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방호복·호흡기 착용 '준비 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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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10㎏ 방호복·호흡기 착용 '준비 만전'
‘신종 코로나’ 방역 최전선 조선대병원 격리병동 가보니||감염 위험 높지만 의사·간호사 등 40명 비상 대기 ||훈련 통해 철저한 대비… “인력 부족 안타까워요”
  • 입력 : 2020. 01.29(수) 19:10
  • 김진영 기자
조선대병원이 29일 신종 코로나 환자 격리를 위한 선별진료소를 마련했다.
 29일 찾아간 격리병동인 조선대학교 병원 75호실 앞에선 직원이 "이제부터는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스탠바이(대기) 상태입니다" 아직은 제법 여유가 남아있는 바깥과는 달리 이곳에선 터질 듯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조선대병원 응급의료센터는 열 감지기가 없는 한쪽 문을 걸어 잠갔다. 평소 수두, 결핵 환자가 입원하는 격리병동 75호실은 모든 방을 비웠고 병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는 물리적으로도 완전 격리돼 3중으로 밀폐됐다. 100벌이 넘는 레벨 D 방호복도 준비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방역의 '최전선'에서는 이미 '전쟁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검체 라벨! 라벨! 빨리! 빨리! 뛰엇."

 이날 순천에서 메르스 의심 환자가 이송됐다. 의료진들은 1초의 여유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이 분주했다.



 간호사들은 1분만에 방호복과 장갑, 고글을 꼈다. 전신 방호복을 입은 간호사들이 환자의 체온과 혈압을 확인했다. 응급실 최전선의 젊은 의사·간호사들은 몸을 아끼지 않았다.

 간호사들은 방호복을 '우주복'이라고 불렀다. 엔95 마스크에 헤파필터가 달린 양압호흡기까지 무게만 10㎏에 달해 방호복을 입으면 우주에서 움직이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수간호사 주선옥씨는 "방호복이 무거워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면 한겨울에도 사우나에 다녀오는 것만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병원 응급실은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진앙지로 꼽힌다. 긴급환자를 돌봐야 하는 공간에서 의료진은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감염에 대한 공포는 없을까. 의료진은 "두렵지만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했다.

 현재 조선대병원에서 신종 코로나 방역에 투입된 의사와 간호사는 40여 명에 달한다.

 간호사들은 "무섭죠. 무섭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잖아요. 그래도 메르스 사태 이후 훈련을 충분히 해왔기 때문에 잘 대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6차례 메르스에 대비해 훈련해 온 것이 약이 된 셈이다.

 의료진들은 부족한 인력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 부족이에요. 환자를 위한 진료비는 국가에서 지원해주지만, 보건소 직원, 앰뷸런스 기사, 간호사 등 인력지원은 고스란히 병원 몫이죠. 결국 전염병과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료진들은 인력 부족에 시달릴 수 밖에 없어요."

 질병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료진들에게 신종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었다.



 한편 신종 코로나로 인한 중국내 사망자와 확진자 수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사이트를 통해 29일 오전 0시를 기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망자가 132명, 확진자가 5974명이라고 공식발표했다.



 신종 코로나가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국내로 입국한 전수조사 대상자 중 광주와 전남지역 거주자는 25명으로 조사됐다.

 중국 우한에 체류하며 귀국을 희망한 700여명은 30일부터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이들은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등 2곳의 임시생활시설에 수용된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