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9회 추억의 광주충장 월드페스티벌이 개막일인 13일 동구 충장로 5가 추억의 테마 전시관에서 임택 광주 동구청장과 연기자들이 옛 추억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추억의 전시관은 70~80년대와 MZ세대가 공감 할수 있는 세트장으로 추억의 싸이월드, 왕대포집 등으로 구성됐다. 김양배 기자 |
●복고 테마 프로그램 다채
이날 오전 11시께 개관식을 연 '추억의 전시관'에는 지금은 볼 수 없는 옛날 이발소, 만화방, 문구점 등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 돼 있었다. 입구에서는 뻥튀기 장수가 시민들에게 갓 튀긴 뻥튀기를 건네며 추억의 맛을 나눴고, 곳곳에 스파이더맨, 원더우먼 등 유명 히어로로 분장한 배우들이 서 있어 눈길을 끌었다. 또 가게마다 주인, 학생 등의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춤을 추거나 손님을 응대하는 등 실감 나는 연기를 선보여 보는 재미가 있었다.
어머니와 함께 전시관을 찾은 정하진(24) 씨는 연신 "신기하다"며 감탄을 내뱉었다. 정씨는 "비슷한 전시를 옛날에도 본 적이 있는데, 모두 공간만 마련해 놓았지 이렇게 배우들이 직접 연기를 하는 건 처음 본다. 엄마에게는 익숙하지만 나는 겪지 못했던 옛날 물건이나 장소들을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어서 좋다. 엄마와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축제를 만끽했다. 전시관 한쪽에 마련된 '추억의 교복'을 직접 입어 보고, 입구에서 판매하는 뻥튀기를 먹으며 온몸으로 '추억'을 체험했다. 시험을 마치고 이곳을 방문한 방수정(16) 양은 문구점에 전시된 옛날 먹거리, 학용품, 장난감 등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방양은 "시험도 끝난 김에 스트레스를 풀러 찾아와 봤다. 옛날 물건들을 보니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했는지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오마주한 '충장로 5징어게임'도 대흥행했다. 게임에 참가하기 위해 모인 500여 명의 시민들이 충장로 거리를 가득 메웠다. 이들은 동구 주황색, 남구 초록색 등 각자 정해진 색깔의 티셔츠를 입고 승기를 거두기 위해 힘차게 무대로 나섰다. 게임에 참여한 남구 주민 박종균(62) 씨는 "7080시대로 다시 돌아온 것 같다. 오랜만에 시민들이 활기를 되찾은 것 같아 덩달아 즐겁고 감회가 새롭다. 오늘 꼭 이기고 가겠다"며 활짝 웃어 보였다.
●광주 도심 속 세계축제
이번 충장축제는 개막 전부터 글로벌 오디션 '제1회 버스커즈 월드컵 IN 광주'가 진행됨에 따라 큰 이목을 끌었다. 1~2차 예심을 거쳐 본선 진출이 확정된 25개국 120팀 가운데 국내를 포함 스페인, 미국, 영국 등 20개국 65팀 뮤지션들이 본선 첫 관문을 통과했다. '제1회 버스커즈 월드컵 IN 광주'의 최종 우승자인 1억원 상금의 주인공은 오는 17일 5·18민주광장 결선 무대에서 가려진다.
또 동구는 충장축제의 백미인 거리 퍼레이드에 세계화를 입히고, 국내는 물론 스테파노 보시데보티(이탈리아), 레가 싸보(헝가리), 장 미쉘 루비오(프랑스) 등 세계 각국 퍼포먼스 아티스트를 대거 참여시켰다. 참여자들은 축제 기간 중 오는 15일부터 16일까지 양일간 금남로 일원 약 1.5㎞ 구간을 거닐며 영화 '택시운전사', '어벤져스', '오징어 게임', '라라랜드', '겨울왕국', '아바타' 등의 명장면을 한 편의 영화를 보듯 펼쳐 보일 예정이다.
매년 충장축제에 참여한다는 노모(40) 씨는 "이번 축제가 더 특별한 것 같다. 특히 거리에 버스킹을 하는 외국인들이 많은데, 저번에 초등학생 아들이 TV에서 보던 사람이 왜 여깄냐'면서 엄청 좋아하더라. 나는 잘 모르는데 어린이들에게는 유명한 버스킹 가수였던 것 같다. 주말에는 아들과 함께 여러 공연들을 둘러보며 축제를 즐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남로 3가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은(61) 씨는 "얼마 전부터 외국인 손님들이 많이 와서 월드 페스티벌이라는 것이 실감된다"며 "금남로 자체가 상권이 많이 죽었고 코로나를 거치면서 정말 유동인구가 없었는데, 이번에 사람들도 많고 음악도 들리니 들뜬다. 도움이 되고 싶어 충장축제 백미인 거리 퍼레이드도 참여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김백기 충장월드퍼레이드 감독은 "올해 세계적인 축제로 판을 키운 충장 월드페스티벌 개최 기간 중 펼쳐지는 퍼레이드는 이국적이면서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가미해 흥미 있는 볼거리를 제공하겠다"이라면서 "퍼레이드에 참가한 지역민들에게도 단순한 참가를 넘어 문화적 역량을 한층 높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강주비 인턴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