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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 사죄한 노태우 측, 여전히 뻔뻔한 전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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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 사죄한 노태우 측, 여전히 뻔뻔한 전두환

5·18 책임 놓고 엇갈린 신군부 두 주역

게재 2019-12-08 15:25:54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 씨가 지난 5일 광주를 다시 찾아 오월어머니집에서 5·18 피해자에게 머리를 숙였다. 재헌 씨는 이 자리에서 "5·18 당시 광주시민과 유가족이 겪었을 아픔에 공감한다. 아버지께서 직접 광주의 비극에 대해 유감을 표현해야 하는데 병석에 계셔서 여의치 않다."면서 "광주의 아픔이 치유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월단체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는 "아버지가 평소 '역사의 과오는 바로잡고 가야 한다'고 가족들에게 이야기했었다. 장남으로서 광주에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전했다.

재헌 씨는 이번 광주 방문에서 "아버지의 회고록 문제도 개정판을 낼 지 상의해 봐야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이 '5·18의 진범은 유언비어'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던 2011년 펴낸 회고록의 수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재헌 씨는 앞서 지난 8월에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 앞에 무릎을 꿇고 아버지를 대신해 사죄하기도 했다. 지난 8월과 이번 광주 방문은 투병 중이어서 거동이 어려운 노 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태우 전 대통령 측의 거듭된 사죄와 달리 신군부의 핵심이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은 여전히 5·18 광주 학살의 책임을 회피하면서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전 씨는 2017년 펴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가 있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광주지법에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알츠하이머 등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재판에 불출석한 전 씨는 지난달 7일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오월단체 등의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이날 전 씨는 5·18 책임을 묻는 질문에 "광주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나는 모른다."고 답했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앞두고 보안사 사진첩과 당시 군 관련 자료 등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빠르면 연내에 5·18진상조사위원회가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진상조사위가 뜨면 전 씨 등의 죄악이 낱낱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거듭 사죄하고 있는 노태우 측과는 반대로 전 씨가 여전히 후안무치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전 씨의 태도는 2차세계대전 전범국으로서 독일이 거듭 사죄하고 있는 것과 달리 사죄에 인색한 일본을 닮았다. 뻔뻔한 전 씨는 진상조사위의 결과가 나오면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