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기름 소비량 증가…주유소는 ‘줄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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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광주·전남지역 기름 소비량 증가…주유소는 ‘줄폐업’
올 소비 광주 5.72%·전남 0.78%↑
1년새 지역 주유소 12곳 문 닫아
‘고물가’ 경쟁 과열로 영업 부진
업계 “규제 완화·정책 지원 시급”
  • 입력 : 2024. 11.26(화) 18:16
  •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
기름값이 하락하면서 올해 광주·전남지역 기름 소비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주유소는 여전히 줄폐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주유소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 부진을 겪는 사업자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주유소 업계는 규제 완화 및 정책 지원을 통한 주유소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뉴시스
기름값이 하락하면서 올해 광주·전남지역 기름 소비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주유소들의 폐업은 이어지고 있다. 주유소 이용객은 늘었지만 고물가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주유소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 부진을 겪는 사업자가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26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사이트 페트로넷의 제품별지역별소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10월 광주지역 휘발유·경유 합계 소비량은 469만3000배럴로, 지난해 동기 대비(443만9000배럴) 25만4000배럴 (5.72%) 증가했다. 1배럴이 158.9ℓ임을 감안하면 약 4036만ℓ가 증가한 셈이다. 다만 연도별로 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내 기름값 상승, 코로나19 이후 경기침체 장기화 등을 거치면서 △2019년 603만8000 배럴 △2020년 560만3000 배럴 △2021년 559만 배럴 △2022년 554만3000 배럴 △2023년 535만9000배럴로 꾸준히 감소했다.

전남지역 기름소비량은 소폭 증가했다. 지난 1~10월 휘발유·경유 합계 소비량은 1291만9000배럴로, 지난해 동기 대비(1281만2000배럴) 10만7000배럴(0.78%) 증가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1541만2000배럴 △2020년 1521만배럴 △2021년 1557만3000배럴 △2022년 1539만2000배럴 △2023년 1560만6000배럴 등으로 보합세를 보였다.

기름소비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늘어난 것은 기름 가격 하락으로 운전자들의 부담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고물가·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한 소비위축 및 친환경 차량 보급 확산으로 기름소비량에 예년과 비교해 감소한 데다가 주유소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영 환경은 개선되지 않았다.

한국석유관리원의 시·도별 주유소 현황을 보면 지난달 기준 광주지역 주유소는 총 241곳으로 지난 2018년과 비교하면 6년새 39곳, 지난해 대비 4곳 감소했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269곳 △2021년 262곳 △2022년 257곳 △2023년 245곳 등으로 줄고 있다. 전남지역 지난달 기준 주유소는 총 854곳으로, 6년새 50곳 줄었으며, 지난해보다 8곳 감소했다.

이러한 주유소 폐업현상은 근래 들어 가속화되고 있다. 에너지연구원이 지난 2022년 발간한 ‘E-Mobility 성장에 따른 석유산업 대응전략 연구’에 따르면, 2040년까지 2019년 말 대비 전체 주유소의 74%가 시장에서 사라져 2980여개소만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유소 1개소당 수익도 평균 30% 이상 감소가 전망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국내 석유제품 내수시장에서 휘발유, 경유 등의 수요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의 2030년 기준 전망 대비 약 40%까지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친환경차 보급률이 증가하면서 기존 석유에너지의 수요 감소하고 주유소가 쇠퇴하는 것은 기정 사실화된 미래라는 것이다.

이에 주유소업계는 규제 완화 및 정책 지원을 통한 주유소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한석유협회·한국석유유통협회·한국주유소협회는 지난 22일 ‘에너지전환 시대, 주유소의 미래는?’을 주제로 국회토론회를 진행하며 ‘옥내주유소 규제 완화’, ‘경쟁촉진 정책 중단’, ‘지원금 신설’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

업계는 기름판매 외의 유외사업 및 옥내주유소 등을 위한 규제 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주유소 수익성 하락으로 폐업이 속출하는 만큼 주유소 유외사업 확대 및 옥내주유소 등 복합화가 필수적인데, 현재는 관련 법령에 의한 규제로 유외사업 확대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옥내주유소는 기존의 캐노피식 주유소를 철거하고 빌딩 내 1층에 주유소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알뜰주유소에 대한 정부 개입을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알뜰주유소는 대형 정유사의 독과점을 막고 경쟁을 촉진해 유류 가격을 낮추기 위해 지난 2011년 도입된 정책이다. 하지만 업계는 이로 인해 오히려 일반 주유소의 줄폐업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폐업 주유소 지원책 마련도 논의됐다. 유동 인구가 적은 지역에 위치한 주유소는 폐업 시 필수적인 토양오염 정화 비용과 철거 비용이 커 방치되기 쉽다. 주유소 폐업 비용 지원 법안이 과거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통과되지 못한 바 있다.

박주선 대한석유협회 회장은 “정유업계와 석유유통업계의 영업이익률이 1.7%에 불과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유소 폐쇄를 막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 및 활성화 지원 방안 마련 등 정부의 정책 대전환과 국회의 시대를 앞서가는 입법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