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대응·Y프로젝트 추진, ‘맑은 물’ 공급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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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기후 대응·Y프로젝트 추진, ‘맑은 물’ 공급에 달렸다
‘Y프로젝트’로 영산강 100리길 되살리자 <1> 수질개선
광주도심 구간 수질 3~4등급 수준
일부 2등급 개선 구상… 한계 커
농업용수 걸림돌… 국비 확보 관건
낙동강 등 수조원 투입 식수 확보
  • 입력 : 2024. 06.26(수) 18:17
Y 프로젝트는 영산강과 황룡강 합류 지점의 모양(Y)에서 착안해 영산강을 중심으로 지역의 미래를 그리겠다는 민선 8기 광주시 핵심 공약 사업이다. 사진은 광주도심을 끼고 흐르는 황룡강. 광주시 제공
‘영산강 100리길, Y프로젝트’는 민선 8기 강기정 광주시장의 핵심공약이다. 영산강과 황룡강의 ‘Y’모양의 물줄기를 형상화한 Y프로젝트의 가치는 ‘맑은물’과 ‘익사이팅’, ‘에코’, ‘연결’에 있다. 최근 몇년새 전례없는 최악의 가뭄과 홍수를 경험한 광주시는 기후위기 시대에 광주의 생명수인 영산강물을 먹는 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또 도심을 관통하는 영산강에 활력과 매력이 넘치는 다양한 즐길거리를 조성할 방침이다. 하지만 영산강 물을 2등급으로 높이기 위한 수질개선과 수량 확보의 한계, 개발에 따른 환경훼손 등의 난관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에 본보는 ‘Y프로젝트로 영산강 100리길 되살리자’라는 기획시리즈를 통해 영산강과 황룡강의 깨끗한 물 공급과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친수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총 8회에 걸쳐 해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민선 8기 광주시의 역점사업인 ‘영산강 100리길, Y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수질개선’이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시는 영산강·황룡강을 되살리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20개 사업, 사업비 3785억원을 투입하는 Y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시는 4등급의 영산강을 2등급으로 끌어올리는 수질개선과 강 주변에는 자연친화적 길 100리를 조성하고 세계적인 수준의 생태, 역사, 문화시설을 설치해 ‘맑은물·익사이팅·에코·연결’의 4대 가치를 영산강과 황룡강에 뿌리내릴 계획이다. Y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 결국 ‘맑은 물’공급이 핵심이다.

광주시가 제시한 수질개선 방안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 때문에 다양한 맑은 물 공급 전략이 시급하다. 하지만 막대한 재원이 들어가는 상황과 전국 4대강 중 영산강만 ‘농업용수’라는 점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시는 최근 몇년새 최악의 가뭄과 홍수를 경험하면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영산강을 먹는 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정부에 적극 건의해 국비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영산강 수질악화의 주범으로 꼽혔던 하수종말처리장의 고도화 사업과 생태습지 조성을 통해 하천의 자정기능도 강화한다는 자체 방안도 내놨다.

●市 “하류 물 정화해 상류서 방류”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해 Y프로젝트 발표 당시 “Y프로젝트의 출발은 무엇보다 물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Y프로젝트는 총사업비 3785억원 가운데 △맑은 물이 흐르는 생명의 강을 위한 예산은 1239억원이다. 이중 수질 개선비용으로 984억원이 책정돼 있다.

영산강과 황룡강은 4대강 중 가장 오염도가 높다. 현재 영산강 상류지역은 ‘좋음’(1등급, BOD 2㎎/ℓ이하) 수준의 양호한 수질을 유지하고 있지만, 광주시 구간을 통과하면서 ‘보통’(3~4등급, BOD ‘5~8㎎/ℓ이하) 수준으로 악화된 상태다.

시는 영산강의 수질개선을 위해 하류의 풍부한 물을 정화를 통해 상류로 다시 흘려보내는 순환형 물공급을 구상중이다. 이를 위해 영산강의 광산구 광신대교 ~서구 덕흥마을 구간에서 물을 취수해 첨단지구 상류에서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이때 하상여과공법을 통해 수질을 개선, 하루 10만톤의 물을 취수,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현재 영산강 광주도심 구간의 상류는 하루 30만톤의 물만 흘러가는 건천화가 돼 있다. 수량이 적다보니 오염물질이 유입되면 수질 악화로 이어지기 일쑤다. 반대로 영산강 하류 구간은 광주환경공단 하수종말처리장을 통해 하루 60만톤의 정화수를 흘려보내고 있어 수량이 풍부하다. 문제는 광주제1하수처리장의 방류수 내 암모니아성 질소가 영산강 수질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점이다. 하류의 수질이 3~4등급 수준에 머무는 이유다.

