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광주 실종 여중생 '온라인그루밍' 노출 가능성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 사회

광주 실종 여중생 '온라인그루밍' 노출 가능성

●온라인그루밍에 병드는 10대들
평소 SNS·익명채팅·게임 등 이용
휴대폰 내역 삭제 범죄 노출 의혹
광주서도 잇따라 성착취범 송치
심리적 의존성 키워 성범죄 조장

게재 2022-09-21 17:53:18
최홍은 편집디자인
최홍은 편집디자인

대전으로 이동 후 실종 두 달째인 여중생이 평소 게임이나 SNS 등을 즐겨하던 정황이 하나 둘 나오면서 범죄 노출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청소년을 노린 온라인그루밍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실종 학생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일 경찰 수사와 주변인의 증언 등에 따르면 7월18일 광주에서 대전으로 간 뒤 행적이 사라진 여중생 A양은 평소 SNS나 게임을 좋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대전으로 이동한 이유가 온라인 상에서 친분을 쌓은 지인을 만나러 간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무엇보다 A양이 휴대폰의 통화나 문자 등 모든 내역을 삭제한 행위가 온라인그루밍 범죄 노출 사실을 숨기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의구심 또한 커지고 있다.

온라인그루밍 범죄란 게임, SNS, 채팅앱 등으로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해 유인하고 길들여 성착취 행위를 용이하게 한 뒤 피해 사실을 밝히지 못하게 막는 행위를 말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엘 성착취 사건', 'N번방 사건' 등이 있다.

최근 광주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전국적으로 온라인그루밍에 대한 범죄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2일 광주 남부경찰은 개인 방송 플랫폼에서 알게 된 여성 아동·청소년들을 상대로 성 착취물을 녹화해 소지한 20대 남성을 검찰에 넘겼다. 이 남성은 지난해 10월 여성 아동·청소년 5명의 신체를 몰래 녹화해 100개가 넘는 성착취 영상물을 소지한 혐의를 받았다. 피해를 본 아동·청소년 5명 중 3명은 12~16세다. 나머지 피해자 2명의 소재는 파악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에도 광주 동구에서 SNS를 통해 알게 된 중학생을 노린 성범죄가 발생했다. 광주 동부경찰에 따르면 당시 미성년자에게 2만원을 주고 음란 행위를 지켜보게 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20대 남성 2명이 불구속 송치됐다. 이들은 트위터에서 관련 검색어(해시태그) 기능을 통해 미성년자에게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국내 청소년의 10명 중 2명은 온라인그루밍의 온상인 오픈 채팅에 참여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현황 및 대응방안 연구'에 따르면 오픈채팅 참여 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비중은 19.6%에 달했다. 또 오픈 채팅을 해본 청소년 중 65.3%는 낯선 타인으로부터 사적인 연락을 받아본 적이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온라인그루밍의 특성 상 성범죄 피해자들이 곧바로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피해 예방과 보호를 위한 사회적 관심을 당부했다.

박다현 광주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장은 "온라인그루밍은 가해자가 청소년의 욕구나 취약점을 정확히 간파해 고민 상담이나 도움, 물질적 보상 등을 통해 본인에 대한 피해자의 의존성을 키워간다"면서 "이후 성적인 대화와 행동을 연인 간의 자연스러운 행위로 청소년에게 학습시키고, 피해자가 불편함을 느낄 때 자신의 범행을 주변에 알리기 어렵게 협박이나 또 다른 범죄를 벌이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피해자가 재빨리 온라인그루밍 범죄를 인지하고 신고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박 소장은 "최우선적으로는 '개인정보보호'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만약 피해를 입었다면 채팅, 촬영물 등의 피해 증거를 절대 삭제해서는 안된다"며 "지인이나 가족에게 알려질까봐 두려워하지 말고 수사시관이나 상담소를 방문해 최대한 지원과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실종 66일째인 이날까지 A양의 소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광주 서부경찰은 대전 동부경찰에 요청한 공조 수사를 더욱 강화해 수색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