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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주민 합의 없이"… 풍력발전 이격거리 완화 날치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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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주민 합의 없이"… 풍력발전 이격거리 완화 날치기 논란

화순군의회 임시회서 발의
6월 부결된 조례안 재상정
주민의견 제출기간 짧아
"친환경 정책 발맞춰야"

게재 2020-09-22 16:40:18
지난 18일 열린 화순군의회 제242회 임시회의 모습. 화순군의회 제공
지난 18일 열린 화순군의회 제242회 임시회의 모습. 화순군의회 제공

화순군 모후산 일원에 건립하려던 풍력발전시설을 둘러싸고 마을주민과 군의회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6월, 풍력발전시설과 마을간 이격거리를 완화하는 내용의 조례안이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부결됐지만 3개월 후 화순군의회가 이격거리 완화를 골자로 한 조례안을 또 한 번 상정하며 갈등을 키웠다.

지난 17일 화순군의회는 제242회 임시회에서 '화순군 도시계획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화순군의회 이선, 김석봉 의원이 공동 발의한 이 조례안은 풍력발전시설이 열 가구 이상의 취락지역으로부터 800m 이내, 열 가구 미만의 경우 500m 이내에 입지하지 아니할 것을 명시했다. 지난 6월 부결됐음에도 또 다시 같은 내용의 조례안을 재상정한 것이다.

화순군의회는 지난해 난개발을 막기 위해 풍력발전시설 이격거리에 대한 조례를 최초로 제정했다.

열 가구 이상 2000m, 열 가구 미만 1500m가 기존 조례 내용이었으나 열 가구 이상 800m, 열 가구 미만 500m로 이격거리를 완화시킨 내용의 조례 개정을 상반기에 추진했었다.

이에 화순군 주민들은 동복면 풍력발전소 대책위원회를 꾸려 "소음이나 전자파 피해, 주민들의 의견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조례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 만들어진 조례안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반대 시위를 펼쳤고 마침내 6월, 조례안 부결을 끌어냈다.

그러나 지난 17일 임시회를 통해 조례안이 재상정되자 다음 날인 18일, 동복면 풍력발전시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책회의를 가졌다.

대책위원회 임종표 총무는 "주민들은 11월 정기회에 한 번 더 상정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 그러나 군의회가 또 한 번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기습적으로 재상정을 한 점은 매우 유감이다"며 "주민과 공청회를 거치는 등 꾸준히 소통해 나가자는 주민들의 의견을 당일(17일)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날 펼쳐진 임시회에서 조례안을 기습으로 발의한 점이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선 의원 등이 입법 예고한 개정 조례안은 지난 17일(목요일) 상정됐다. 이 문서에는 22일까지 주민들의 이의신청을 받는 기간을 뒀지만 형식적인 문구에 불과하다. 대부분 입법 예고된 조례안에 대한 주민 의견 제출 기간은 약 2주, 그러나 이 조례안의 경우 주말을 제외하면 단 4일뿐이라 주민들은 "의회의 의견 수렴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풍력발전소 건립 예정지 2㎞ 반경 이내에 있는 7개 마을에 대한 합의 과정이 1차 상정 때와 동일하게 빠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총무는 "전반기에 반대했던 이유도 절차상의 문제 때문이었다"며 "7개 피해마을이 아닌 2㎞ 바깥에 있는 마을을 대상으로 찬성 명부를 만드는 등 피해 마을을 고립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대책위원회는 오는 24일 화순군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임시회에서 집회를 꾸리고 주민들의 반대 의견을 명확히 전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조례안을 발의한 화순군의회 이선 군의원은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 방침에 따라 친환경적이고 무한한 공급력을 가진 풍력발전설치가 가능하도록 허가의 기준을 완화한 것이다"며 "국가 정책에 맞춰 개정안을 준비한 것이고 주민 합의 등 여러 문제들은 앞으로 해결 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최황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