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 2023 리그오브레전드(LoL·롤)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대한민국 선수단 T1과 중국 선수단 웨이보 게이밍이 경기를 치르고 있다. 뉴시스 |
다만, 지방에는 대규모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 시설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모객 자체도 어려울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도 있다. 따라서 이번 법안이 실질적인 지역 이스포츠 대회 활성화로 이어질 지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윤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해당 법안은 국내에서 개최되는 e스포츠 대회에 대한 세액 공제를 통해 산업을 활성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내국법인이 수도권 외 지역에서 ‘이스포츠(전자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 제12조에 따라 선정된 이스포츠 종목과 관련한 전문 이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는 경우, 운영 비용의 10%를 법인세에서 공제하는 것으로, 2026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도권 중심의 이스포츠 대회 운영을 완화하고, 전국적으로 이스포츠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진행된 대표적인 이스포츠 대회로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리그, 넥슨의 ‘FC 온라인’ 리그,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리그가 있다.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전용 이스포츠 구장 ‘롤파크’를 운영 중이다. 최근엔 초대 ‘LCK컵’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어 3월 10일부터 16일까지 한국을 포함한 5개 지역 강팀들이 참가하는 신생 국제 대회 ‘퍼스트 스탠드’가 진행된다.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는 수도권 외 지역에서도 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LCK 정규리그 결승전은 2022년 여름 강릉, 2023년 여름 대전, 2024년 여름 경주에서 열렸다. 올해 5월 예정된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선발전은 지방에서 개최를 추진 중이다.
크래프톤은 2021년부터 ‘펍지(PUBG): 배틀그라운드’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국내 프로 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펍지: 배틀그라운드’는 서울 잠실 DN 스타디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대전e스포츠 경기장에서 오프라인 경기를 진행한다.
넥슨은 2021년부터 국제축구연맹(FIFA)의 정식 승인을 받은 K리그 공식 e스포츠 대회 ‘eK 리그’를 운영해왔다. 지난 2022년에는 ‘2022 eK 리그 챔피언십 시즌2’ 결승전을 지스타 기간에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개최했다. 특히 최근엔 프랜차이즈 시스템 도입해 정규 리그를 대폭 확대했으며, 올해 3월 31일부터 잠실 DN 콜로세움에서 첫 리그가 시작된다.
업계 관계자는 “‘FC 온라인’, ‘리그 오브 레전드’, ‘배틀그라운드’ 등 국내에서 해마다 다양한 e스포츠 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개최됐다”면서 “주관사들이 e스포츠 콘텐츠를 늘리고 있는 만큼 활성화 법안을 적용할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024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e-스포츠 행사가 지역 소비지출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지역에서 이스포츠 대회가 개최될 경우 해당 지역의 소비지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2023년 LCK 서머 결승전 개최 지역에서는 행사 기간 중 소비지출이 6.2% 증가했으며, 방문자 수도 27.3% 증가하는 등 이스포츠 대회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이스포츠 대회를 적극 유치할 경우, 지역 관광 및 서비스 산업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김윤덕 의원은 “이번 법안 통과를 계기로 국내 기업과 법인이 보다 쉽게 이스포츠 경기대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특히 지방에서 더 많은 대회가 개최될 수 있도록 유도해 이스포츠의 전국적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지역 차원의 대회 인프라(경기장, 네트워크 시설 등) 확충, 지역 기관의 대한 행정 지원 등의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법안의 일몰이 2026년까지인 만큼, 정책의 파급효과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향후 연장 또는 확대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임산업은 2022년 기준 한국 콘텐츠 수출액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국가 경제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산업의 가치를 조명할 콘텐츠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더욱이 국내 이스포츠 산업의 경우 전문 종목 개발 부족과 구단 운영의 재정적 부담 등으로 인해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국내 이스포츠 업계 관계자 A씨는 “이번 세제 혜택 법안으로 국내 e스포츠 산업이 더욱 활성화 되고, 팀과 선수단의 운영 환경이 개선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B씨도 “지방에 있는 팬들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선수, 관계자, 각종 설비가 함께 이동해야 하는 만큼 비용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이런 세액 공제 혜택은 비용 측면에서 좋은 소식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환영했다.
다만 B씨는 “결승전과 같은 대규모 이벤트의 경우 비용보다는 관객을 대규모로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 시설이 부족한 것이 더 큰 문제”라며 “그렇다고 비용 혜택 때문에 일상적으로 수도권 외 지역에서 이스포츠 대회를 열기에는 모객의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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