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찰·경보에도 ‘끊이지 않는 광주경찰 음주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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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감찰·경보에도 ‘끊이지 않는 광주경찰 음주비위’
서부경찰 경감 음주사고 입건
올해만 4번째 비위 행위 적발
지도부 ‘일탈행위 관리’ 고심
  • 입력 : 2024. 04.04(목) 18:20
  •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
광주경찰 소속 경찰관들이 올해 들어 4번째 음주비위를 일으키면서 일선 간부급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반복되는 비위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강한 징계와 더불어 입직 때부터 관련 교육을 강화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광주 서부경찰에 따르면 음주운전하다 추돌사고를 낸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서부경찰 형사과 소속 A경감이 입건돼 조사받고 있다. A경감은 전날 오후 9시20분께 광주 서구 풍암동 한 도로에서 음주상태로 운전하다 신호대기 중이던 앞 차량을 들이받은 혐의다. 사고 수습을 하던 중 앞 차량 운전자가 ‘술 냄새가 난다’며 경찰에 신고하면서 A경감의 음주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A경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수치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부경찰은 A경감을 직위해제하는 한편 내규에 따라 사건을 북부경찰로 이첩한다.

광주경찰 비위 적발 사례는 올해 들어 4번째다. 모두 음주운전 비위로 한 달에 한 번꼴로 적발됐다.

앞서 3·1절 연휴에 서부경찰 모 지구대 소속 B경위가 음주운전을 하다 주차된 차량과 중앙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등 3차례 사고를 낸 뒤 도주했다. 시민 신고로 붙잡힌 B경위는 지난달 26일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해임’ 처분을 받았다.

지난 2월에도 만취 상태로 전동킥보드를 타다 넘어진 서부경찰 소속 C경사가 시민 신고로 붙잡혔다. 1월에는 음주 후 운전대를 잡은 북부경찰 소속 D경위가 신호대기 중 잠이 들어 적발됐다.

연일 음주비위가 터지자 내부에서도 자성과 함께 ‘당분간 모임을 자제하고 음주하지 말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달 8일 광주경찰 직장협의회 대표단은 ‘음주금지 동참호소문’을 통해 “타청에 비해 상당히 많은 의무 위반행위가 발생하고 있으며 올해는 더 심각한 수준”이라며 “조직과 동료 보호차원에서 음주금지 동참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더욱이 집중 감찰과 ‘특별경보’ 발령에도 이같은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광주경찰은 지난달 일선 서를 대상으로 집중 감찰을 진행했다. 이와 별개로 경찰청에서도 광주경찰에 감찰반을 파견해 기강 확립 및 복무 점검 활동을 벌였다. 경찰청은 이날도 A경감이 근무하는 서부경찰에 감찰반을 보내 특별감찰을 시작했다.

서울경찰, 대구경찰 등에서도 비위 행위가 이어지자 지난달 7일 윤희근 경찰청장은 현안 회의를 열어 3월8일~4월11일까지 ‘의무 위반 근절 특별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현장 관리자들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 광주경찰 간부는 “항상 직원들에 ‘혹시 술자리를 가게 되면 대리운전을 부르거나 택시를 타라’고 당부하지만 사고 발생을 막을 수 없다”며 “설령 음주운전이 우려되는 직원이 있다 해도 그 직원을 24시간 따라다니며 감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내부적으로 ‘음주운전 금지’ 각서를 쓰고 자정 운동을 해봐도 소용없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은 “현재 음주비위에 대한 징계는 최고 수위다. 다른 직업과 달리 경찰은 음주운전을 하면 해임 또는 파면이다. 처벌이 약해서 비위가 발생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라며 “입직 때부터 관련 교육을 강화하는 등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