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광주시의회 의장 후보에 출마한 5명의 시의원이 지난 25일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광주문화방송 갈무리 |
광주시의회 강수훈(서구 1)·박미정(동구 2)·박수기(광산구 5)·신수정(북구 3)·심철의(서구 4) 의원은 이날 오후 11시 30분 광주MBC서 80분간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은 △공통질문 △주도권 토론 △자기PR △마무리 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토론 주제는 대부분 지역 현안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5명 후보 모두 신속한 군공항 이전에 공감했다. 특히 이를 ‘핵심 현안’으로 선정한 심철의·강수훈 후보는 “군공항으로 인한 소음 등 시민 피해가 심각하나 여전히 해결은 지지부진한 상태”라며 “정치권서 역대 현안으로 이어져 오는 큰 이슈인 만큼, 전남도의회 등과 긴밀히 협력해 사안을 해결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교통혼잡·관광·일자리 등 시민과 밀접한 분야의 해결을 강조한 후보도 있었다. 박미정 후보는 지하철 2호선 공사 연기로 인한 ‘교통대란’을 주요 현안으로 꼽으며 “(공사 예산 확보 등을 위해) 광주시·의회와 함께 민주당 당정협의회를 통한 중앙정부·기획재정부 협조·설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수정 후보는 “광주는 관광 인구수가 17개 특·광역시 중 뒤에서 2번째”라며 “남부권 광역개발·투어 프로그램 확대 및 파크 골프장 등 관광 인프라 확충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관광 인구수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기 후보는 전기차 시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글로벌모터스의 전 세계 위탁생산 공장 조건을 갖추는 등 광주시가 시장 선점을 위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수기·박미정·심철의·신수정·강수훈 후보가 지난 25일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광주문화방송 갈무리 |
민주당 권리당원 문한얼(31)씨는 “의원 임기의 전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정치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점은 좋았다”면서도 “논리적 대안 등을 펼쳐 상호 검증할 수 있는 주도권 토론에서 ‘제 식구 감싸기’ 느낌이 들었다. 날카로운 지적을 해야 하는데, 서로 전반기 활동에서 잘한 점을 칭찬하는 등 ‘맹탕 토론’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실제 이날 강수훈 후보는 초선 동기인 박수기 후보에게 “같은 상임위원회에서 열심히 함께 일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최대 입법 성과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했다. 다른 후보들 또한 “전반기 평가 또는 준비한 공약에 관해 설명해 달라”는 등 시종 우호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국에서 최초로 진행된 의장 경선 토론회를 통해 지역 정가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환영하는 이들도 있었다.
민주당 지역위원회 고문을 맡고 있는 정모씨는 “이전까지는 토론회를 하면 본인의 단점이 부각될 수 있어 피하는 이들이 많았다. 호남은 단일정당의 세가 강해 이러한 경향이 더 심했다”며 “5명의 의원이 시민들을 위해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는 것만으로도 광주 정치계의 큰 발전이다. 후보들 자신도 본인의 역량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추후 토론회에서는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상적으로 의장 선출은 계파 간 담합을 통해 이뤄졌었다. 이를 탈피해 향후 정책·운영 방향 등을 논의했다는 것은 ‘건강한 정치’로 나아가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다음에도 토론회가 개최된다면 시의 문제점 즉, 현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펼쳐지길 바란다. 의장 2년은 짧은 시간이 아니다. 시의회가 꼭 달성해야 하는 과제가 무엇인지 단·장기적 논점을 가지고 토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시의장 선거의 중요도에 비해 검증이 부족하다는 여론을 반영해 처음으로 TV토론을 개최했다. 민주당 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은 오는 29일 진행된다. 시의회 전체 의원 23명 중 민주당 21명·국민의힘 1명·무소속 1명으로 이뤄진 정당 분포로 볼 때,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가 의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광주시의장 후보별 공약. 서여운 편집디자인 |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