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정기당원대회에서 시당위원장으로 선출된 양부남 당선인이 시당기를 흔들고 있다. 민주당 광주시당 제공 |
민주당 광주시당은 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정기 당원대회를 열고 65.85%의 득표율(대의원 363표·68.88%, 권리당원 2만1081표·65.41%)을 기록한 기호 2번 양부남 후보를 광주시당위원장에 선출했다. 경쟁자인 기호 1번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대표는 최종 득표율 34.15%(대의원 164표·31.11%, 권리당원 1만1098표·43.39%)를 얻었다.
특히 이번 광주시당위원장은 지방선거를 2년 앞두고 공관위원장 구성 및 광역·기초의원과 기초·광역단체장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로 지역 정가의 이목이 집중됐다. 최근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에 원외 고남석 전 연수구청장이 3선 맹성규 의원을 제치면서 ‘광주도 원외가 파란을 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왔다. 그러나 결국 광주 현역 의원들의 합의 추대로 나온 양 의원의 조직력을 뛰어넘을 수는 없었다.
강 대표는 선거 기간 동안 ‘구태·기득권 정치’를 타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현역 의원들은 여의도 정치에 집중하고 지역 정치는 원외 인사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양 의원은 ‘현역 의원 8인 집단운영 체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원외보다는 원내 의원이 소통·문제 해결 능력에 강점이 있다”고 강 대표를 도발했다.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양 측의 공방은 더욱 거세졌다. 양 의원은 선거 하루를 앞두고 ‘광주청년 518명, 성비위 연루 강위원 후보 사퇴 요구’ 보도자료를 통해 “광주 청년들이 강위원 후보의 성 비위·음주운전 등을 지적하며 시당위원장 후보로서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강 대표는 같은 날 반박문을 내고 “명예훼손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조처하겠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한 이들과 관련자 모두에 대해 광주지검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구의원들의 ‘노골적인 시당 위원장 후보 줄서기’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지역 의원들은 선거 기간 양 의원의 캠프에 방문해 단체 지지 문자를 보낼 수 있도록 자신의 휴대전화 연락처를 제공했다. 이 가운데 신수정 광주시의장이 자신의 직을 내걸고 ‘양부남 의원을 지지한다’는 문자를 보내 시의회 내·외부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시의원은 “결국 의장도 2년 뒤 지방선거 공천을 위해 ‘줄을 선 것’이라고 봐야 한다. 구태정치라 하지만 이게 현실”이라며 “강 대표가 시·구의원을 동원하는 등 현역 프리미엄 없이 35%의 득표를 했다는 건 꽤 의미가 있다. 결과적으로는 원내의 승리지만, 반대표 4할은 절대 적은 수치가 아니다. 의원들의 반성·환골탈태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광산구 지역위 관계자는 “(양 의원 선출은) 윤석열 검찰 정권의 종식을 위해 ‘잘 싸울 검사 출신’에 대한 표 집중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상호 생채기가 많이 남은 선거였지만, 이제 목표는 ‘호남 정치 복원·정권 교체’ 단 하나다. 두 후보 모두 ‘친명’ 인사 아닌가. 극으로 치달았던 갈등을 봉합하고 지역 현안을 위해 상호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 전남도당도 나주 종합스포츠파크에서 정기 당원대회를 개최, 단독 입후보한 재선 주철현(여수갑) 의원을 찬성 80.77%(2만99표)로 신임 도당 위원장에 선출했다.
주 의원은 △2026년 지방선거 압승을 위한 시스템 공천과 체계적 선거 지원 △윤석열 정권 견제와 호남 민주정권 창출 △지방소멸 위기 극복과 자치분권 실현 △지구당 제도 부활 △기본사회 구현을 위한 전남 시범사업 발굴과 지방선거 공통 공약 제시 등 5대 공약을 제시했다.
주 신임 도당위원장은 수락연설을 통해 “도당위원장이라는 막중한 자리를 맡겨 준 당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당원 중심의 도당 운영으로 진정한 당원주권시대를 열고 호남 중심 민주정권 창출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철현 더불어민주당 신임 전남도당위원장이 4일 오후 전남 나주시 나주종합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전남도당 정기당원대회에서 도당기를 흔들고 있다. 민주당 전남도당 제공 |
오지현·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