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발생한 항공기는 제주항공 7C 2216편으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이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동절기를 맞아 국제선 노선을 확대한 이후 주변의 많은 이들이 무안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갔던 터라 사고 소식을 접한 이후부터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사망자는 계속해서 늘어가는데 구조자는 2명에 그치면서 지금까지 겪었던 참사들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향한 무안국제공항 1층은 황망한 소식에 넋을 잃은 유가족들로 가득했다.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취재를 위해 브리핑을 듣는 와중에도, 유가족들에게 질문을 건네기까지도 무거운 마음에 입을 떼기가 어려웠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 단위로 여행을 떠난 이들, 오랜만에 효도 관광으로 방콕으로 향한 부모님……. 이용객 대부분이 지역민이기에 그들의 아픔이 더욱 깊이 박혔다.
그러나 이런 참담한 상황인 만큼 유가족들을 위해서라도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있어야 함을 절감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애도’에 대해 ‘부재한 자에게 여전한 애착을 가지고 이들을 기억하는’ 것이라 말한다.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했다면 그 존재는 죽음으로도 비워낼 수 없다기에, 그 사랑을 새로운 대상으로 옮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목놓아 가족의 이름을 부르던 유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소중한 누군가를 떠나보낸 이들을 위해서라도 이들의 제대로 된 애도를 위해 사회가 올바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이를 위해서는 참사에 대한 정확한 사실 및 원인 규명, 그리고 관련자들의 올바른 책임과 또 다시 이러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책 마련 등이 필수적이다. 세월호를 시작으로 이태원, 그리고 제주항공 참사까지. 사랑하는 이들은 계속해서 떠나가는데, 유가족들은 아직도 그 참사 당일에서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계속된 참사에서 동생을, 친구를, 동료를 잃은 나조차 그러하기에.
차가운 무안공항 바닥에서 온 몸으로 고통을 절감하고 있는 이 모든 이들에게 남겨진 상처는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상처는 언젠가 아물기 마련이고, 우리는 이 흉터를 안고 또 다시 살아가야 할 것이다. 살아가야 할 모든 이들의 상처가 부디 아물 수 있기를, 이들이 진정한 애도를 경험할 수 있기를 온 마음을 다해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