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접촉자인데 격리통보 안오네?"…혼선 빚는 자가격리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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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밀접촉자인데 격리통보 안오네?"…혼선 빚는 자가격리 기준
확진자 밀접촉자 격리 누락 사례||당사자 스스로 보건소에 신고해||자발 격리·능동감시자 증가 추세||해제 기준 없는 자발격리자 고통||“역학조사 구조 완벽할 수 없어”
  • 입력 : 2021. 01.06(수) 17:40
  • 곽지혜 기자
광주 북구 공직자들이 지난해 12월21일 용봉동 긴급재난 구호품 보관소에서 코로나19 관련 자가격리자들에게 보낼 식료품 15종이 담긴 생필품을 정리하고 있다. 광주 북구청 제공
#A씨는 지난달 황당한 일을 겪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모임을 같이 한 밀접촉자임에도 자가격리 행정명령을 통보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가격리를 하고 검사를 받은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만일 '자신이 감염됐는데도 행정명령을 받지 못해 모르고 일상생활을 영위했다'면 이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몸서리를 친다.

광주·전남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쉽게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밀접촉자의 자가격리 누락 사례 등이 발생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 모니터링 대상이 아닌 일상접촉자들의 격리 기준에 대한 혼란 역시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A씨가 접촉한 확진자는 지난달 자가격리를 모두 마치고 학교 수업 등 일상생활을 시작했지만, 자가격리 해제 이후 증상이 발현돼 재검사에 양성판정을 받았다.

격리 해제 이후 다시 증상이 발현되기 전까지 A씨 등 다수를 접촉한 것이다. 수업을 진행한 기관의 통지로 A씨를 포함한 해당 수업의 접촉자들은 모두 1차 검사를 받고 음성 결과가 나왔지만, 자가격리 여부에 대한 안내는 여전히 없었다.

보건소에 문의한 결과 "확진자 밀접촉자 명단에서 누락됐기 때문에 행정명령이 가지 않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순천시 조례동에 거주하는 B(29)씨도 최근 자신이 참여한 봉사활동 참가자 중 확진자가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보건소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다.

B씨가 연락을 받지 못한 이유는 면적과 접촉 시간 등 조건을 고려해 자가격리자가 아닌 일상접촉자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일상접촉자, 즉 능동감시대상자는 일단 코로나19 검사 대상에 포함되지만, 자가격리자처럼 모니터링 대상은 아니다. 첫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더라도 7일간 외출을 삼가고 다른 사람과 접촉을 피할 것이 권고 되지만, 말 그대로 권고 사항이지 의무 사항이 아니다.

B씨는 "차라리 자가격리자로 지정이 되면 언제부터 언제까지 격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 확실한데, 저 같은 경우는 언제부터 출근을 해도 되는지, 또 일상 생활을 해도 되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 너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자가격리 대상자였지만 통지가 누락된 A씨와 능동감시자로 분류된 B씨의 경우는 다르지만, '자가격리 기준'에 대한 혼란이 심각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문제는 현재 광주·전남지역은 교회·요양병원 등을 기점으로 감염 확산이 심상치 않은 수준인데다 특히 집단 감염원과 접촉한 자가격리자들 중 잇따라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6일 오후 2시 기준 14명이 추가로 확진된 가운데 절반인 6명이 청사교회 관련 접촉자들로 자가격리 해제 전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에도 에버그린요양원 관련 5명, 청사교회 관련 6명 등 자가격리 해제 전 검사에서 확진자들이 다수 발생했다.

확진자들의 감염 경로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가격리자들의 확진 경우가 늘어나며 밀접촉자 뿐만 아닌 일상접촉자들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사실 역학조사 구조상 그 자체가 100% 과학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며 "확진자의 진술과 카드내역 등에 의해 역학조사가 시작되는데 본인의 동선이나 접촉자들을 모두 기억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역학조사반이 CCTV와 출입명부 등을 통해 추가로 접촉자를 조사, 이 과정에서 충분히 구멍이 발견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까지 밀접촉자가 누락돼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는 집계되지 않아 다행이지만, 역학조사반도 더욱 치밀하게 접촉자들을 살펴야 할 것이고 확진자 분들의 정확한 진술도 접촉자 확인이나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 일일 확진자는 올해 첫날 13명을 시작으로 2일 26명, 3일 74명, 4일 23명, 5일 30명 등으로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