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광주다움 통합돌봄’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던 광주시가 올해 통합돌봄에 ‘고독사’ 방지를 위한 5개 자치구별 특화사업을 반영, 추진키로 해 주목된다.
17일 광주시 보건건강국과 광주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외로움과 빈곤 등으로 인한 고독사가 4건 발생했다.
지난 9일 광주 서구 쌍촌동 모 아파트 12층 세대 내 베란다에서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인 A(55)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주거·생계·의료비 명목으로 지자체가 매달 지원하는 60여만 원으로 생계를 꾸렸다.
앞서 지난 3일에는 동구 서남동 한 원룸에서 홀로 살던 B(64)씨가 숨진 지 열흘여 만에 발견됐다. B씨 역시 기초수급자였으며 사인은 심부전증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12월11일에는 북구 유동 한 연립주택에서 C(70)씨가 숨진 채 발견됐으며, 같은 달 19일에는 서구 쌍촌동 한 원룸에서 베트남전 참전 용사 D(74)씨가 숨졌다. C씨와 D씨는 모두 기초수급자는 아니었지만 1인 가구에 준하는 환경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통계수치만 살펴봐도 광주지역 고독사 문제는 예사롭지 않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022년 처음으로 공식 발표한 전국 단위 실태 조사에서 광주의 고독사는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광주는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총 551명이 고독사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17년 105명 △2018년 104명 △2019년 113명 △2020년 118명 △2021년 111명이다. 이는 인구 10만명(2021년 기준)당 7.7명꼴로 전국 평균인 6.6명보다 높은 수치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다.
광주의 경우 고독사 위험 가구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인 65세 이상 고령자의 독거 비율이 8.2%다. 이는 전국 7대 특·광역시 중 부산, 대구에 이어 세 번째다.
광주시는 올해부터 고독사 예방을 위해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광주다움 통합돌봄’ 서비스에 5개 자치구의 고독사 예방 사업계획을 반영키로 했다.
자치구별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광주 동구는 중장년 1인가구 건강생활 지원을 위한 ‘들랑달랑 모두의 공간 커뮤니티케어’와 ‘똑똑! 동구 안심돌봄단’ 등을 운영한다. 동구지역은 40세부터 64세까지인 중장년층 1인 가구가 8977명, 기초수급 1인 가구는 1397명에 달하는 등 타 자치구에 비해 1인 가구가 많다.
동구는 충장동, 계림1동 일대를 중심으로 커뮤니티케어 공간(식당) 조성·운영, 도시락 나눔, 안부살핌 등을 통해 1인 가구 주민들의 사회적 관계망 형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관내 거동불편 노인을 대상으로 돌봄단을 운영해 1일 3시간, 주 3일(월 36시간 내) 안부 확인 및 정서프로그램을 지원할 계획이다.
서구는 쌍촌종합사회복지관 3층 프로그램실에서 ‘쌍촌케어 돌봄교실’을 운영한다. 돌봄교실은 영구임대형 케어안심주택(쌍촌주공) 입주자·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주 1회 맞춤형 직업 교육 및 유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북구는 관내 거주자 중 사회적 고립도 및 가구취약성이 낮은 돌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지역거점형 건강마음돌봄’을 진행한다. 1대 1 방문형 서비스와 집단 공동체 돌봄서비스를 동시에 실시하는 사업이다.
광산구도 관내 영구임대아파트 2개 단지에서 저녁 식사를 희망하는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마을밥카페’를 운영한다. 식사 제공과 함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손옥수 광주시 돌봄정책과장은 “고독사의 증가 현상은 광주시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사안이다”면서 “현재 각 자치구로부터 특화사업계획을 전달받았다. 사업계획이 구체적으로 수립되면 ‘광주다움 통합돌봄’내 사업으로 확정해 선제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