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1층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한 가족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
5일 오후 찾은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1층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이번 사고로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이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앞서 광주시는 사고 다음날인 지난해 12월30일부터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합동분향소를 운영해 왔으나, 지난 4일 7일간의 국가애도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유가족과 협의해 분향소를 이전했다.
침통한 표정으로 분향소에 들어선 시민들은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위패 앞에 경건한 마음으로 국화를 헌화한 뒤 묵념하며 이들의 영원한 안식을 빌었다. 시민들은 한쪽의 추모공간에 메모지를 붙여 위로글귀도 남겼다.
메모지에는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하늘나라에서는 모두 잊고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와 같은 내용이 주로 담겼다. 희생자의 가족이나 지인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일부 메모지에는 ‘사고 이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너무 보고 싶다’, ‘동료 모두에게 따뜻했던 당신의 모습을 기억하겠다’는 등의 절절한 사연이 적혀 있기도 했다.
조문을 마친 시민들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듯 한참동안 위패를 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시민들은 비통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연신 눈물을 닦아내기도 했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분향소를 찾은 장도연(12)양은 직접 국화그림을 그려와 희생자들의 위패 앞에 올려뒀다.
장 양은 “사고 현장을 담은 뉴스를 접하고, 안타깝고 슬픈 마음이 밀려왔다”며 “이번 사고로 희생된 모든 분이 아프지 않고, 평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추모의 뜻을 담아 그림을 그렸다”고 밝혔다.
장 양의 어머니 김상임(51)씨는 “지난 연말 비극적인 사고로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봤다. 지인들로부터 ‘아는 분이 사고로 희생됐다’는 소식도 전해지는 등 지역의 피해가 너무 큰 것 같아 더욱 남일 같지 않다”며 “사고 원인 등이 확실하게 규명돼 다시는 이러한 참혹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에서 찾아온 조대원·진민선(39·35)부부도 “본래 남도여행을 계획하던 중, 광주·전남에서 너무 큰 사고가 발생하면서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찾아왔다”며 “12·3계엄사태에 이은 탄핵정국에 따라 마음이 복잡한 와중에 너무나 황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믿어왔던 것들이 모두 무너지는 기분이다. 조속히 사고원인에 대한 규명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슬픔을 표했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