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펑크> 우주 향한 끝없는 도전 로켓, 인류의 희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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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펑크> 우주 향한 끝없는 도전 로켓, 인류의 희망일까
스페이스X, NASA제치고 우주 선봉장 ||영화 ‘리턴 투 스페이스’ 스페이스X 성패기 ||팰컨9 재사용 로켓… 우주쓰레기 줄여 ||지난해 누리호 발사 국내 독자 기술 집약 ||인간의식 지평 넓히는 일 계속 도전해야
  • 입력 : 2022. 05.12(목) 11:56
  • 최황지 기자

스페이스X의 팰컨9이 우주 미션을 완료한 뒤 정해진 착륙지점에 수직 착륙하고 있다. 스페이스X 공식 홈페이지

"지구는 인류의 요람이죠. 하지만 요람에 영원히 머물 수는 없어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죠. 별들이 있는 우주로 나아가 인간 의식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해야 합니다. "

가상화폐 좀 투자해 봤던 사람이라면 자다가도 치를 떨 인물이지만, 우주 덕후들 사이에선 영웅 칭송을 받는 일론 머스크가 직접 한 말이다.

머스크는 우주를 향한 거대한 꿈을 담대하게 실현하고 있다. "달에 기지를 건설하고 화성에 도시를 세울 겁니다." 머스크가 입버릇처럼 되새기는 꿈이 현실로 성큼 다가온 듯 하다. 그 중심에는 머스크가 2002년 설립한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있다. 테슬라의 대주주이지만 어릴 적부터 타고난 '우주광'이었던 머스크가 페이팔을 매각하고 세운 스페이스X는 20년이 지난 현재 21세기 우주 개발의 선봉장으로 불리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영화 '리턴 투 스페이스'를 소개한다.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의 희노애락이 담긴다. 세계 1위 재벌인 머스크의 우주 야망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는 게 아니라, 천문학적 액수가 투입된 로켓이 공중에서 폭발하고 또 터지는 이 비합리적인 상황에서도 로켓을 우주로 쏘아올리는 이유, 그 당위성을 설명해준다.

'로켓을 재사용할 수 있을까?' 이 물음이 영화를 이끄는 주된 질문이다. 어마어마한 위용의 로켓이 대기를 뚫고 위성을 배출하고 지구로 회귀해 목표 지점에 착륙한다는 이야기다. 로켓의 재활용. 그것은 '불가능'의 영역에서 '가능'의 영역으로 점차 이동한다. 힘의 이륙보다 정교한 착륙이 더 힘든 발사체가 제자리를 찾아 안정적으로 착륙하는 모습은 굉장히 인상적이다. 스페이스X의 팰컨9은 100회 이상 재사용됐다. 우주 진입 비용과 우주쓰레기를 획기적으로 낮췄다.

스페이스X가 쏘아올린 로켓의 의미는 우주의 크기만큼 무한해 보인다. 위에서 언급한 발사체 재사용, 세계 최초 발사체의 수직 이착륙, 민간기업으로서는 최초로 민간유인우주선을 국제우주정거장에도 보냈다.

조만간 스페이스X는 NASA와 함께 달 착륙 미션인 '아르테미스 계획'을 시작한다. 지난 1972년을 마지막으로 NASA도 경제적 이유로 종료했었던 미션이다. 머스크의 플랜에는 오는 2050년엔 화성에 도시를 짓겠다는 계획도 있다. 머스크의 로켓급 추진력에 30년 뒤면 인간이 '다행성 종족'이 될 것이란 시나리오가 마냥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넷플릭스 영화 '리턴 투 스페이스'의 일론 머스크. 뉴시스

지난해 10월 고흥에서 날아오른 누리호 발사가 떠오른다. 지상을 박차고 나아가 초음속으로 대기권을 뚫고 우주를 향해 달음박질하는 누리호는 인간 존재의 표상처럼 보였다. 궤도 안착은 실패해 절반의 성공이란 평가가 남았지만 국내 독자 기술로 만든 최초의 로켓이라 의미가 깊다. 또 고흥 앞바다에서 돗자리나 망원경을 챙겨 누리호의 비행을 직관한 사람들에게 각인된 그날의 설렘과 기대는 반쪽 성공 그 이상의 그 가치를 지닌다.

영화 속 스페이스X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개발한 '팰컨1' 로켓이 번번이 실패하면서 절대적 위기에 봉착한다. 미션에 실패할 때마다 회사 자금이 바닥나는 것도 힘들지만 그것보다 더 고역인 것은 산산조각난 로켓을 제 손으로 치우는 일이다. 영화 속 스페이스X 기술자들은 팰컨1이 공중에서 폭발하고 바다 위로 잔해들이 떠다닐 때 매우 깊은 절망감에 빠져들었다고 고백한다. 눈 앞에 있는 실패를 받아들이는 데에는 그만큼 힘이 든다.

그럼에도 영화는 '실패를 잊지 않기 위해 시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영화 후반부 머스크는 이런 말을 던진다.

"사람들은 기술이 저절로 발전된다고 착각합니다. 그건 사실이 아니죠. 고대 이집트의 발전한 문명을 보면 그때는 피라미드를 만들 수 있었지만 지금은 방법을 잊어버렸어요. 로마를 봐도 똑같아요. 고도의 송수로를 만들었지만 이후 방법을 잊어버렸죠. 1969년엔 사람들을 달에 보냈는데 이후 방법을 잊어버렸어요. 지금 기회의 문이 열린 거에요. 하지만 그 문이 언제까지 열려있지 않아요. 문이 열려있는 동안 기회를 활용해야 해요."

오는 6월이면 누리호의 두 번째 발사가 진행된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이 집약됐다. 누리호의 발사를 위해 노력한 여러 기술자들과 민간 기업들의 혁신 기술도 투입됐다. 누리호의 두 번째 비행을 보기 위한 여러 시민들이 고흥 앞바다에 모일 것이다. 실패와 성공을 넘어 도전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결국 우리 의식의 범위와 지평을 넓히는 일이다.

글 = 나스닥의 바다에 헤엄치는 물개소녀

편집디자인=어구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지난해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나건호 기자

편집디자인=어구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