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 채용비리 천태만상…커지는 진상규명 목소리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회일반
전남대병원 채용비리 천태만상…커지는 진상규명 목소리
간부끼리 서로 품앗이 비리…종합감사서 지적 이어져||광주지역 시민단체 진상규명 촉구 규탄 목소리 확대||
  • 입력 : 2019. 10.21(월) 17:29
  • 김진영 기자

전남대병원 채용비리가 국정감사 마지막 날인 21일 교육부 종합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소위 '아빠찬스', '삼촌찬스'도 모자라 고위간부가 서로 자녀에게 면접 최고점을 주는 '품앗이' 비리까지 불거졌다.

채용비리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 고위직 간부끼리 서로 '품앗이' 비리

21일 교육부 종합감사에 전남대 채용비리가 또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 15일 전남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아빠찬스' '삼촌찬스' 의혹을 제기했던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이번에는 '품앗이 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대병원 B 사무국장의 아들이 전남대병원에 지원했을 당시 A 총무과장이 면접관으로 참여했고 98점이라는 면접 최고점을 줬다. 높은 면접 정수를 바탕으로 B 사무국장의 아들은 전남대 병원에 합격했다.

반대로 올해 A 총무과장의 아들이 전남대병원에 지원하자 B 사무국장이 면접관으로 참여해 마찬가지로 98점이라는 면접 최고점을 줬다. 마찬가지로 A 총무과장의 아들도 1등으로 합격했다.

박용진 의원은 "두 사람은 단짝이고 같은 라인이다. 이게 품앗이 채용비리 아니냐"며 "자기 자식 채용 비리에 콤비 플레이를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B 사무국장이 채용비리가 적발된 이후에도 여전히 채용에 관여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용진 의원은 "비리 이후에도 (B 사무국장을) 계속 시험관리위원, 면접관으로 방치한 이유가 뭐냐"며 "무능과 무책임으로 채용비리의 소굴로 만든 병원장은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필기시험 문제 역시 사전에 유출된 것이 아니냐는 질타도 이어졌다.

박 의원은 "출제됐던 시험이 중학교 3학년 참고서 문제에 동일한 문제가 있는 것이 인터넷 상에서 확인된다"며 "출제 과정에서 어느 참고서를 봐라 정도의 간단한 귀띔만 있어도 사실상 시험지 유출 효과를 거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험지가 비리 의혹 당사자의 지휘라인에 있는 사무실에 보관돼 있었고 cctv도 없다"며 "문제 유출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지적에 결국 전남대병원 이삼용 원장은 "물의일으킨데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런 문제 대해서는 다시 발생하지 않게 최대한 노려하겠다"고 사과했다.

●진상규명 요구 목소리 이어져

연이은 논란에 전남대병원 채용비리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광주지역 시민단체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연대 기자회견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진보연대,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민중당광주광역시당, 민주노총광주본부, 전 국보건의료노조광주전남지역본부가 함께 했다.

김혜란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장은 "지난 10월 15일 국립대병원 국정감사에서 '아빠찬스', '남친 아빠찬스'로 전남대병원 채용비리의 뻔뻔함과 심각성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사무국장의 아들은 전남대병원 한 달 실습을 제외하고는 경력이 전무한데도 경험 많은 모든 사람들을 제치고 1등으로 합격했다"고 질타했다.

또 "전남대병원 측은 채용비리 연루자들에 대한 감봉과 경고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며 "해당 채용자들에 대한 조사는 커녕 피해자 구제책, 재발 방지책도 마련하지 않았다"고 힐난했다.

이들은 병원 측의 태도도 문제 삼았다. "전남대병원은 교육부 감사 전에 채용관련 서류 23건을 분실했다고 하는데, 교육부 감사 전에 채용관련 서류 23건이 분실되었다는 것은 다른 채용 비리나 더 큰 채용 비리가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폐기한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경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채용시험 주체와 운영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수사가 진행돼 불법을 저지른 자들은 책임을 달게 받아야 한다"며 "무고한 피해자들은 구제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22일에도 예정돼 있다.

광주 청년민중당은 22일 전남대병원 앞에서 채용비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병원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