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농업인 첫 수확 '멜론'…"후배 농업인에 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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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협·산림조합
청년 농업인 첫 수확 '멜론'…"후배 농업인에 전수"
해남서 멜론 재배 성공 김경우 가온농장 대표|| 고구마 휴경지 활용 멜론 재배 ||첫 수확 멜론 공판장 정상 출하 ||“도전 농업인에 비법 알려줄 것”
  • 입력 : 2022. 09.13(화) 16:02
  • 조진용 기자

멜론 재배에 도전한 청년 농업인 김경우 (30·가온농장) 대표.

한 가지 작물에만 안주하지 않고 과감히 신규 작물인 멜론 재배에 도전한 청년 농업인이 있다. 해남군 화산면에서 올해 첫 멜론을 안정적으로 재배해 시장에 출하한 김경우 (30·가온농장) 대표다.

고구마의 고장 해남이 고향인 김대표는 본래 고구마를 재배했으나 휴경지를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다 멜론 재배를 선택하게 됐다.

멜론 재배가 처음이다보니 수차례 상품화하지 못했던 경험을 토대로 관내에서 멜론 재배에 도전하는 농업인들에게 신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초보여도 괜찮아 멜론 재배 도전 성공

김대표는 고구마와 멜론 상품가치를 높이고 신규 작물 재배에 도전하는 후배 농업인들에게 자신만의 비법을 전수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본래 고구마 한 가지 작목 농사만 짓고 있었습니다. 고구마 순 모종을 5~6월에 식재해 8월 말부터 수확하면 한해 고구마 농사가 끝나버립니다. 한 가지 작물에 매진하지 않고 휴작기를 활용해 멜론 재배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지난 9일 찾은 해남군 화산면 관동길 3-6 비닐하우스. 초록빛을 띠는 축구공 크기의 과일을 인부들이 나르느라 분주하다. 지난 6월부터 멜론 작물재배에 도전하고 있는 김대표다.

김대표의 2.9㏊ 비닐하우스에는 총 1만3000주의 멜론이 식재돼있다. 멜론은 쌍떡잎식물 박목 박과 오이 속의 덩굴성 한해살이풀로 모종을 모종판에 심은뒤 비닐하우스 내에 수정벌을 1주일간 투입해 열매가 맺히게 된다. 맺힌 열매에 각종 영양제를 공급하면 3개월 뒤 멜론이 상품화된다.

지난달 23일 첫 출하된 김대표의 멜론은 1 상자 8㎏기준 170상자로 광주 공판장·중간도매상·가락시장 등에 납품됐다.

김대표가 건네준 멜론을 한입 베어 물어보니 달콤한 육즙이 입안을 감돌았다. 해남의 풍부한 일조량과 황토흙이 뒷받침된 덕이다.

처음부터 김대표가 원활하게 멜론을 재배했던 것만은 아니다. 멜론 열매가 맺히도록 하는 조건을 몰라 폐기해야 하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김대표는 "멜론을 키우는 법은 옷걸이에 옷을 거는 방식과 마찬가지로 멜론 줄기를 비닐하우스 천장에 매달아 키운다. 줄기 한 가지에 최대 12개의 열매가 맺히게끔 해야 하는데 줄기를 어느 정도 높이로 걸어둬야 하는지 몰라 멜론 모양이 찌그러져 팔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며 "인근 영암 신북에 멜론을 재배하는 농가가 밀집돼있어 현장을 찾아가 농가들에게 높이 조절법(재배 기술)을 배우고 중간도매상인들에게 조언을 구해 지금은 재배법을 완벽히 터득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상의 조건에서 자라는 고구마·멜론

김대표는 멜론을 재배해 인터넷 홈쇼핑(조이야드)과 개인 판매로만 연간 3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해남군 화산면 관동리가 고향인 김대표는 당초 해남군 북일면 일원 2.9㏊ 비닐하우스에 고구마를 재배하고 있었다. 군대 시절을 제외하고는 해남에서 고구마와 함께 하고 있는 셈이다.

해남군의 고구마 농가는 지난해 기준 총 500농가(2만2000㏊)로 전남도 내 고구마 생산량 56%(연간 3만4000톤)를 차지할 만큼 고구마 주산지이다. 해남이 고구마 주산지로 거듭날 수 있었던 비결은 풍부한 일조량과 해풍의 영향, 대부분의 밭 토질들이 황토밭으로 고구마를 생산하는데 최적의 생육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농가별로 차이가 있으나 2월 말부터 비닐하우스에서 고구마 모종을 심어 4월 말경부터 밭에 옮겨 심는다. 이후 7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순차적으로 수확이 이뤄진다.

김대표는 고구마를 재배해 인터넷 홈쇼핑(조이야드)과 개인 판매로만 연간 3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고구마에 이어 멜론 재배를 시도한 이유는 고구마 휴경지를 이용한 틈새작물을 키우기 위해서다.

김대표는 "2~3월 비닐하우스에 고구마순을 식재해 5월부터 순 모종을 밭에 옮겨 심으면 8~10월 수확을 하게 된다. 고구마 순을 밭에 옮겨 심게 되면 비닐하우스를 활용할 마땅한 방안이 없어 틈새작목을 고민하다 멜론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규작물 고민 농업인에게 비법 전수 전념

지난달 23일 첫 출하된 김대표의 멜론은 1 상자 8㎏기준 170상자로 광주 공판장·중간도매상·가락시장 등에 납품됐다.

김대표는 한 가지 작물에 집중하지 않고 추가적인 신규 작물에 도전하는 후배 농업인들에게 지역에 적합한 작목 선택에 앞서 현장학습이 선행되야한다고 당부했다.

김대표는 "영암의 무화과, 나주 배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작물이 있는데 한 가지 작물 재배에만 전념하면 경쟁 과열로 이어져 도태되기 십상이다. 전남 지역에도 각 지역별로 기상환경과 토양 기후가 다양하게 나뉘기 때문에 지역에 걸맞은 작물 선택과 적합한 영양제와 농약·비료 등을 사용해 도전해야 한다"며 "시·군별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연시회, 작목회 등을 참여해 견문을 넓히고 어떠한 작물을 재배하기로 결심했다면 해당 작물이 선도적으로 재배되고 있는 지역 농가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는 것도 방법이다"고 말했다.

고구마부터 휴경지를 이용한 멜론을 안정적으로 출하시키며 신규 작물 도전에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김대표는 고구마와 멜론 상품가치를 높이고 신규 작물 재배에 도전하는 후배 농업인들에게 자신만의 비법을 전수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김대표는 "첫 멜론 재배에 도전했을 때 멜론의 생육환경을 몰라 멜론을 집중 재배하고 있는 영암 신북면의 농가를 찾아가 핀잔을 들으며 멜론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배웠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며 "앞으로 고구마뿐만 아니라 멜론 상품성을 높이는 방법들을 꾸준히 학습하며 지역에서 멜론 재배에 관심을 갖고 문의하는 농업인들에게 아낌없는 노하우들을 전수해주려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조진용 기자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