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도 반한 '등대섬' "한국의 나폴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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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시인도 반한 '등대섬' "한국의 나폴리랍니다"
섬 이야기-경남 통영 소매물도
때 묻지 않은 천혜의 절경
우리나라 최고의 섬 각광
한해 40만명 유혹의 섬
  • 입력 : 2016. 02.26(금) 00:00
경남 통영군 소매물도 등대섬에 매년 40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는다. 등대섬에 오르고 있는 관광객들.
'산 하나 넘어서/물이 길을 내주면/맨발 벗고 가는 길/엉겅퀴 민들레 진달래/모두 빠져 죽는 것들의 넋/왜 이곳에서 피느냐 했더니/'살아서 등대를 좋아한 탓'이라며/쓸쓸히 웃는다/그 '탓'/나도 그 탓 때문에 등대로 가는 거다.'(시인 이생진ㆍ외로운 사람이 등대를 찾는다)

이생진 시인이 반했던 등대섬. 경남 통영 앞바다 소매물도다.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등대로 명성이 높다. 이 섬을 찾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이 등대섬을 보러 찾는다. 높지 않은 언덕위에 하얀 유인등대가 서 있는 환상적인 그림이 신문과 잡지에 단골로 등장한다. 매물도, 소매물도, 등대도(일명 글썽이섬) 등 세 섬을 합해 '매물도'라 부른다. 소매물도에 등대가 있으며 이 섬의 해안절벽의 풍광이 장관이다.

● 한해 40만명 '등대섬' 인기

소매물도는 유명 관광지다. 많은 관광객들이 들어오면서 펜션이 들어서는 등 인구가 늘고 있다. 평지가 거의 없고 험준한 지형이 특징이다. 동백, 후박, 보리밥나무 등 60종의 자생식물이 울창한 군락을 이룬다. 침식작용 덕택에 해식애와 해식동굴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한해 40만명이 찾는 통영군 일대에서 가장 잘나가는 섬이다. 소매물도는 거제도 인근 외도와 함께 우리나라 최고의 섬으로 각광받고 있다.

소매물도 여행은 간단하다. 선착장에 내리면 길이 하나밖에 없어서 잘못 갈 일도 없다. 등대길 탐방 코스는 선착장~분교~전망대~망태봉~열목개~등대섬~열목개~남매바위~선착장 순서로 돌아 보는데 3.1㎞ 구간이며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섬이라 급경사가 많아 운동화를 신으면 발이 춤을 춘다. 소매물도 선착장으로 들어서는 입구 왼쪽 해안이 일품이다. 삐죽삐죽 뾰족한 바위들이 예사스럽지 않다. 바위 절벽과 초지가 어우러진 섬 한가운데에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바닷바람을 피해 만든 지붕 낮은 민가, 켜켜이 쌓은 돌담, 부둣가 주변으로는 가파른 경사에 작은 집들이 전형적인 어촌 풍경이다. 주민은 10여 가구 30여 명. 평생 동안 물질해 온 해녀와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는 어부 등 30명 남짓 산다. 섬 토박이들은 이사를 나갔지만 풍광이 좋아 외지에서 온 사람들도 꽤 많다. 부둣가 주변엔 주민들이 관광객을 상대하는 좌판도 보인다. 왼쪽으로 안내소가 있다. '생태마을을 꿈꾸는 소매물도' 구호와 함께 버섯과 새 등 조형물이 나란히 솟대처럼 꽂혀 있다.



● 전설 간직한 바위 즐비

입구에 이정표가 있다. '학교길'부터 '갈담길' '골목길' '색담길' 등이 표시 됐지만 방향은 똑같다. 등대까지 2㎞라 써있다. 등대섬으로 넘어가는 작은 길 주변에는 수크령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5분 올라가면 계단길이 끝나고 흙길이 나온다. 제법 가파른 길. 단순한 트레킹이 아닌 산행하는 기분이다. 몇 걸음 걷다 돌아보면 바다와 어촌, 작은 부두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항구 풍경이 다보인다. 운치가 그만이다.

삼거리 지점에서 왼쪽은 등대섬(1.4㎞), 오른쪽은 망태봉(0.1㎞) 가는 길이다. 왼쪽으로 가면 슬픈 남매 이야기의 설화가 전해지는 '남매바위'가 있다. 쌍둥이 남매의 애틋한 사랑의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 바위다. 두 개의 바위로 이루어져 있는데 위에 있는 바위가 조금 크고 검다고 해서 '숫바위', 아래에 있는 바위를 '암바위'라 한다.

