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큰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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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통 큰 배려
  • 입력 : 2020. 01.13(월) 15:07
  • 최동환 기자

'2002 한일 월드컵'의 영웅 중 한명이자 프로축구 레전드인 김남일(42) 감독이 지난해 12월 26일 성남FC 사령탑으로 취임했다.

김 감독의 성남 감독 취임은 친정팀인 전남드래곤즈의 '통 큰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 감독은 지난 2019시즌을 앞두고 2부 리그로 강등된 전남 코치로 부임했다. 전남 구단은 팀의 프랜차이즈 레전드 출신인 김 감독을 위해 많은 배려를 해줬다.

김 감독은 전남 코치 부임 직후 K리그1 감독을 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P급 자격증 취득을 위해 지난해 초 동계 전지훈련 기간 및 시즌 중에도 잠시 자리를 비우고 태국 등에 갔다 온 적이 있다.

이 과정에서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전남 구단은 김 감독의 향후 지도자 생활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이를 허락했다.

전남 구단의 배려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당초 전남 구단은 김 감독과 2020시즌에도 계속 일하기로 합의된 상태였다. 전남은 팀의 유소년 육성 분야에 대한 전권을 김 감독에게 맡기기로 했고, 김 감독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16일 남기일 성남 감독이 돌연 자진사퇴하면서 성남 구단이 김 감독에게 사령탑을 제안했고, 김 감독은 조청명 전남 사장에게 양해를 부탁했다.

김 감독의 결정에 조 사장과 전남 구단은 아쉽기는 하지만 김 감독의 성공적인 커리어를 기원하는 아낌없는 격려와 축하와 함께 그를 보내줬다. 이 때문에 K리그1에 또 한 명의 젊은 감독이 탄생한 것이다.

전남 구단의 '통 큰 배려'는 우리나라 정치권이 배워야 할 덕목이 아닐까 싶다.

지난해 민생은 뒷전으로 하고 선거제도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 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 조국 청문회 등을 둘러싸고 극한 대립과 갈등만을 일삼았던 정치권이 새해 들어서도 필리버스터법, 검경수사권조정안, 유치원 3법 등 쟁점 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의 대치가 극에 달하고 있어서다.

정치권의 이런 모습에 국민들의 속은 타들어간다. 올해는 전남 구단이 보여준 배려의 덕목을 정치권이 보여주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최동환 체육팀장 cdstone@jnilbo.com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