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발전 오버 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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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태양광발전 오버 히트
  • 입력 : 2021. 05.06(목) 15:32
  • 이기수 기자

 

이기수 사진

태양광발전에 대한 관심이 달궈지고 있는 모양새다.신안 안좌면 주민 3000여명은 최근 1인당 12만원의 태양광발전 배당을 받았다. 이들 주민은 협동조합을 만들어 96㎿급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는데 총사업비 (2830억원)의 4%인 113억원을 채권 매입 방식으로 참여했고, 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으로부터 수익금을 되돌려받은 것이다. 발전 사업자들이 87만7000㎡(26만여평)태양광발전시설 설치에 대한 주민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이같은 사업 방식을 택한 결과로 판단된다. 민간태양광발전사업자들은 신안 뿐만 아니라 전남도내 간척농지와 폐염전 부지를 사업 부지로 삼아 땅을 매입하거나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태양광발전사업의 열기가 뜨거워짐에 따라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전남에서 최근 5년간 태양광 발전과 관련해 제기된 민원은 414건에 이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 경관과 산림을 훼손한다며 태양광 개발에 반발하고 , 사업자들은 주민 합의나 발전 기금 기부 등을 내세워 사업을 불허한 자치단체와 소송전에 나서는 등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또한 태양광발전시설이 폭증해 한전의 송·배전망 및 전력계통 한계치를 넘어 발전을 중단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급기야 제주도는 지역내 풍력 및 태양광발전설비 급증으로 전력이 남아돌면서 신재생에너지 생산 조절을 위해 총량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서 사업용 태양광발전이 본격화한 것은 노무현정부시절부터인데 여러 곳에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정부는 민간 보급 확대를 목적으로 소규모 태양광발전 사업자에게 안정적인 수익 보장을 하는 한국형 FIT를 도입했다. FIT는 정부가 일정 기간 동안 안정적인 가격으로 신재생에너지로 발전된 전력을 구매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이런 이유로 한동안 태양광발전은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대체에너지원이기보다는 은퇴후 노후자금 마련이나 재테크수단으로 여겨졌다. 이후 전력판매가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투자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러던중 정부 그린뉴딜정책과 전지구적인 과제로 떠오른 기후 위기 대응의 절박성 등으로 인해 다시 태양광발전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차량도 엔진이 과열되면 멈춰서듯 태양광발전도 오버 히트(overheat)양상을 보이고 있다. 땅을 임대해 농사를 짓는 임차농이 전체의 60%인데 대규모 태양광발전소 건설로 농지가 잠식되고 생계를 위협받게되는 것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인류생존을 위한 에너지원인 태양광발전은 FIT같은 지원 제도만으로 안착시킬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기존 에너지원과 신재생에너지간 수급 조절과 태양광 및 풍력발전 건설을 둘러싼 갈등 해결,개발 이익 공유 문제 등 에너지전환 전반을 총괄하는 에너지전환청(가칭)같은 정부 기관 신설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이기수 수석논설위원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