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마스크 대란 오나… "바닥난 자가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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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제2 마스크 대란 오나… "바닥난 자가키트"
약국 자가키트 문의 수십 건씩 ||일부 쇼핑몰, 가격 배로 뛰기도 ||식약처 “자가키트 사재기 금지”
  • 입력 : 2022. 02.07(월) 17:40
  • 도선인 기자

한 시민이 7일 광주 동구의 한 약국에서 코로나 19 자가검사키트를 구입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자가키트 없어요?"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신속항원검사키트(자가키트) 품귀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제2의 마스크 대란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방역당국은 60세 이상 고령층,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자 등 고위험군이 아니면 자가키트를 활용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단하도록 체계를 전환했다. 자가키트를 활용한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PCR 검사 대상이 된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설 연휴까지 960만명분의 자가키트를 공급했고,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개인이 구매할 수 있는 자가키트 1000만명분을 전국 약국과 온라인 쇼핑몰에 차례로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공급량은 충분하다는 방역당국의 설명과 달리 연휴 이후부터 오미크론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자가키트 대란이 심화되고 있다.

민모(22) 씨는 명절 연휴 코로나 자가검사를 위해 약국을 찾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품절됐다"는 말 뿐이었다. 민씨는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지만, 밀접접촉자는 아니라서 자가키트가 필요했는데 약국마다 자가키트가 다 팔렸다고 했다"며 "결국 하루 종일 기다렸다가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약국도 발을 동동 구르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주말에 물량이 동이 났기 때문이다.

7일 자가키트 품절을 알리는 동구의 한 약국.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조모 씨는 "자가키트는 이미 주말에 다 팔렸다. 찾는 사람이 하루 40~50명은 된다. 자가키트 문의 전화에 다른 일을 못 할 정도다"며 "정부에서 물량은 충분하다고 말하는데, 코로나 유행 초기 마스크 대란 때와 상황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광주 유스퀘어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이모 씨도 "의약품 전문 쇼핑몰 '지오영'에서 납품 받는데, 오늘 아침까지도 물량이 없다고 말했다"며 "처음엔 약국당 한 번 주문할 때 100개까지 허용됐었는데, 30개로 줄었다가 지금은 아예 납품 받을 수 있는 수량조차 알 수가 없다. 도매상에서 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약국마다 나눠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일부 약국에선 자가키트 사재기 현상이 일어났고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에서 자가키트 판매 가격이 급등했다. 현재 쇼핑몰 사이트에서 자가키트를 검색하면 대부분 '품절', '2월 OO일 출고가능' 등의 문구가 뜬다.

7일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자가키트가 품절됐다.

중고사이트에서 자가키트 가격이 배로 뛰기도 했다.

한 구매자는 "일주일 사이 자가키트 가격이 두 배가 올랐다"며 "2회분 한 세트에 1만5000원이 넘어가고 중고사이트에서는 부르는 게 가격이다"고 토로했다.

광주시도 중증 장애인, 임산부 등에 지급할 자가키트 물량을 기다리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중증 장애인, 임신부, 12세 미만 어린이에게 자가키트를 공급하기 위해 물량을 알아보고 있는데, 주문 자체가 안 되고 있다"며 "7일 이후 물량이 풀린다고 하니깐,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확보되는 대로 순차 지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자가키트 대란과 함께 재택치료에 대한 구멍도 커지고 있다.

중증환자를 제외하고는 재택치료 위주로 코로나 확진 환자에 대응하고 있는데, 의사 1인당 관리환자가 100명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는 오미크론 유행과 함께 하루 확진자가 3만명대로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방역당국이 어떻게 손을 쓸 틈도 없이 벌어진 상황이다.

전남의 한 의료원 감염병 전문의는 "일상복귀의 해답은 결국 먹는 치료약 상용화다"라며 "오미크론 급증에 대한 대응은 백신과 먹는 치료약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공급량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자가검사키트 생산업체와 긴밀하게 협의해 충분한 물량이 국내에 공급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면 "가격 교란 행위 등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개인이 과다하게 구매할 필요가 없으며, 보건소 선별진료소 방문 시 무료 검사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