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학사농장·보성 청우다원>농산물 재배·유통~녹차재배 '친환경 유기농법'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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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복지
장성 학사농장·보성 청우다원>농산물 재배·유통~녹차재배 '친환경 유기농법' 고수
●장성 학사농장·보성 청우다원 현장 가보니||장성 학사농장- 60개 농가 연중 협업·생산 '더 써프라이-즈데이' 이벤트||보성 청우다원- 친환경 난황유 방제 '눈길' 독특한 '자연순환농법' 앞장||"친환경 농업 지속 관리·감독을"||
  • 입력 : 2022. 02.21(월) 10:29
  • 조진용 기자

화학비료, 유기질 합성 농약, 제초제 등 일체의 합성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친환경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업체가 있다. 장성 학사농장과 보성 청우다원이다. 재배부터 유통까지 친환경을 고집하고 있다.

장성 학사농장은 친환경 농산물 재배부터 유통까지 친환경 농업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으며 보성 청우다원은 농가에서 직접 개발한 난황유로 방제 작업을 펼치며 자연순환 농법으로 녹차를 재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친환경농업을 펼치는 농가에 대해 생산, 소비자 유통까지 친환경적으로 이뤄질 수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친환경 농산물 유통 앞장 '학사농장'

"지금은 친환경 재배 하는 농가들에 오히려 제가 배우고 있어요. 농가마다 직접 터득한 농법을 존중할 필요도 있습니다"

지난 18일 찾은 장성군 진원면 학전리910 일원 비닐하우스. 대파를 수확 중인 농가에 한 남성이 재배시 주의사항을 알려주고 있다.

24년째 학사농장(장성군 남면 황토로 279)을 운영하며 농업인들에게 친환경 농업을 전수하고 친환경 채소류까지 유통하고 있는 강용(55) 대표다.

강 대표는 "전남대 농업생명과학대학을 졸업 후 1992년부터 장성군 남면에 3000㎡규모의 땅을 빌려 농사를 시작하게 됐다"며 "유년시절 부모님 농사일을 도울 때마다 어떻게 하면 친환경·효율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을지 고민 해왔다"고 말했다.

현재 강 대표는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60개 친환경농업 농가들과 계약재배 방식으로 연중 협업·생산하고 있다. 채소, 근채류, 상추, 고구마 등 40가지 종류를 학사농장 선별시설에서 세척·포장 과정을 거쳐 대형마트 친환경 코너에 납품하고 있으며 슈퍼마켓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학사농장 매장(서구 마륵동·염주동, 남구 봉선동)에 공급하고 있다.

24년째 학사농장(장성군 남면 황토로 279)을 운영하며 농업인들에게 친환경 농업을 전파하고 있는 강용 대표. 강 대표는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60개 친환경농업 농가들과 계약재배 방식으로 연중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강 대표는 친환경 농산물 소비확대를 위해 매장 이벤트를 확대 편성했다.

강 대표는 "매월 농장 소식 회보 2만부를 발간했으나 SNS의 발달로 폐지하고 6월2일을 '62 Day'로 지정 매장에서 파격적인 세일을 진행 해왔다"며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하는 소비자들과 연계를 강화하고 신뢰를 향상시키기 위해 생산자는 더 쏘고(생산) 소비자는 더 써서(소비) 놀라운 금요일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더 써프라이-즈데이'를 추가 운영해 파격적인 할인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생산 농가와 손잡고 유통시장까지 확보한 강 대표는 대한민국 외식문화를 변화시키겠다는 포부다.

전남대 농업생명과학대학을 졸업 후 1992년부터 장성군 남면에 3000여㎡규모의 땅을 임대해 친환경 농업을 시자한 강용 학사농장 대표.

강 대표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CPTPP) 공통 특징은 FTA 무역협정으로 외국 농산물이 관세없이 국내에 들어온다는 점이다"며 "외국 농산물 수입 비율이 늘어날 수록 토종농산물이 위협을 받는다. 외식분야에 친환경 농산물이 오를 수 있도록 음식점 운영, 유통망 구축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성청우다원-수확부터 방제까지 유기농 녹차 재배

보성군 보성읍 사동길 52 녹차밭. 농부가 반달 모양 톱이 달린 체엽기를 녹차에 대며 지나가자 윙 소리와 함께 녹차 잎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26년째 14㏊규모의 녹차밭을 친환경 방식인 '자연순환농법'으로 재배하고 있는 안명순 보성청우다원 대표. 해충 방제도 계란 노른자 1개, 물 100㎖, 식용유 100㎖를 혼합한 난황유를 제조·살포해 친환경 방제로 예방하고 있다.