조금 지나 위쪽으로 가니 무너진 등대터가 나온다. 기념관이 있는 자리는 예전에 세관으로 쓰였다고 한다. 통영 최남단 유인등대가 있던 자리라고 하니 혹시 밀수나 밀항을 감시한 곳은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등대섬 '소매물도 최고 모델'

소매물도 최고 모델은 등대섬이다. 분교를 지나 올라가면 망태봉(157m)에 당도한다. 망태봉에서는 용머리 해안이 잘 보인다. 소매물도를 끌고 가는 용의 형상을 닮았다고 해서 용머리 해안이라고 부른다. 망태봉에서 보면 등대섬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섬 전체를 온전하게 보려면 망태봉 아래 바위까지 내려가야 한다. 내려가면 열목개도가 선명하게 보인다. 열목개는 소매물도와 등대섬 사이를 이어주는 70m 길이의 잘룩한 몽돌길이다. 매일 밀물과 썰물에 의해 4시간씩 두번 물길이 열린다. 이 길을 가려면 물때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천문조 현상에 따라 나타나는 이곳은 방문객들의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신비한 곳이다. 바다물이 들어오면 열목개가 잠기고 사라졌다가 물이 빠지면 모세의 기적을 연출한다. 썰물 때만 두 섬을 이어주는 몽돌길은 소매물도와 등대섬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상징적인 존재다. 성미 급한 사람들은 바닷길이 갈라지기 전에 찰랑거리는 몽돌 위를 걸어가면서 스릴과 재미를 느낀다. 여름에는 헤엄쳐 건너 갈 수 있지만 겨울에는 거센 파도 탓에 건너 갈 수는 없다.

열목개를 지나 등대섬을 오르면 아주 작아 보잘 것 없어도 그 어떤 섬보다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많은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코스인 이유다. 소매물도 등대섬은 생태의 섬으로 새들의 고향이다. 본래 배를 댈 수 있는 시설이 없는데 등대선이 유류와 생필품을 싣고 오가야 하기 때문에 간이 선착장이 만들었다. 간이 선착장은 튀어나온 바위에 덧대져 있다.



● 진시황 신하 서불의 글 있는 '글쌩이굴'



등대섬 최고 경치는 '글쌩이 굴'이다. 옛 중국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서불을 이곳까지 보냈다고 한다. 서불이 등대섬 경치에 반해 동굴 천장 위에 자신이 다녀갔다는 표기 '서불과차(徐拂過此)'를 새겨뒀던 곳이다. 그래서 이 굴을 글씨가 씌여져 있는 굴이라는 뜻의 '글쌩이 굴'이라 불린다. 지금은 굴의 천장도 없고 글의 흔적도 없다. 수 천년 파도에 흔적없이 지워졌을 가능성이 크다. 굴 주위에는 용바위, 남매바위, 암수바위, 촛대바위라 불리는 절경들이 빼곡하다. 바위마다 애절한 전설이 깃들어 있다. 굴 주위는 물이 맑아 남해안 최고 스킨스쿠버 명소다. 기암괴석의 단애와 절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처져 있어 이곳을 '해금강'이라고도 부른다.

몽돌 해안에서 등대가 있는 정상까지는 10분이면 오른다. 나무 계단길이 이어진다. 환경 친화적인 계단이다. 왼쪽은 등대 가는 길, 오른쪽은 선착장 가는 길이다. 맞은편에는 5채의 관사가 있다. 여행객들이 머물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안내판에는 '쿠크다스의 섬'이라는 글이 보인다. 아마도 '쿠크다스' 과자 CF를 찍었던 곳인가 보다. 고래불바위와 너럭바위에서 바라보는 등대섬의 풍광은 여행객들만이 느끼는 짜릿함을 선사한다. 너럭바위 아래 초지가 펼쳐져 있다. 여행객들의 즐거운 마음을 아는 지 모르는 지 땅바닥에 붙어 있는 풀을 뜯어먹는 흑염소들의 모습이 풍경화처럼 아름답다.

섬 전문 시민기자ㆍ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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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물도는
경남 통영시 한산면에 딸린 섬으로 면적 0.51㎢, 해안선 1.6㎞, 망태봉(152m) 이 있다. 인구는 15가구 34명이다. 통영항에서 남동쪽으로 26㎞ 해상에 있다. 매물도와 이웃하고 있으며 북서쪽에 가익도, 남동쪽에 등가도가 있다.

●지명유래
섬의 생김새가 군마의 형상을 하고 있어 마미도라 불렸다. 경상도에서는 '아'를 '애'로 발음하는 경향이 있어 매물도가 됐다고 한다. 또 하나 유래는 강한 해풍과 비옥하지 못한 농지 사정으로 메밀을 많이 심어 매물도라 불렸다는 얘기도 있다.

●가는 길
통영 → 소매물도, 1일 2회, 오전 7시, 오후2시 매물도 페리(90분 소요)
거제도(저구) → 매물도, 1일 4회, 성수기 때는 증편 운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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