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교과부가 발표한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최종안에 민주주의 관련 구체적인 내용들이 제외됐다. 4ㆍ19혁명과 5ㆍ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 구체적인 민주화 계기는 물론 '이승만 독재'와 '전두환 신군부 정권'등 독재와 관련된 주요 내용을 삭제했다.
이에 대해 5월 단체와 시민들은 "유네스코가 인정한 5ㆍ18민주화운동을 정부가 부정하는 것은 역사가 오히려 뒷걸음질 하는 격"이라며 집필기준 즉각 폐기를 주장했다.
5ㆍ18기념재단과 5월 단체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민주화운동 관련 주요 내용을 전면 삭제토록 지시한 반역사적 폭거를 온 국민과 함께 규탄한다"며 "이는 법ㆍ제도적으로 완성된 5ㆍ18민주화운동과 지난 30년간 이뤄놓은 5월 항쟁사를 짓밟는 반민주적, 반교육적 작태"라고 지적했다.
정수만 5ㆍ18민주화운동유족회장도 "이번 정권이 가지고 있는 생각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가 없다"며 "아무런 생각들이 없다. 이는 국민의 희생을 부정하는 것과 똑같다"고 분개했다.
김찬호 기념재단 사무처장은 "기념재단과 5월만의 문제로 끝나서는 안되는 중요한 사안이다"며 "광주, 나아가 전국시민사회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해 구체적이고 강력한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이다"고 밝혔다.
시민들 역시 교과부가 발표한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최종안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광양지역 초등학교 교사 최모(26)씨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 가치관을 심어주지는 못할 망정, 있었던 사실까지 삭제한다니 허탈하다"며 "주요내용이 다 빠진 교과서로 어떻게 아이들에게 민주화 과정을 설명할 수 있겠느냐"며 반문했다.
정치권에서도 정부의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안에 대해 반발했다.
민주당 김영진(광주 서구을), 강기정(광주 북구갑) 의원은 각각 성명을 내고 "교육과학기술부가 새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에 5ㆍ18 민주화운동을 삭제하기로 한 것은 우리 역사에 대한 왜곡이자 민주화 운동에 대한 모독"이라며 "집필 기준 삭제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수란 기자 sr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