26년째 14㏊규모의 녹차밭을 친환경 방식으로 가꾸고 있는 안명순(76) 보성청우다원 대표다.

안 대표는 "회촌면 천포리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는데 온 동네 사람들이 녹차를 재배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며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지리적 표시 제1호로 등록된 보성 녹차의 명성을 되살려보기로 결심해 50세 때부터 친환경으로 녹차를 키우게 됐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녹차를 재배하는 데 사용하는 독창적인 농법은 '자연순환농법'이다. 동해에 보온 기능을 하고 가뭄에 습도 유지를 하며 우기시 표토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차밭 고랑(밭의 두둑과 두둑 사이)에 볏짚과 정지한 차나무 잎을 덮어 유기물 함량을 높이고 산사태 등 지력 훼손을 방지하고 있다.

찻잎의 수량과 품질 향상을 위해 퇴비는 질소 함량이 많은 유기질 퇴비를 ㏊당 40포(20㎏) 사용한다. 최근에는 이상기후로 인한 한파 피해를 입고 있어 천연 키토산 등으로 제조한 유기자재를 추가 사용하고 있다.

녹차 나무에서 발생되는 해충은 차응애, 초록 애매미충, 총채벌레가 주를 이루며 녹차를 본격적으로 수확하는 체협 시기인 5월부터 9월 사이 집중 발생한다. 친환경 재배 방식으로 재배를 하기 때문에 해충 피해에 취약한데 계란 노른자 1개, 물 100㎖, 식용유 100㎖를 혼합한 난황유를 제조·살포해 친환경 방제로 예방하고 있다.

'차밭 안전관리 감시단'활동도 겸하고 있는 안 대표는 지난해 8월 전남도 유기농 명인 제25호에 선정됐다.

안 대표는 녹차 재배 외 차밭에 유해물질 살포 여부를 감시하는 '차밭 안전관리 감시단'활동도 겸하고 있으며 지난해 8월 전남도 유기농 명인 제25호에도 선정됐다. 유기농 명인 제도는 친환경적으로 농법을 개발해 농업활동을 하고 있는 농가를 명인으로 지정, 친환경농업 현장 지도자로 활용하고 있다.

안 대표는 "녹차 나무 심기부터 관리, 퇴비, 방제, 찻잎 따기, 차 제조까지 어느 과정 하나도 사람 손을 벗어날 수 없다" 며 "소비자들에게 친환경적인 차를 공급함으로써 보성의 차 문화 명성이 유지되도록 친환경 녹차 재배법을 후배들에게 교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도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기농 명인은 안명순 농가 외에도 총 24명으로 6개 분야(과수·벼·밭작물·채소·특작·축산)에서 친환경 농업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 "친환경농산물 감독·지원 뒷받침을"

농산물이 친환경으로 길러져 소비자 시장에 유통되고 있지만 환경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관리·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허승희 녹색소비자연대 소장은 "친환경농법에 대한 기준·규제를 바탕으로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있는지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 친환경 농업 조건에 부합하기 위해 농가들은 일반 자재보다 비싼 비료를 사용하거나 직접 친환경 약제나 퇴비를 만들기도 하기 때문에 농가들이 친환경 농산물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일정 부분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산물이 친환경적으로 재배·생산되고 있지만 정작 유통과정은 친환경적인지 되짚어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국장은 "친환경 농산물이 유통과정에서 비닐, 플라스틱 등 포장돼서 판매되고 있는데 넓은 의미에서 친환경적이라 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수도권의 경우 '포장지 없는 가게'가 생겨나고 있는데 친환경 농산물이 생산부터 소비 단계까지 완벽한 친환경 과정이 이뤄지기 위해 시장처럼 포장지 없이 쌓아놓고 유통(판매)하는 방법 등을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글·사진 = 조진용 기자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