℓ로 18.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광주시민의 수는 1.88%(146만→144만), 전남도민의 수는 4.02%(190만→183만) 감소했다. 인구는 도리어 감소했는데도 물 소비량은 계속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펑펑 쓰는 물은 ‘물 곳간’을 쪼그라들게 했다. 광주·전남의 최대 식수원인 주암댐의 저수량은 홍수기를 제외하고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하향선을 그리고 있다. 주암댐은 2012년말 75%대부터 2018년 40%대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그해 평년보다 잦은 태풍의 영향으로 저수율이 60%까지 잠깐 오르긴 했으나 이후 계속해서 감소했고 현재 저수율은 17%로 낮다.
지자체의 물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광주와 전남의 누수율은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다. 2021년 광주시의 누수율은 5.7%(급수량 17만9933톤 중 누수량 1만189톤)로 전국 특광역시 평균 3.7%보다 높고, 전남도의 누수율은 21.6%(급수량 25만2657톤 중 누수량 5만4462톤)로 전국에서도 높은 수준이다.
전남 섬 지역의 주민들은 예나 지금이나 지속적인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에도 제한급수를 실시하고 있는 완도군은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연속 제한급수를 시행한 지역일 정도로 물 부족이 심각하다. 그러나 매년 노후상수도관 교체 사업 등 ‘땜질식 처방’에 급급하면서 근본적인 해결방법인 식수원 확보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광주시의 경우에도 주요 식수원인 주암댐·동복댐을 제외하고 취수원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장기적으로 물 곳간을 다변화하고 하루 100만톤 이상을 내보내는 주암댐의 부담도 줄이는 등 물 관리를 효율적으로 해야한다는 목소리다.
이중렬 물복지연구소 소장(전 한국수자원공사 처장)은 “물은 정부가 공급해줘야 할 의무가 있고 모든 국민은 똑같은 수량의 물과 좋은 수질의 물을 공급받아야 하는 기본권이 있는데, 전남도의 제한급수 상황을 보면 지자체의 역할 부족이 여실히 드러나 아쉽다”며 “섬지역의 물 부족은 정부와 지자체가 합심해서 해수담수화 설비를 적극적으로 확충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전남의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취수원 다양화가 급선무인데, 영산강의 보를 설치해 물 자원화를 유도해야 한다”며 “주암댐의 경우 물 부담이 높은 상황이어서 여수와 광양에 투입되는 물은 해수담수화 설비를 확충해 자체 충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황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