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광주형 시클로비아 도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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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광주형 시클로비아 도입하자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 의장
  • 입력 : 2024. 07.15(월) 17:52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 의장
‘시클로비아(Ciclovia).’ 스페인어로 자전거 도로를 뜻하지만 평상시 자동차 도로를 특정한 날 자동차를 차단하고 자전거나 보행자, 롤러나 인라인스케이트 타는 사람들에게 개방되는 도로를 뜻한다.

중남미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서 생겨난 말이다. 한국에서 ‘차 없는 거리(Car Free Street)’를 지정해 자전거 타기나 다양한 환경행사를 진행하는데 그런 도로를 말한다.

현재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는 매주 일요일,공휴일에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도시의 주요 자동차 도로 217㎞가 시클로비아, 차 없는 거리로 바뀐다.

자동차가 차단된 도로는 자전거와 보행자, 그리고 스케이터들과 일반 시민들이 자유스럽게 이용하는 공간이 된다. 때때로 이 거리는 에어로빅이나 요가, 살사 춤의 수련 장소가 되기로 하고 공원 공간과 맞닿은 곳에서는 무대가 설치되고 음악회가 열리기도 한다. 실로 놀라운 공간이다.

800만이 넘는 대도시 보고타 시민 중 매주 평균 150만 명 이상이 시클로비아를 이용하고 있다.

시클로비아는 보고타뿐만 아니라 콜롬비아의 다른 도시에도 전파되어 시행 중이고, 중남미 국가들의 주요 도시를 비롯해 미국이나 호주, 아시아의 인도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의 도시에도 펴졌다.

그만큼 시클로비아가 도시 교통과 환경의 혁신을 추구하는 시장들에게 매력적이다. 40년 전후, 콜롬비아 보고타는 교통체증, 마약, 범죄 등으로 상징되곤 하는 도시였다.

그러나 현재 보고타는 시클로비아가 도시의 상징으로, 도시의 명성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도시의 훌륭한 아이디어 수출품인 셈이다.

시클로비아는 지난 1976년부터 처음 도입되었고 198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해 왔다.

그동안 시장이 바뀌고 정권이 교체되어도 이어져 왔다. 확고한 제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보고타는 중남미에서도 손꼽히는 교통 혼잡 도시였다.

시 당국은 1970년대부터 승용차 의존도를 낮춰서 교통 혼잡과 대기질 개선하고 자전거를 활성화할 대안을 모색해왔다. 그 결과 시클로비아를 창안했고 이를 시정에 도입했다.

자전거 정책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자전거 도로가 600㎞로 확대되어 매일 평균 90만 명 이상이 자전거를 이용하는 ‘자전거가 일상화된 도시’가 됐다.

도시 전문가들은 시클로비아 성공적인 운영이 한 몫을 한 것으로 평가한다.

최근 광주시에서 대중교통, 자전거, 보행자 중심의 도시, 이른바 ‘대자보 도시’를 조성한다는 뉴스가 있었다.

반가운 뉴스다. 사실 광주는 자동차에 점령당한 도시, 걷기가 불편하고 대중교통은 외면받고, 자전거는 타지 않는 도시다.

광주형 시클로비아, 차 없는 거리 조성도 해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

보고타의 사례를 광주가 수용하자는 것이다. 매주 하루, 도심 자동차 도로에 자동차를 통제하고 자전거와 보행자만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공간을 만들자는 것이다. 지난 2000년 이후, 매년 지구의 날(4월 22일) 전후에 금남로 일부 구간(500m)에서 ‘차 없는 거리’ 행사를 해온 경험이 있다.

그러나 짧은 거리에서 단 하루 반짝 이벤트에 불과했다. 그러나 광주형 시클로비아가 정식으로 도입되어 자동차 차단 거리가 확대되고, 매주 시행하며 시민참여가 확대된다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대자보 정책도 기후위기 극복에도 크게 일조하게 될 것이다. 시클로비아, 차 없는 거리 조성에 따른 시민참여의 활발한 토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