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 '해양에너지' 인수에 지역사회 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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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맥쿼리, '해양에너지' 인수에 지역사회 반발 확산
해양에너지·서라벌가스 100% 인수||맥쿼리 "친환경에너지 미래가치 있어" ||제2순환로 운영협약 당시 광주와 악연||광주·시의회 "조례 제·개정" 강력대응
  • 입력 : 2021. 06.16(수) 17:39
  • 최황지 기자
광주 지역 9개 단체가 지난 2일 광주시청 앞에서 '투기 자본 맥쿼리의 해양에너지 인수 저지와 도시가스 요금 인하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해양에너지 인수 저지 대책위 제공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이하 맥쿼리)가 광주 전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해양에너지와 인수 계약을 체결하자 광주시와 정치권, 시민단체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광주시·시의회는 이윤 추구 기업인 맥쿼리가 공공성이 담보돼야 하는 해양에너지를 인수한 것에 중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시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조례 제·개정 등으로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맥쿼리는 해양에너지와 ㈜서라벌도시가스(서라벌가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맥쿼리는 7980억원의 인수비용을 들여 해양에너지와 서라벌가스의 새 주인이 됐다. 맥쿼리는 오는 7월 중에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해양에너지는 광주 전역과 나주, 화순, 장성, 담양, 영광, 해남, 함평, 장흥군 등 9개 시·도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광주 도시가스 보급률은 100%, 전남도는 33% 정도다. 서라벌가스는 공급 권역내(경북 경주시·영주시) 보급률이 약 71%다.

맥쿼리는 산업용 천연가스의 시장 확대에 주목해 해양에너지와 서라벌가스를 인수했다. 정부의 친환경에너지 정책에 발맞춰 천연가스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천연가스 공급 확대를 위해 시장 선점에 나섰다.

또한 맥쿼리는 전남도·경북도내 보급 권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맥쿼리 측은 "해양에너지와 서라벌가스를 통해 정부의 도시가스 보급 확대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해당 지자체와의 협의를 거쳐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 주민들에게 편리성과 안전성, 가격 경쟁력을 갖춘 도시가스 보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공공재 성격을 가진 도시가스가 사모펀드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투자 대상이 되고 있어 우려가 높다. 게다가 이번 맥쿼리 인수를 놓고 지역 사회는 '제2순환도로 민자구간'에서 막대한 이익금을 챙긴 맥쿼리가 광주 전역에 공급되는 해양에너지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강한 반발감을 나타내고 있다.

광주시의회 의원들은 16일 성명문을 내고 "맥쿼리의 해양에너지 인수에 대해서 강력한 비판과 함께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시민들의 필수 공공재인 도시가스 사업을 광주 제2순환 민자도로를 통해 광주시민의 막대한 혈세를 낭비했던 맥쿼리에 또 다시 독점 사업권을 부여한다면, 시민 편익 저하는 물론 적잖은 지방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력히 반대했다.

이들은 "이윤 추구를 최우선 가치로 두는 사모펀드인 맥쿼리의 특성상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지속적으로 시도할 것이 분명"하고 "도시가스는 공공성이 강한 사회 인프라 사업으로써 에너지 전문기관이 운영하면서 도시가스 안전과 공급서비스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 및 시설·설비 투자가 이루어지는 선순환 체계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어떤 규제 장치도 없이 단기적인 투자 이익을 우선시하는 자산운용사에 도시가스가 매각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며 향후 공적인 제재가 필요함을 밝혔다.

이들은 "자유롭게 거래가 성사 되더라도 사후 공적인 통제를 통해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게 해야한다"며 "공급비용 산정방법 등을 면밀히 검토해 시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납득할 만한 수준의 요금 체계와 원활한 공급이 이루어지도록 조례 제·개정 등을 통해 의회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며 적극 대응을 공언했다.

앞서 광주 시민단체 역시 "맥쿼리에 의한 해양에너지 인수는 그동안 맥쿼리의 경영 행태로 볼 때, 많은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고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초래할 것"이라며 "광주 시민의 의지를 모아 반드시 맥쿼리의 해양에너지 인수를 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양에너지와 서라벌가스는 지난 2018년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한 뒤 2년 반만에 또 한 번 사모펀드에 매각된다. 글랜우드PE는 당시 해양에너지와 서라벌가스를 6160억원에 인수했고, 이번 매각을 통해 1820억원의 투자 차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