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이 또한 지나가리라!(Hoc quoque transi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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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단상>이 또한 지나가리라!(Hoc quoque transibit)
김기태 전남도의원
  • 입력 : 2020. 03.09(월) 14:45
  • 편집에디터
김기태 전남도의원.
코로나19 감염 확산 사태로 소비패턴을 비롯한 우리 생활의 방식 등 거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구인 '안전'과 '생존'이 위협받으면서 사람들이 스스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모든 모임, 행사 등이 취소되고, 물류와 사람의 이동이 줄면서 '모이고', '떠들고', '음식과 마음을 나누는' 일상의 모습이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그 과정에서 필자는 우리 주변 이웃인 장사하시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분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아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안타깝고, 눈물겹다.

전남도에 설치된 중소기업·소상공인 피해신고센터에는 2월 말일 기준 총 1400여건이 접수되었고, 그중 90%이상이 매출감소를 호소하며 정책자금 대출과 신용보증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자영업·소상공인 중에서 가족종사자끼리 운영하거나, 종사자 5인 미만인 도·소매업, 요식업, 숙박업을 하시는 분들과 노동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장은 '감염병법'을 근거로 감염병 환자 등이 있는 장소나 오염되었다고 인정되는 장소에 대해 폐쇄 조치를 실시해 오고 있다. 또한, 확진자가 근무한 영업장이나 다녀간 동선을 공개하고 폐쇄 조치하며 확진자가 많이 나온 지역을 다녀온 사람은 자가 격리 조치를 하고 있다.

전남 도내의 경우 지난 1월 20일부터 3월 2일까지 자가 격리 누적 인원은 총 202명이며, 의료기관 격리자는 4명, 이중 1명이 퇴원한 상황이다.

정부가 발급한 자가격리통지서를 받은 자가격리자의 경우 관할 시·군에 신청하면 1인 가족 기준 45만여원의 자가격리 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전남도는 3억600만원의 예산이 확보된 상태이고, 39건이 신청·접수되었다.

정부의 방역방침에 따라 폐쇄한 영업장의 경우 문을 닫아 손해,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낙인효과'로 2차 피해를 입는 등 이래저래 억울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노동자의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연차유급 휴가 일수를 공제하고, 임금도 지급하지 않는 노동 권리 침해가 벌어지고 있다.

지금과 같은 국가 재난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통스럽지만 어려움을 분담해야 한다. 어느 한쪽에 일방적인 희생이나 강요에 의하기보다, 서로 신뢰를 갖고 하나씩 양보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새가 좌우 양 날개로 날듯이 어려울수록 노·사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정부에서 많은 대책을 내놓고 있다. 내수 및 소비 진작책과 자영업·소상공인의 경우 대부분 대출지원에 예산의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그러나 시급을 받는 아르바이트직이나, 일용직 노동자에 대한 대책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항상 경제 위기 상황에 닥치면, 일용직군의 노동시간 감소 등 소득이 준다. 결국은 절대적으로 소비할 여력이 부족하다. 이들에게 정부가 자동차 소비세 인하 등 소비 진작책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필자는 정부대책 발표 전 자영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고통을 분담하겠다며, 소위 '착한 건물주' 운동 확산을 위해 정부의 보상책을 제안한 바 있다.

그 후 정부에서 착한 건물주가 임대료를 인하한 금액 절반만큼 세금과 법인세 할인 등 세제혜택을 주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우리 도에서도 착한 건물주 운동이 불고 있는 것에 대한 바람직한 방향의 정부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칫 세액공제 등은 비싼 건물과 임대수입이 높은 건물주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기 쉽다. 현행법은 소득이 많은 만큼 세금을 더 많이 내는 누진세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분들의 좋은 뜻을 확산시키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 시설 설치 지원이나, 소비를 진작할 수 있는 다양한 바우처 형태로 지급하면 어떨까 한다. 예를 들면 어려움에 처한 '화훼 구입 쿠폰'같은 것으로 말이다.

필자는 자영업 문제의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포화된 자영업의 과잉경쟁을 줄여서,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스스로 고용한 측면'이 있는 자영업자에 대한 정부의 사회보험료 지원으로 사회안전망을 좀 더 촘촘히 구축하고, 천재지변인 태풍, 폭우, 우박 등 처럼 이번 코로나19사태를 천재지변으로 간주하고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점을 들어 '자영업 보험'을 국가에서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60년 넘게 살면서 힘든 고비가 참 많았다. 특히 혈기 왕성한 시기에 그랬고, 승승장구하다가 실패하면 견디기가 몹시 힘들었다. 그때는 그때가 가장 힘들었는데, 지나고 나니 더 힘든 일이 생겼다.

저마다 좋아하는 격언쯤 하나 있으리라.

나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틴어원으로 '호크 쿼퀘 트란시비트(Hoc quoque transibit)'를 떠올리며 부족하지만 성공과 실패, 희망과 좌절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살아오려고 애썼다

실패 없이 잘 나갈 때 결국 교만해져서 잘나가는 것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을 만큼 나락으로 떨어져 세상에 혼자 남은 것 같은 절망에 빠질 때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코로나19를 너무 얕봐도 안 되겠지만, 너무 휘둘리지 않으면서 우리 모두 공동체 의식과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극복하자. 이 또한 지나가리라!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