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싶은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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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걷고 싶은 도시
최권범 뉴스콘텐츠부장
  • 입력 : 2021. 12.26(일) 14:13
  • 최권범 기자
최권범 뉴스콘텐츠부장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에게 걷기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다. 각종 이동수단의 발달로 갈수록 걷는 시간이 줄어드는 현실이지만 건강을 지키는데 걷기만큼 좋은 게 없다. 최근 들어 걷기를 통해 환경운동을 실천하고, 또 기부도 하는 등 다양한 걷기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플로깅이다. '줍다(Pick up)'와 '조깅(Jogging)'을 합친 말인데, 산책을 하거나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환경보호 활동을 뜻한다. 스웨덴에서 처음 시작됐는데 광주에서도 여러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걷기를 이용한 기부 캠페인도 등장했다. IT 사회적기업인 빅워크가 내놓은 모바일 기부 플랫폼인데 걷는 만큼 걸음 수를 기부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면 활동 감지 센서가 작동해 걸음 수와 칼로리를 자동으로 측정한다. 이렇게 모은 걸음 수를 다양한 캠페인에 기부할 수 있다. 자신의 건강을 챙기면서 덤으로 선한 영향력까지 행사할 수 있다. 이같은 걷기 트렌드는 잘 갖춰진 보행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런데 광주의 여건은 아직 미흡하다. 광주시민권익위원회가 올해 광주시민총회 의제로 선정된 '걷고 싶은 도시, 광주' 실현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9~10월 면접조사를 벌였는데, 보행환경 종합 만족도는 57.59점으로 매우 낮게 나왔다. 시민들은 걷기에 방해되는 요소로 △좁은 보도 60% △파손된 보도 58.1% △산책로·공원 등 걷기 부족한 공간 47.7% 등을 꼽았다. 또 걷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시급한 사업으로는 △차로수 폭 조정을 통한 보도 확장 및 설치 △가로수와 조명 설치 △보도 단절을 연결하는 횡단보도 확충 등을 제시했다. 특히, 걷고 싶은 도시 만들기 추진 필요성에 대해 응답자의 95.8%가 찬성한다고 답하는 등 시급히 시행해야 할 시민체감형 정책으로 분석됐다. 광주시민권익위는 이번 시민 인식조사 결과를 토대로 걷고 싶은 도시 광주 실행계획을 수립해 광주시에 적극 추진을 권고했다. 걷고 싶은 도시는 걷기 편한 길에서 비롯된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장애인과 노인, 어린이 등 보행 약자들이 걷는데 불편이 없어야 하고, 교통사고 위험 또한 사라져야 한다. 동네 생활도로, 통학로부터 걷기 편한 길을 만드는게 우선이다. 사람을 중심에 놓는 보행 정책이 걷고 싶은 도시 만들기의 기본이다.

최권범 기자 kwonbeom.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