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5위' 반등에도 호남 최고위원 '좌초 위기'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정치일반
민형배 '5위' 반등에도 호남 최고위원 '좌초 위기'
광주·전남서 ‘득표율 1위’ 불구
당원수 대비 투표 참여율 저조
2022년 비해 9~14% 이상 하락
“고령자 ARS투표 참여 어려워”
6위 김병주와 수도권 대결 관심
양부남·주철현 각 시·도당위원장
  • 입력 : 2024. 08.04(일) 18:32
  • 오지현·정성현 기자
김지수·김두관·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4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의 분수령으로 꼽힌 광주·전남지역 경선이 마무리된 가운데 호남 출신 최고위원 배출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유일한 호남 출신 민형배(광주 광산을) 후보가 지역 경선에서 압도적인 지지율로 순위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면서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민주당은 4일 오전 10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오후 2시 나주 다목적체육관에서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합동 연설회를 개최했다.

연설회 시작 전부터 각 연설회장 입구 근처에 설치된 후보자 천막에는 수십 명의 지지자들의 모여 후보들의 이름을 외치며 지지를 호소했다.

연설회 첫 주자로 나선 이재명 후보는 “잘못된 뉴스를 접하며 광주를 비난하던 철없던 사람 이재명을 이 나라의 인권과 평화,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투사로 만든 것은 나의 사회적 어머니, 광주”라며 “광주는 민주당의 텃밭이 아니라 언제나 민주당을 일깨우는 죽비”라고 밝혔다.

이어 “생산력에 걸맞는 소비를 유지하고 극단적 양극화를 막기 위해서는 초과이율의 상당한 부분을 결국 국민들의 소득과 소비를 위해 지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보편적 기본사회를 만들기와 더불어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지역균형발전에 앞장설 것을 공언했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 2만1767표, 전남 2만9784표로 각각 83.61%, 82.4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다시 한 번 압도적인 지지를 확인했다. 이날 기준 이 후보의 누적 득표수는 16만542표, 누적 득표율은 86.97%다.

최고위원 후보들도 5·18, 김대중 정신, 윤석열 정권 타도, 민주주의와 지역균형 발전 및 민생 등을 바탕으로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를 강조하며 광주·전남 민심 잡기에 나섰다. 그 중에서도 민형배, 한준호 등 호남과 연이 깊은 의원들을 향한 응원 열기가 가장 뜨거웠다.

특히 유일한 호남 출신 최고위원 후보인 민형배 후보 천막에는 많은 당원들이 플래카드를 내걸며 민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는 등 지지자들로 북적였다.

“광주의 민형배”라고 연설을 시작한 민 후보는 “지난 6년 호남 재선 국회의원 3분이 최고위원에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제가 네 번째인데, 성적은 신통치 않다.그러나 광주 당원동지 여러분이 민주당의 뿌리인 광주·전남에서 시작해서 수도권으로 부는 대역전의 태풍을 만들어주실 것을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치검찰을 박살내고, 이재명 정부를 만들어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잘 사는 균형 잡힌 대한민국을 위해 민형배를 반드시 최고위원으로 보내주시라”고 호소했다.

민 후보는 이날 광주·전남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결과, 광주 27.77%, 전남 21.68%의 득표율을 기록해 8위에서 5위로 반등하는 데 성공했지만 오는 10일 예정된 경기지역 경선이 6위인 김병주 후보의 지역구인만큼 5위까지 주어지는 당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기준 최고위원 후보 8명의 누적 득표율은 △김민석 17.58% △정봉주 15.61% △한준호 13.81% △전현희 12.59% △민형배 12.31% △김병주 11.82% △이언주 11.17% △강선우 5.12%(득표순)로, 5위 민 후보와 6위 김병주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0.49%p에 불과하다

민 후보가 광주·전남에서 목표로 한 30% 이상 득표를 올리지 못한 데는 호남지역 당원 수 대비 저조한 투표 참여율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 2022년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출마했던 광주 출신 송갑석 의원의 경우 광주에서 22.27%, 전남에서 14.5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시 투표율은 광주 34.18%, 전남 37.52%였으나, 이번 선거 투표율은 광주가 25.29%, 전남은 23.17%에 그치며 2022년 대비 무려 8~14% 이상 하락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타 시도와 다르게 올해 광주·전남의 경우 여름휴가 시즌이 겹친데다 특히 전남, 전북의 경우 고령인구가 많아 전자기기 활용성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투표로 진행되다 보니 투표하기가 어려웠다”며 “중앙당이 아닌 각 지자체 지역위원회에서 자체적으로 투표 방법을 홍보하는 등 세심하게 관리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미흡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합동연설회 이후 열린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 선거에서는 현역 양부남(광주 서구을) 의원이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대표를 꺾고 당선됐다. 전남도당위원장에는 주철현 후보가 단독 출마, 80.77% 찬성으로 선출됐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경기(10일), 대전·세종(11일), 서울(17일)에서 경선을 치르고 18일 열릴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을 최종 선출한다.
오지현·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