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설 특집>빵으로 변신한 전남 특산물… ‘빵지순례’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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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전남일보]설 특집>빵으로 변신한 전남 특산물… ‘빵지순례’ 떠나요
전남도, 도내 유명빵 63곳 선정
신안 대파카스테라·해남 고구마빵
지역관광 연계 경제 활성화 목표
남도장터 홍보 등 ‘특화빵’ 알리기
  • 입력 : 2024. 02.07(수) 11:43
  • 글·사진=조진용 기자
전남도가 제작 배포한 빵지순례지도. 빵지순례에 선정된 63가지 빵 , 129개 제품은 도내 80개소에서 판매되고 있다
전남도가 일선 시·군에서 제조·판매되는 유명빵 63곳을 선정해 지역대표 빵 알리기에 나섰다.

농수산물이 풍부한 전남에서 재배되는 특산물이 빵으로 변신하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신안 임자도 대파, 고흥 유자, 해남 고구마 등 전남 22개 시·군의 특산물들이 지역을 대표하는 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설 연휴를 앞두고 가족, 친지들과 함께 ‘빵지 순례길’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신안 임자도 ‘대파테라’ 이름 올려

신안군 임자면 임자로 123. 임자농협하나로마트 로컬푸드 직매장 1층 입구에 들어서자 ‘2022년 전남 빵지순례 선정 대파테라’ 라고 큼지막하게 쓰인 입간판이 눈에 띈다. 입간판을 따라 직매장 1층 한편에 요리모자를 쓴 박종운 하나로베이커리 대표가 대파테라“ 상품들을 판매대에 진열하고 있다.

대파테라는 대파로 만든 카스테라라는 뜻으로 지난 2022년 전남도가 선정하는 빵지순례에 이름을 올린 상품이다.

무안 양파빵
대파테라는 대파를 말리고 동결시켜 가루로 만든 다음 빵에 첨가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일반 카스테라 빵을 만드는 과정과 같으나 반죽과정에 4%의 대파 분말을 첨가해 대파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게 특징이다.

대파테라는 신안군농업기술센터와 박 대표가 원팀이 돼 탄생한 작품이다. 2022년 2월 신안군농업기술센터가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한 가공제품 기술 개발을 완료해 교육생을 모집하자 박 대표가 망설임 없이 대파테라 기술 전수교육에 참여했다.

박 대표는 “국내산 대파 집중재배 지역은 신안 임자도다. 섬지역이다 보니 임자도에 빵가게는 한 곳뿐이었다”며 “유행 따라 경쟁하기 위해 형태만 변형해 빵을 내놓는 타 업체들과 차별성을 두고 신안 임자도만의 특색있는 빵을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선보여야겠다 결심해 기술을 배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안 임자도에서는 총 1509㏊·748농가가 대파를 재배하고 있으며 지역 대표 소득작물이다.

매해 3~4월 대파 모종을 심어 12월이면 겨울 대파가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른다. 대파는 잎부터 뿌리까지 버릴 것 하나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식재료다.

하나로베이커리가 각종 국·탕 요리에만 사용되던 대파의 활용도를 높여 변화를 이끈 셈이다.

대파테라 빵 위에는 신안군을 상징하눈 ‘1004 천사섬 신안’ 로고가 새겨져 있다.

박 대표는 빵지순례 선정에 안주하지 않고 지역 명성을 잇는 빵을 지속 생산할 계획이다.

박종운 하나로베이커리 대표는 “파는 물 빠짐이 좋아 마사토에서 자라다 보니 미세한 모래가 많다. 대파 속 모래를 제거하기 위해 수차례 체질을 하고 분말만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회사에 의뢰해 맞춤 대파 가루를 사용하고 있다”며 “신안만의 해양성 기후와 갯바람, 토양성분을 가득 머금고 자란 대파만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빵을 생산해 내겠다”고 밝혔다.

신안군농업기술센터에서도 지역 특산물 가공기술 개발·전수에 가세한다.

김정화 신안군농업기술센터소장은 “신안군농업기술센터는 대파테라 기술 개발·전수 이후에도 섬초를 활용한 장아찌를 개발해 냈다”며 “자은도 땅콩, 비금도 바나나 등 다양한 지역 특산물을 업체들이 가공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전수교육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특화빵’ 농수산물 소비 촉진 한몫

신안의 대파테라 이외에도 전남도는 지난해 63가지 빵을 전남 ‘빵지순례’ 대상으로 선정했다. 전남 빵지순례는 지역 농수특산물을 원료로 만든 지역특화 빵과 관광을 연계해 농산물 소비처를 확보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획됐다. 대표적으로 △여수 옥수수빵 △순천 칠게빵 △나주 배쌀빵 △광양 매화·곶감빵 △곡성 토란빵 △구례 통밀빵 △고흥 유자빵 △강진 책빵 △해남 고구마빵 등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인가구 증가, 식생활 변화 등으로 빵소비가 늘면서 국내 제빵산업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전남도는 국내 빵류 시장이 지난 5년 동안 연평균 1.1% 수준의 성장세를 보였으며 오는 2026년 4조54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남도는 전남 22개 시·군 대표 빵을 발굴하기 위해 전남 빵지순례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박명희 전남도 농축산식품국 농식품유통과 팀장은 “전남에는 완도 전복빵, 해남 고구마 빵 등 각 지역에 터줏대감 역할을 하는 대표 빵이 존재한다. 지역 특화빵이 관광상품으로 거듭나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농수산물 소비촉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해 빵지순례를 기획하게 됐다”며 “2021년 말부터 각 지역 특화빵을 조사해 1시군 1 특화빵을 육성, 지역 특산물의 안정적인 판매처를 개척하는 등 관광상품과 연계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포장 디자인 등 경쟁력 제고 나서

전남도는 빵지순례 선정에 멈추지 않고 전남 빵 알리기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 빵지순례지도를 제작·배포하고 전남도 주최·주관 행사에 지역특화빵 홍보·판매 부스를 운영했다. 빵지순례에 선정된 63가지 빵 129개 제품은 도내 80곳에서 판매되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해 10월13~19일 목포를 중심으로 전남 22개 시·군 70개 경기장에서 진행된 전국체전·장애인체전 기
신안 대파카스테라
간동안 빵지순례에 선정된 특화빵 꾸러미를 마련했다. 체전·장애인체전 개회식에 선보이며 내외빈들의 눈길과 입맛을 사로잡는데 기여했다. 꾸러미는 완도 전복빵, 해남 고구마빵, 화순 바나나기정떡, 영광 찰보리방, 곡성 토란만쥬, 광양 매화빵, 고흥 유자빵, 영암 무화과빵 등으로 구성했다. 개회식에 참석한 대통령실 기자단, 정부 관계자, 국회의원 등이 전남 대표 빵이 한데 어우러진 선물을 받아보고 감탄사를 연발했다는 후문이다.

빵지순례는 올해도 계속된다. 신규 빵을 발굴하고 홍보강화·지원에 집중할 계획이다.

정광현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지역특화 빵 업체 대부분이 즉석 판매업으로 식품 제조업에 비해 판로·유통에 한계가 있다. 단계적 식품제조업 등록 지원으로 산업 규모화를 유도할 방침이다”며 “전남 대표 직영 쇼핑몰 남도장터 입점, 도지사 품질인증 등을 유도하고, 전남관광재단 등 유관 관광부서와 협업해 남도여행길잡이에 지역특화 빵 지도를 추가 개설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