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숙경 전남도의원 |
생활·방문 인구를 늘려 침체된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방향성 자체는 좋지만 현장의 반응은 사실 기대감보다 우려가 크다. 인구감소 지역은 투자 이점이 거의 없어 인지도 높은 일부 지방 도시나 관광지 인접 지역으로만 유입 인구가 편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거리가 멀수록 유입 수요를 확보하기 힘들어 정책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부정적 의견도 다수다.
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파격적 세제 혜택 이상의 유인책이 필요하다. 거시적 관점에서 사람이 몰리고 돈이 돌게 만들 근본적 해답을 찾아야 하는 것으로써 결국 일자리 문제로 그 답을 찾게 된다. 우리 모두가 익히 알고 있듯이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경제 활성화와 정주 인구 유입을 동시에 촉진하는 가장 정확하고 효율성 높은 제도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회적 수요에 발맞춰 최근 고용노동부의 ‘지역형 플러스 일자리 사업’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지역형 플러스 일자리 사업은 고용노동부가 고용 상황이나 인력 수요 등 지역·산업별 특성에 맞춰 중앙정부 일자리 사업과 연계해 지원 요건을 완화 또는 지원 수준을 향상하는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이다.
보성군의 ‘지역상생 농촌일자리 지원사업’은 그중에서도 특히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보성군의 경우 영농철에 부족한 인력수급 문제 해결 방안으로 주변 도시지역의 구직자를 발굴해 연결해 주고 있다. 특히 농촌 인력 유인을 보다 활성화하고자 관외 거주자가 구직을 신청하면 교통비와 숙박비 등 약 3만5000원, 농가는 중식비와 간식비 1만2000원, 농산물 제조 가공 기업에 4대 보험 실비를 참여 인원 1인에 대해 1일 기준으로 각각 지급해 준다.
상시적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농가의 구인난을 해소하고 궁극적으로는 안정적인 농촌 일자리 여건을 조성해 정주 인구를 늘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다. 이미 일자리 알선 실적이 목표 대비 215%인 4300건을 달성하는 등 현장의 반응이 뜨겁다.
필자 역시 지난 3월 제378회 임시회 ‘전남중소기업일자리경제진흥원’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보성군의 일자리 사업에 대해 언급하며 ‘전남형 지역특화 일자리 발굴’을 강조한 바 있다. 일자리를 매개로 도시민의 유입을 도모하는 선도 사례이기에 지역 맞춤형 일자리 사업의 롤모델로 삼아 전남형으로 더욱 발전시켜 도입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남도에서도 최근 지역 수요 맞춤으로 ‘전남형 동행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수요를 반영한 소규모 일자리 사업을 통해 구인·구직자 간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겠다는 목적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관광인력 양성 사업, 원도심 활성화 창업 지원, 농공단지 근로자 기숙사 임차비 지원 사업, K-드론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 등으로 총 10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해 200여명이 취업 또는 창업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 특성을 가장 잘 아는 시·군에서 직접 기획한 일자리 사업을 통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해 나간다는 좋은 의도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도시민 등 관외 거주자의 진입장벽 또한 대폭 낮춰 인력 유인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길 바라는 바이다.
‘전남형 지역특화 일자리’야말로 지방소멸의 위기에 맞서 인구를 늘리고 지역경제의 부흥을 이끌 훌륭한 투트랙 전략이 되어줄 것이다. 전남도가 보다 혁신적인 일자리 정책으로 지역사회의 재도약을 이끄는 새로운 기점을 열어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