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CEO·박우량>코로나19 대비에 대한 소고(小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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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CEO·박우량>코로나19 대비에 대한 소고(小考)
박우량-신안군수
  • 입력 : 2020. 06.03(수) 13:08
  • 편집에디터
박우량 군수
지난 1월 20일 질병관리본부는 우리나라 최초 코로나19 환자 확진 사실을 발표했다. 당시 사례가 없었던 급성 호흡기 감염병이라 감염 증상도, 치명률, 전파력 같은 기초적인 사실도 모른 상태에서 2015년 마련했던 메르스 지침을 기준으로 대응했다. 매일 0~2명씩 환자가 발생하면서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듯했다. 그러던 중 2월 18일 이른바 31번 환자가 진단되면서 대구·경북지역 환자가 폭발적으로 진단되는 사상 초유의 공중보건 위기 상황이 발생했고, 그곳의 의료자원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예기치 못한 상황 발생으로 정부에서는 전국 지자체 공공의료기관과 국방부 소속 의료인을 급히 동원하여 지원했다. 부족한 병상은 위중한 중증환자를 우선 배정 하였으며 다른 지역 의료기관까지 동원하여 환자를 분산시켰다. 경증 환자는 인근 수련원과 연수원 등의 시설을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하여 단계적으로 수용하고 현재의 안정세에 이르게 되었다.

복수의 자료에 의하면 감염병의 기원은 약 1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석기 시대 집단거주지가 생겨나고 농사가 시작되면서부터다. 이때 가축화한 야생동물이 갖고 있던 병원균에 사람들이 감염되고, 정착촌에 밀집한 사회구조는 감염병의 유행과 존속을 가능하게 했다.

예를 들면 홍역과 결핵, 천연두는 소에서 오고, 인플루엔자는 돼지와 오리, 백일해는 돼지 또는 개에서 매개된 질환이다. 확실치는 않지만, 이번 코로나19 매개 동물도 최초 박쥐를 의심하다 현재는 천산갑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이러한 감염병을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단기간에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키고, 사람들의 활동을 제한하면서 사회경제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심하면 나라의 존립마저 위험에 처하게 하는 역사적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을 겪으면서 역설적이게도 우리나라는 방역 선진국으로 세계적인 조명을 받았다. 이 배경에는 환자 조기 발견을 위한 검사시스템을 신속히 마련하고, '개방성, 투명성, 정보의 공유' 방침으로 추진했던 이른바 3T, 추적(Trace)·검사(Test)·치료(Treat) 전략이 주효했다.

이와 덧붙여 우리나라가 방역 선진국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이면에는 시사점 몇 가지가 더 있다. 첫째, 유럽 등 다른 나라와는 달리 마스크의 공급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매년 봄철이면 황사에 대응하기 위한 마스크 수요가 지속적으로 있어 왔고,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개인위생에 도움을 준 것이다.

두 번째, 과잉공급된 병상이다. OECD 회원국의 평균적인 병상 공급 규모는 인구 10만 명당 400병상 정도고 우리나라는 요양병상을 제외하더라도 1000병상이 넘는다. OECD 회원국 평균의 약 2.6배에 달하는 병상을 확보하고 있다.

셋째, 우리나라의 초기 대응전략이 주효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그간의 경험으로 전파력이 높은 호흡기 감염병은 치명률이 낮다는 판단을 하고 코로나19도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게 확산되면서 면역을 획득하게 한다는 오판으로 급기야 의료자원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고 인명피해로 이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하면 비교적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조용한 전파자에 의한 지역사회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 '아프면 3~4일 집에 머물기', '두 팔 간격 건강 거리 두기', '매일 두 번 이상 환기, 주기적 소독',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 등 새로운 일상을 제안하는 이유이다.

이런 일상과 함께 중요한 제도적인 뒷받침이 되어야 할 것이 또 있다. 바로 비대면 진료, 즉 환자와 의료인 간 원격의료가 가능하도록 하는 법률 개정이다. 원격의료는 비대면 방식의 의료서비스로 급성 호흡기 감염병의 예방관리를 위해서 중요한 수단이다.

이와 함께, 신안군처럼 섬으로 이루어진 의료취약지는 도시 못지않은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로의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 호주, 독일, 일본, 중국, 스웨덴 등 세계 주요국은 서비스 내용은 조금씩은 다르지만, 원격의료 서비스를 도입하고, 관련 산업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는 현재 진행형이다. 앞으로의 더 큰 유행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국민들은 생활속 거리두기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정부에서는 필요한 제도 정비도 해야 한다. 코로나19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는 치료제와 백신이 해결되어야 하고, 현재는 그때까지 시간을 벌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