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러 한명 없고… 배 타고 출근만 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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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프로파일러 한명 없고… 배 타고 출근만 3시간
국정감사 통해 본 열악한 전남경찰 현실||과학수사 중요성 높아져도 경찰 프로파일러는 전무||섬 지역 치안부재 '우려'… 여경 비율도 목표 못 미쳐
  • 입력 : 2019. 10.10(목) 18:22
  • 김진영 기자 jinyoung.kim@jnilbo.com
10일 전남경찰청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전남경찰청 국정감사가 개최됐다. 이날 전남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통해 공개된 각종 지표는 전남경찰의 열악함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10일 열린 전남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통해 공개된 각종 지표는 전남경찰의 열악함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우선 섬에 근무하는 전남경찰의 열악한 현실이다.

자유한국당 김영우(경기 포천·가평) 의원은 "거문도 삼산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이 고흥에서 3시간 이상 배를 타고 출근·퇴근해야 한다는 자료를 봤다"며 "직원들 관사부터 짓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섬이 많은 전남의 특성상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경찰이 많을 것"이라면서 "힘이 있어야 치안을 담당할텐데, 이건 경찰이 아니라 뱃사람이다"고도 했다.

아예 경찰이 배치되지 않은 섬도 부지기수다. 272개 유인도 중 140곳은 아예 치안 인력조차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제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프로파일러도 꼭 필요하지만 전남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는 단 한명도 없는 현실도 드러났다.

대안신당 정인화(광양·곡성·구례)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올 8월 기준 전국에 배치된 프로파일러는 모두 35명이다. 대부분 지방청은 2명 이상의 프로파일러를 보유 중이고 경기북부청과 전북청, 경남청, 제주청은 1명의 프로파일러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남경찰청만이 프로파일러가 한명도 없는 상태이다.

경찰은 지난 2005년 프로파일러 제도를 도입하며 전국 지방청에 2인1조의 프로파일러를 배치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그러나 전남경찰에게는 '남의 나라 이야기'인 셈이다.

경감 이상 여경 비율 등 각종 지표에서도 전남경찰은 목표 미달이다. 올 6월 기준 전남경찰의 경감 이상 여경 관리 비율은 4.4%에 불과했다.

전체 여경도 9.8%다. 이는 경찰의 '공공부문 여성 대표성 제고를 위한 5개년 계획'에 따른 단계적 목표에 모두 못 미치는 수치다.

5개년 계획은 오는 2022년까지 경감 이상 여경 관리직 비율 7%, 전체 여경 비율 1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른 2019년 단계적 목표는 경감 이상 여경 관리직은 6.1%, 전체 여경 비율 12.6%다.

총경 이상 여경 고위직 간부 비율도 지난해 6.25%였으나 올해 상반기 현재 5.71%로 나타나 0.54% 포인트 감소했다.

긴급신고 출동 관련 지표도 전남경찰의 열악한 환경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경기 광주시갑) 의원은 "지난해 전남경찰의 비긴급신고 평균 도착 시간은 5분 41초로 긴급신고 도착 시간 보다 7초 더 빨랐다"고 밝혔다.

2014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이어진 현상으로, 해마다 긴급신고 도착 시간이 비긴급신고보다 늦었다.

경찰서별로 보면, 전남경찰청 소속 21곳 중 긴급신고 도착 시간이 비긴급신고보다 더 빠른 곳은 목포·여수·광양·무안·보성·곡성 등 6곳에 불과했다. 긴급신고 도착 시간이 더 느린 곳이 71%에 달하는 것이다.

소 의원은 "전남은 시 단위 지역보다 관할 구역이 넓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면서도 "비긴급신고보다 긴급신고 출동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112신고 분류 체계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전남경찰의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kim@jnilbo.com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