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과 관계 사이 시각예술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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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날레
기본과 관계 사이 시각예술의 태도
광주비엔날레에 대응…진정한 시각예술이란 무엇일까||광주기획자 그룹 애니웨어, 29일까지 ‘Be Water My Friend(물이 되게나 친구여 전 )’
  • 입력 : 2018. 09.06(목) 17:12
  • 박상지 기자

무술인 혹은 액션 배우로 기억되고 있는 이소룡은 사실 철학가이기도 했다. 미국 유학 시절 워싱턴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던 그는 서재에 동서고금의 다양한 책을 쌓아놓고 탐독할 정도로 철학에 깊은 관심과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1971년 캐나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이소룡의 무술에 대해 궁금해하자, 이소룡은 '물이 되게나, 친구여'(Be Water, My Friend)라고 대답한 일화는 유명하다. 틀 안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움직임을 추구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물에 빗댄 것이다.

광주비엔날레가 열리는 기간 동안 광주지역의 한켠에서는 의미 있는 전시가 마련된다.

광주 기획자 그룹 애니웨어가 기획한 'Be Water My Friend(물이 되게나 친구여)'전이 그것이다. 오는 29일까지 광주 남구 양림동 호랑가시나무에 마련된 'Be Water My Friend(물이 되게나 친구여)'전은 국제적인 미술 행사인 광주 2018 비엔날레에 대응하는 시도다.

김설아, 나지수, 민경희, 서영기, 미스엠마, 이혜리, 전현선, 최재석, 허건, 로빈 고드 등 서울, 광주 그리고 프랑스 낭시 출신의 청년 작가들이 각각 이소룡의 철학적 태도를 고민하고 나아가 회화, 조각, 영상, 서예 등 다양한 장르의 시각예술 작업을 선보이는 자리다.

'물이 되게나 친구여'라는 호탕한 대답 속에는 이소룡이 생전에 수없이 고민한 무도의, 무위적 태도가 담겨있다. 시각예술에서 무위는 어떻게 표현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이번 전시는 담론과 서사의 결핍이 오히려 작품을 물처럼 흐르게 하는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 물이 되기 위해서 어떠한 과정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을 시각예술작품으로 대답한다.

한편 기획자 그룹 애니웨어는 199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된 애니 컨퍼런스에서 얻은 영감으로 구성됐다. '애니'를 접두어로 사용하는 애니 컨퍼런스는 매년 세계 각 분야의 지성들이 모여 건축을 기반으로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다. 애니웨어에는 미술 건축 문학을 공부한 세 명의 기획자 박하나, 임리원, 이지영씨와 역시 미술 이론을 전공한 김율하가 함께 참여한다.

로빈 고드(Robin Godde) 작 On one end

김설아 작 The Tease of Water

남농허건 작 드로잉 새

민경희 작 Night

전현선 작 욕심의 뿔들과 공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