시는 영산강 오염원을 저감하는 신규 습지 8곳·기존 습지 9곳을 보강해 하천 고유의 자정기능을 강화하고, 하수도 정비기본계획에 따라 추진 중인 하수관로 분류식화(오수와 우수 분리) 사업, 점오염 개선사업, 비점오염 개선사업, 황룡강 수질개선사업을 지속 추진 중이다.

하지만 수질개선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광주시의회는 지난해 행정감사를 통해 영산강의 수량 확보와 광주시가 제시한 수질개선 노력으로는 수질개선 목표치인 2등급 상향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채은지 의원은 행감 당시 “영산강·섬진강 수계 물관리법에 따라 시 기후환경국에서 수립한 하천 오염총량관리 시행계획에는 2030년 목표 수질은 4.6㎎/ℓ이다”며 “이는 Y프로젝트 목표인 2등급이 아닌 3등급에 해당하는 수치로, 일반적인 정수 처리 후 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고 꼬집었다. 박필순 의원 역시 “맑은 물이 확보되지 않은 채 시민들에게 깨끗하지 않고 냄새나는 물에서 놀라는 것인가”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같은 지적에 Y프로젝트는 광주시의회의 예산 삭감 뒤 다시 부활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 ‘농업용수’ 한계…국비 확보가 관건

광주시는 2030년까지 영산강 수질 2급수 공급을 목표로 정부에 국비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정부 예산 확보없이는 천문학적인 수질 개선비용은 광주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서다. 영산강이 4대강 중 유일하게 ‘농업용수’로 사용되다보니 식수원인 한강, 금강, 낙동강과 비교해 먹는 물 확보를 위한 예산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식수로 활용되는 다른 강의 경우 정부의 막대한 예산 지원을 통해 수질개선을 하고 있다. 실제 낙동강 유역은 ‘낙동강유역 안전한 먹는물 공급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028년까지 총 2조1572억원을 투입 중이다. 예산의 30%는 국비로 충당되며, 한국수자원공사가 70%를 조달하고 있다. 영산강의 경우 오는 2030년까지 수질개선을 위한 사업비는 총 7600억원이다. 낙동강과 대비해 30% 수준에 머문다.

영산강을 통한 식수 확보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핵심과제다. 광주는 지난해 최악의 가뭄을 경험하는 등 잦아지는 기후위기에 대응이 시급하다. 광주시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서라도 영산강을 식수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광주시 관계자는 “국비 확보를 위해 내년에 타당성조사에 나설 계획이다”면서 “낙동강에서도 유사사례로 정부 지원을 받아 맑은 물을 공급하고 있는 만큼, 정부에 적극 건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우·오수 차단, 하수처리 고도화 시급

영산강 수질 악화의 근본적 원인은 영산강 상류의 부족한 하천수량과 외부로부터 유입된 오염원의 영향이 크다. 이 때문에 광주시 영산강 수질 개선 및 지속가능한 물관리 정책은 크게 오염원 유입차단과 하수처리장 방류수 수질 강화가 핵심이다.

시는 오수를 하수처리장으로 직접 유입·처리하는 사업과 합류식 관로를 오수와 우수로 분리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광주천 및 서창천에서 제2하수처리장까지 분류식화 완료 지역에 각 8.7㎞와 11.5㎞의 오수처리 전용관로를 설치하고 있다. 북구 우산동, 두암동일대 중앙6분구와 서구 화정3동 등 서창1분구에 각 31.5㎞와 36.2㎞ 지역에 분류식 하수관로를 정비 중이다.

제1하수처리장개량사업은 2026년까지 생물반응조 시설개량을 통해 방류수 수질 강화에 나선다. 총 4단계 영산강 오염총량 삭감사업으로 건국지구 등 5개 지구에 마을 하수도를 설치 중이며, 광산구 원서봉 지구 등 2개 지구에 추가로 설치된다.

초기 우수 시 도로, 밭, 대지 등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비점오염 물질이 하천에 직유입되는 것을 막기위한 사업도 진행중이다. 2020년부터 수완지구 풍영정천 우안에 빗물침투시설인 식물재배화분 등 저영향개발기법 LID시설을 설치했고, 2030년까지 풍영정천 좌안, 운남·신가, 월곡동까지 확대된다. 산업단지 내 사고 등으로 인한 유출수, 유해물질 등이 하천에 바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하남·평동 완충저류시설 설치 사업도 진행 중이다. 현재 하남산단은 2만8000㎥의 저류조 공사를 추진 중이고 평동산단은 실시설계에 들어갔다.

황룡강 수질개선사업도 병행된다. 이미 2022년에 환경부 통합·집중형 오염지류 개선 사업이 선정됐다. 황룡강 하류에 비점오염저감 설치 및 소규모 공공하수시설 설치로 장록습지 보전 등 황룡강 수질 개선에 나선다.

광주시 관계자는 “영산강이 하천본연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비상시에는 대체 수자원으로의 이용이 가능하기 위해 영산강 수질 개선을 위한 여러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권범·김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