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농산물로 만든 빵, 전국 시그니처 만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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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전남 농산물로 만든 빵, 전국 시그니처 만들게요"
지역 명물 빵·술 지역효자로 만들자 ⑤순천 조훈모과자점|| 1994년 조계훈 형제가 오픈 ||배 등 지역 특산물 빵 접목 ||전국 음식경연대회 휩쓸어 ||“빵보다 문화파는 빵집 될 것”
  • 입력 : 2022. 05.10(화) 11:40
  • 김은지 기자

전남 순천시 연향동 1050-54 나동에 위치한 조훈모과자점 팔마점 내부 전경.

골목 곳곳에 자리 잡아 터줏대감 역할을 하던 동네 빵집이 프랜차이즈 업체의 등쌀에 떠밀려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런 가운데, 프랜차이즈와의 정면승부에도 밀리지 않고 순천을 넘어 전국구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빵집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순천시의 조훈모과자점(대표 조계훈·조훈모)이다.

조훈모과자점은 광주에서 빛고을도로, 고창담양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20분가량 달리면 도착한다. 연향동에 위치한 본점 외에도 팔마점, 죽도봉점 총 3개점이 운영 중이어서 순천시 곳곳에서 조훈모과자점을 만나볼 수 있다.

조훈모과자점에 들어서자마자 갓 구운 빵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매장 한구석을 가득 채운 50여가지의 빵은 당일 생산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배빵과 복분자케이크, 모링가전병 등 조훈모과자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지역 특산물 빵들이 눈에 띄었다.

2018년 전국 음식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조훈모과자점의 시그니처 메뉴인 '촉촉바삭 배빵'.

●배·복분자 등 지역 특산물, 이제 빵에서 맛보자

조훈모과자점에서 필히 맛봐야 할 빵으로, 출시 4년 만에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로 자리 잡은 촉촉바삭배빵(배빵). 2018년 전국 음식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배빵은 배와 매실, 꿀이 듬뿍 들어가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촉촉한 이른바 '겉바속촉'으로 남녀노소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조훈모 대표는 나주배에 밀려 그 이름을 날리지 못한 순천배와 광양매실보다 빨리 선점하지 못해 2등으로 머물러야 했던 순천매실을 듬뿍 넣어 순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배는 예전부터 기관지 질환에 효과가 있어 감기·해소·천식 등에 좋으며, 배변과 이뇨작용을 돕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복분자케이크도 빼놓을 수 없다. 조훈모과자점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복분자케이크는 전북 순창에서 현지매입한 복분자로 만들어진다. 일교차가 심한 지역이라 당도가 높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촉촉한 카스테라 시트에 복분자 특유의 짙은 자주빛 크림이 발라진 복분자케이크는 순천 시민들이 특별한 날마다 찾는 특별한 케이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복분자의 폴리페놀, 비타민C 성분은 혈관 속 활성산소를 제거해 주며, 안토시아닌은 강력한 항산화 효능을 가지고 있어서 피로회복과 노화 방지, 면역력 회복에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순천시의 산림특화 작물인 순천만모링가로 만들어진 모링가 전병을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 밖에도 조훈모과자점에서는 생크림단팥빵, 밤만쥬, 소금빵, 고로케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그중에서도 생크림단팥빵은 단팥빵 속에 있는 부드러운 생크림을 팥과 같이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30년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빵에만 매진'

조훈모과자점은 서울 크라운베이커리에 근무한 형 조계훈과 서울 리치몬드에서 공장장으로 근무한 동생 조훈모 형제가 의기투합해 지난 1994년 순천에서 문을 열었다.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건강한 빵을 만들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달려온 조훈모과자점은 순천 시민들은 물론 전국 빵순이 빵돌이들을 사로잡은 순천 대표 빵집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사단법인 한국제과기능협회에서 대한민국이 인정한 '빵과 과자의 달인' 제과기능장의 빵집으로 인정받았으며, 지난해에는 백년가게(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면서도, 오래도록 고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곳으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실시하는 평가에서 그 우수성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은 점포)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조훈모과자점은 '늘 새로운 맛을 가진 빵을 만들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제품의 연구개발에 끊임없이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설연구소를 개소해 상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그 꾸준함으로 '조훈모'만의 시그니처 빵들을 매달 2개 이상씩 선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당일 생산,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고객에게 신선한 빵을 제공해 신뢰까지 얻었다.

조계훈 대표는 "빵을 처음 만지게 된 건 1976년이었다. 어릴 적 공부 대신 배운 빵으로 평생을 먹고 살게 돼서인지 일찍이 '빵 하나만 보고 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항상 다짐하는 것은 '정체되지 않기'다. 그렇기 때문에 빵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절대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게 바로 조훈모과자점만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훈모과자점의 조계훈 대표가 직접 만는 빵들을 살펴보고 있다.

●"목표는 빵이 아닌 '조훈모 문화'를 판매하는 것"

깊은 우애를 자랑하는 조계훈, 조훈모 형제는 드러내지 않으며 25여년째 크고 작은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께 보고 배운 '나눔 정신'이 뼛속 깊이 새겨졌기 때문이다.

조계훈 대표는 "부모님은 집 앞을 지나가는 동네 이웃도 그냥 보내는 법이 없었다. 물이라도 한 컵 내어주고, 결국엔 당신 가진 것까지 다 내어주는 부모님을 보고 나눔의 깊은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며 "조훈모과자점은 나만의 가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는 순천시와 시민들에게 책임감을 느끼는 공간이니 서로 어울리고 맞물려 톱니바퀴 같은 삶을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두 형제는 고객의 놀이터가 될 수 있는 조훈모과자점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빵을 파는 단순한 빵집이 아니라, 조훈모의 문화를 파는 하나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조대표는 "빵과 문과를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선보이기 위해 열심히 발로 뛰고 있다. 이제는 빵집도 고객의 놀이터가 되고 하나의 휴식공간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획기적인 가게, '순천에 왔으면 여기는 꼭 들러야 한다'라는 생각이 들 만큼 멋있는 4호점을 내놓고 싶다. 순천시민들, 그리고 순천을 찾게 될 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조훈모과자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복분자케이크.

김은지 기자 eunzy@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