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72-3> "미얀마 역사상 가장 잔혹한 시민 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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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72-3> "미얀마 역사상 가장 잔혹한 시민 학살"
미얀마 국민통합정부 인권부 장관·여성청소년아동부 장관 인터뷰||아웅 묘민 “인권의 위기 시대 직면”||라라소 수자나 “의도적인 성폭행 ”||
  • 입력 : 2022. 09.04(일) 17:55
  • 도선인 기자
미얀마 국민통합정부인 NUG의 인권부 장관 아웅 묘민 씨와 여성청소년아동부 장관 라라소 수자나 씨.
쿠데타 사태로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지도부는 와해될 위기에 처했지만, 피신에 성공한 선출위원들과 일부 소수민족의 대표들, 민주화운동 활동가들이 모여 지난해 4월 민주진영의 임시정부 격인 미얀마 국민통합정부(NUG)를 출범시켰다. 다만, 민 아웅 흘라잉 총리는 NUG를 테러단체로 규정하면서 색출작업을 시도하고 있고 NUG 역시 신변의 위협 문제로 장관들이 흩어져 활동하고 있다. 드와라시 NUG 부통령도 군사정권과 대화 거부 의지를 표명하면서 '저항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여전히 독립적인 연방자치권을 요구하고 있는 소수민족 진영까지, 미얀마의 정치적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 "민주화운동 경험 국가들의 지원 절실"

"미얀마는 지금 인권 위기시대에 직면했습니다."

NUG의 초대 인권부 장관 아웅 묘민 씨는 "시민불복종운동은 SNS와 다른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국제사회는 침묵을 거듭하고 있다. UN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군부의 타깃은 이제 민주화인사를 넘어 소수민족과 일반 시민이다. 지금도 마을 곳곳 가옥들이 불타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관심 환기를 촉구했다.

아웅 묘민 인권부 장관은 "NUG는 미얀마의 유일한 합법 정부지만, 정치인들이 군사정권 눈초리를 피해 망명한 상태"라며 "부통령을 포함한 장관들이 여러 지역에서 비밀리에 연락망을 취하고 활동하고 있다. 많은 의원이 국적에 대한 법적 문서, 여행 비자가 없어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1년 2월 쿠데타와 함께 시작된 이른바 미얀마 '춘계혁명'에 대해서는 그 어떤 시대보다 잔인한 역사가 자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웅 묘민 장관은 "군부는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고 군사정권에 동의하지 않으면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8888항쟁과 다른 것은 군사정권의 무력진압에 더는 국민이 굴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민은 이미 민주주의가 옳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웅 묘민 장관은 군사정권은 이미 실패했다고 단언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을 제외하고 미얀마 군사정권을 반기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군사정권의 만행을 국제형사재판소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며 "예전과 같은 방법인 군부의 만행은 이젠 공포가 아닌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광주에 비슷한 역사가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 역사가 지금 미얀마에서 반복되고 있다. 한국인들의 공감과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사형, 국제사회 관심만이 막을 수 있어"

NUG는 미얀마 역사상 처음 여성청소년아동부를 만들기도 했다. 여성청소년아동부의 초대 장관 라라소 수자나 씨는 "군부에 의한 성폭행 사건이 보고되고 있다"며 "군부가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시기와 기회를 되찾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단언했다.

NLD 소속 의원으로 여성 문제에 힘썼던 수자나 장관은 지난 2015년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했다. 2020년 11월 총선에서도 재선에 성공한 그는 쿠데타가 벌어지자 긴박하게 피신 길에 올랐다. 소수민족 중 하나인 카렌주 인근 지역에서 머물다 NUG가 출범했고 그는 미얀마의 첫 여성청소년아동부 장관이 됐다.

지난 7월 미얀마에서 정치범에 대한 사형이 집행된 4명 중 1명인 민주화운동 활동가 코 지미(본명 초 민유)는 수자나 장관의 친구였다. 그는 "1988년 양곤대학교에 다니던 중 8888항쟁에 참여했다. 지미와 함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같은 위원회에서 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수자나 장관은 "언론에 보도된 사형집행은 극히 일부다. 최근 미얀마 군사정권은 117건의 사형집행이 더 있다고 발표했다"며 "국제사회는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잔혹행위를 알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을 다루기 위해 성폭력 행위가 의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여성 폭력 근절을 위해 미얀마 화이트 리본 캠페인에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