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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가 지연되면서 사회적 불안이 심화됐고, 트럼프발(發) 관세 위협이 본격화하면서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짙게 깔리고 있는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 오는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향후 경제 흐름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지 주목된다.
어떤 결정이 나든 국정컨트롤타워가 빠르게 재건돼 경제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치적 갈등이 지속될 경우 다시 악화일로를 걸을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3월 경제불확실성지수, 다시 300 돌파…“과거 어느 때보다 심각”
3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3월 경제불확실성지수(EPU)는 304.78로 집계됐다. 전달(296.03) 대비 8.75포인트(p) 올라 다시 300선을 넘어선 것이다.
EPU는 실시간으로 뉴스 기사를 분석해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을 수치화한 지표다. 정치적 불안이나 대외 불확실성으로 경제 정책 예측이 어려울 때 수치는 상승한다.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권한대행 체제 등 정치적 혼란이 겹쳤던 지난해 12월, EPU는 2013년 지수 산출 이후 사상 최고치(498.80)까지 치솟았다.
이후 1월(385.01)과 2월(296.03) 약간의 하락세를 보였으나, 지난달 들어 다시 300선으로 올라섰다. 그만큼 기업, 소비자, 투자자 등 경제 주체가 정부 정책과 시장 상황에 대해 계속해서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최근 3개월간 보인 지수 흐름은 2013년 이후 어느 주요 위기 때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216.95)와 2019년 일본 수출 규제(295.02) 때조차 300을 넘지 않았다.
송인호 KDI 경제교육 정보센터 소장은 “현재 경제 불확실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며 “비상계엄 사태 이후 장기화된 탄핵 정국이 경제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탄핵 정국 장기화로 시장 불안 커져…트럼프 관세 위협도 영향
경제 불확실성이 계속 심화되는 이유는 탄핵 정국의 장기화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이라는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이 크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국회는 같은 달 14일 대통령 탄핵소추를 의결했다. 그러나 지난 2월 25일 최후 변론 이후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이 지연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은 커져 갔다.
탄핵 심판이 길어지는 동안 국정 운영엔 먹구름이 끼었고,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했던 한덕수 국무총리마저 탄핵당하면서 정책 혼선이 이어졌다.
그 사이 경제 정책 추진도 사실상 멈춘 상태가 됐고, 이에 따라 기업투자 및 금융 시장 불안이 커졌다.
송 소장은 “탄핵 심판이 길어지면서 정치 양극화가 극도로 심화됐고, 정부의 정책 추진이 어려워졌다”며 “이는 기업과 소비자 심리에 악영향을 주며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관세 칼날을 휘두르며 대외 불확실성까지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등 주요 한국 수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급기야는 이날 오전 5시(한국 시간)를 기해 ‘상호관세’ 부과도 공식 시행했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트럼프 보편관세 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부과 시 우리나라 대미 수출이 9.3~13.1%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한국의 수출 산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이런 대외 불확실성이 우리 경제 예측 가능성을 무너뜨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선고 이후 불확실성 다소 해소될 수도…국제 정세에 신중히 대응 필요”
이 같은 상황에 오는 4일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경제 상황을 가를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일단 탄핵이 인용될 경우 대선을 통해 대내외적 위기에 대응할 국정컨트롤타워가 세워지고, 정책 추진이 정상화되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탄핵이 기각·각하되더라도 윤 대통령이 복귀해 국정 운영이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탄핵 선고 이후에도 정치적 갈등이 지속될 경우 경제 불확실성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탄핵 심판이 장기화되면서 행정부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경제 정책 추진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탄핵 선고 후엔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응할 국정컨트롤타워가 다시 마련된다는 측면에선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될 수 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 국제 정세 변수가 남아 있어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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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