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수 쪼그라드는데 또 '감면, 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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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지방세수 쪼그라드는데 또 '감면, 감면'
  • 입력 : 2024. 08.13(화) 16:43
  •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
지방세입 개정안
정부가 저출생 위기에 대응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각종 지방세 감면책을 꺼내든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난 우려를 해소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행정안전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방세발전위원회를 열고 ‘2024년 지방세입 관계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지방세입 관계법 개정에 따른 세수 확충 효과는 281억원으로 추산된다.

행안부는 신설·확대되는 감면·비과세 조항으로 지방세 수입이 총 2654억원 줄어들지만, 지방세 비과세·감면을 대거 정비한 덕에 2935억원의 세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에 새롭게 시행되는 지방세 감면으로는 △인구감소지역 내 주택 취득에 대한 취득세 감면 △2자녀 가구에 대한 자동차 취득세 감면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임대 활용 시 취득세 감면 등이 있다.

문제는 지자체의 세입 기반이 약화되고 있어 281억원의 세수 확충 효과로 지자체들의 재정난 우려를 해소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지자체 세입은 자체적으로 걷는 취득세, 지방소득세 등 지방세 수입과 중앙정부로부터 교부 받는 교부세 수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경기 악화로 올해 상반기 국세 수입이 지난해보다 약 10조원 감소하면서 국세수입과 연동(19.24%)되는 보통교부세 수입이 대폭 감소한 상황이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7개 광역 지자체로부터 제출 받은 교부세 수입 실적을 보면, 올해 1~6월 17개 지자체의 보통교부세 수입은 총 33조5758억원으로 지난해(34조4549억원)보다 약 8791억원 감소했다.

나라 곳간 사정이 나빠지면서 지자체들이 중앙정부로부터 내려받는 보통교부세 수입도 올해 상반기에만 9000억원 가까이 줄었든 것이다.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지자체들이 자체적으로 걷는 지방세 수입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지방세 세목은 크게 부동산, 차량, 기계장비 등 취득 자산에 매기는 취득세와 개인과 법인이 소득에 따라 내야 하는 지방소득세, 부가가치세 일부인 지방소비세로 나뉜다.

이 중 지자체들의 지방세 수입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세목은 취득세로, 해당 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취득세 수입 상당 부분을 좌우한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은 최근 아파트 매매 열기가 되살아나면서 집값이 치솟고 있는 반면, 비수도권 지역은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등 부동산 경기 악화가 계속되고 있다.

전날까지 신고된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는 7000건에 육박해 3년7개월 만에 최다 거래량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반면, 지방에서는 주택 매매 거래량 감소와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지자체들의 법인세 수입 전망도 어둡다.

기업들은 작년 실적에 기반해서 법인세의 일정 비율 만큼을 법인지방소득세로 납부하게 되는데, 작년에는 반도체 경기가 나빠지면서 주요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조원이 넘게, SK하이닉스는 4조원이 넘게 적자를 내면서 법인세를 한푼도 내지 않았는데, 두 기업이 내는 법인세 규모만 국내 전체 법인세 수입의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17개 시도 지자체들이 걷은 지방소득세(법인지방소득세 포함) 실적은 12조767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1.8%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도 법인세를 올해 미리 내는 ‘법인세 중간예납제도’에 따라 중간예납분이 8월에 추가로 들어오긴 하지만 하반기 지방세수 전망도 밝지 만은 않은 상황이다.

행안부는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지자체의 지출을 줄이고 고액체납자를 대상으로 징수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누락된 세원을 철저히 점검해서 과세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