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소의 대변신… "정(情)과 미소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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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정미소의 대변신… "정(情)과 미소를 만듭니다"
나주시·나주읍성도시재생주민협의체·광주MBC 협업||12월부터 '난장곡(曲)간'으로 사용…26일 쇼케이스||
  • 입력 : 2019. 11.21(목) 17:49
  • 최황지 기자

나주시 성북동에 위치한 호남 최초의 옛 나주정미소가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광주MBC 제공

쌀 찧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정미소(精米所)가 정과 맛을 간직한 웃음꽃 피는 문화적 공간인 정미소(情味笑)가 됐다.

나주시 성북동에 위치한 호남 최초의 옛 나주정미소는 최근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전라도 최대 곡창이었던 나주 평야에서 수확한 곡식을 쌀로 생산하던 역사적 장소가 문화 생산기지로 변신할 지 기대가 모아진다.

나주시, 나주읍성도시재생주민협의체, 광주MBC는 나주읍성권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폐허나 다름 없던 정미소를 개보수 했다. 100년 된 붉은 벽돌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으로 구조물을 보강했다.

나주정미소는 근현대 역사에서 매우 의미 있는 장소다. 지난 1920년 무렵에 만들어진 나주정미소는 쌀을 생산하던 장소였을 뿐만 아니라 1929년~30년 무렵에는 학생독립운동을 도모하던 곳으로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진원지기도 했다. 나주학생 만세시위 등 항일운동의 주역들이 모여 회의를 했던 나주항일운동의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의 도화선이 됐던 나주역 사건의 주인공 박준채는 박준삼의 동생이다. 금호그룹 창업자 고 박인천 회장이 1950년부터 1971년까지 그룹의 기반을 다질 무렵 죽호정미소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역사적인 의미와 나주의 소소한 사연을 품고 있는 나주정미소 부지에 남아있는 네 동의 건물 중 첫 번째로 업사이클링한 공간은 오는 12월부터 '문화콘서트 난장'의 전용 공연장인 '난장곡간'으로 사용된다.

난장곡간이라는 이름은 곳간에서 비롯됐다. 곳간은 곡물을 비롯한 각종 물건을 넣어두는 방 또는 집이라는 의미를 가졌다. 음악을 뜻하는 곡(曲)과 곳간이 합쳐져 곡간이라는 단어로 탄생했다. 난장곡간은 '문화콘서트 난장'에서 진행되는 공연을 통해 음악과 추억을 보관할 수 있는 장소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김민호 PD는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중심축으로 실력 있는 뮤지션들의 공연 무대가 되고자 한다. 또한 대중음악 문화를 이끌어나가는 중심이 되고 역사문화도시 나주의 문화 활력소로 작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나주정미소 난장곡간은 앞으로 난장의 공연 녹화뿐만 아니라 나주 시민들의 문화공간, 다양한 예술의 전시공간, 대한민국 촉망받는 뮤지션들의 창작공간으로 나주지역뿐 아니라 전라남도의 문화발전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의 음악문화 발전을 이끌어나가는 창조적인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MBC는 내달 6일 나주정미소 '난장곡간'의 공식 개관에 앞서 26일 오후 5시부터 지역민과 함께하는 공연 무대와 난장 쇼케이스를 마련한다. 이번 공연에는 정다한, 마이진, 김다나 등 트로트 가수를 비롯해 밴드계의 아이돌 더블유24, 관록의 밴드 타카피, 트로트 요정 요요미가 출연할 예정이다.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