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윤(62·주말농부) (383/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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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사람들
최장윤(62·주말농부) (383/1000)
  • 입력 : 2021. 11.25(목) 15:46
  • 최황지 기자

"주말마다 장성에 있는 내 텃밭에서 농사를 짓는 재미로 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상추, 고추를 재배해 봤어요. 생기가 돋고 무럭무럭 커가는 모습이 너무 뿌듯했습니다. 재배한 채소들을 주말에 가지고 와서 가족들하고 같이 먹는 것도 저에겐 너무 좋은 기억이었어요. 그러다보니 조금씩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제가 시골에서 살다가 광주로 왔기 때문에 그런 취미가 내재돼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계절 작물을 심어볼까 하고, 마늘하고 양파를 겨울에 심었어요. 경운기나 트랙터가 없어서 스스로 땅을 일구고 있습니다. 마늘은 한 3000개 대충 키웠고 양파도 한 약 3~4000개를 키우고 있죠. 주말에 딸이나 가족들이 와서 같이 심어줘서 가족 화합도 잘 됩니다. 작물을 재배하면 정말 내 자식 같아요. 주말마다 텃밭에 가기도 하지만 여느 때는 점심 때 갔다가 물도 주고 오면서 그런 보람으로 살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그림도 잘 그립니다. 상도 많이 받아보고 중학교, 고등학교 때까지 그림을 그렸거든요. 그러다 눈이 좀 피곤하더라고요. 그래서 젊었을 때 하는 일이지 않을까, 나이 먹고는 좀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지금도 하고는 싶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일을 할 수는 없죠. 내가 다시 돌아갈 땅이나 신선한 공기를 느끼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서 농장에 푹 빠져 살고 있습니다.

광주에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올라왔습니다. 그때가 한 10살이었으니 50년 동안 광주에 살았네요. 광주를 떠나고 싶은 마음은 없고요. 광주에서 제가 나고, 여기서 떠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 풍요로운 광주면 좋을 것 같아요. 사람과의 끈끈한 정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고요. 남을 도울 줄 알고 없는 사람들을 생각해 주고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주는 그런 광주가 되면 좋겠지요."

광주사람들 최장윤(62·주말농부)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