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기간 동구는 쓰레기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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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축제 기간 동구는 쓰레기와의 '전쟁'
  • 입력 : 2019. 09.29(일) 17:10
  • 양가람 기자

29일 오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매표소 앞 여자화장실엔 전날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주말만 지나면 화장실이 난리야. 구석구석 쓰레기를 투척해서 아무리 치워도 끝이 없어. 이런 곳에서 용변은 어떻게 보나 몰라."

29일 오전 7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매표소 앞 공중화장실에서 미화요원들이 한숨을 내쉬었다. 요원들 앞에는 쓰레기로 가득 찬 100리터짜리 봉투가 10개 남짓 쌓여 있었다.

ACC 소속 미화요원은 남녀 포함 63명이다. 하루 3번 두 명씩 교대로 ACC 일대를 청소하지만, 이번엔 쓰레기 양이 많아 인력 한 명이 추가로 지원됐다.

여자화장실은 전날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로 가득 차 발디딜 곳이 없었다. 휴지뭉텅이는 물론 빈 음료병, 박스 더미가 수북했다. 심지어 먹다 남은 치킨 조각들도 보였다. 전날 ACC 문화광장에서 열린 패션쇼와 궁동예술축제를 찾은 사람들의 흔적이었다.

미화요원은 "입구에 금연 문구가 걸려있지만, 화장실에서 당당히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도 있다. 화재 위험 때문에 쓰레기통도 플라스틱에서 스테인레스로 모두 바꿨다"며 "금연구역이지만, 화장실 내 CCTV를 설치할 수 없으니 단속하기도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29일 오전 7시께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하늘마당에서 ACC 소속 미화요원이 수거 카트에 쓰레기를 싣고 있다.

같은 시각, ACC 하늘마당에서도 미화요원들이 쓰레기와 씨름하고 있었다. 남성 미화요원 두 명은 수거 카트에 커다란 쓰레기 봉투를 옮겨 담았다. 시민들이 먹다 남은 치킨 상자, 맥주캔 등이 하늘마당 구석에 가득 쌓여 있었다. 빈 담뱃갑과 담배 꽁초더미 옆으로 보이는 '금연, 금주' 안내문이 무색해졌다.

미화요원은 "하루 세네번 씩 하늘마당을 청소하지만,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금방 지저분해진다. 언론 보도 등으로 예전보단 환경이 쾌적해졌지만, ACC 부근에서 행사가 많아 (하늘마당을) 찾는 사람이 늘어 쓰레기가 줄지 않는다"며 "충장축제가 시작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릴 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내달 2일부터 6일까지 광주 동구 '추억의 충장축제'가 열린다. 벌써부터 축제의 분위기로 가득 찬 ACC 주변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축제 기간엔 더욱 많은 시민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돼 '쓰레기 대란'이 걱정된다.

하지만 ACC 측은 아직까지 미화요원 충원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 ACC 관계자에 따르면, 축제시간 현 미화 시스템 대로 운영하되, 추가로 한두 명씩 인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축제기간 하늘마당을 포함한 ACC 일대를 단속할 만한 인력은 전무하다. 쾌적한 환경에서 충장축제를 즐기려면 현재로선 시민들의 자발성에 기댈 수밖에 없다.

관할 지구대인 광주 동부경찰서 금남지구대도 하늘마당을 단속할 만한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늘마당 한쪽에 경찰 순찰 강화 문구 안내문이 걸려있지만, 이마저도 ACC 측에서 계도 차원으로 붙인 터라 강제성이 없다.

금남지구대 관계자는 "간혹 미성년자 음주 신고 등이 접수되면 출동해 조사를 하는 수준이다. 적극적으로 음주·흡연 및 쓰레기 투척 등을 단속할 권한은 전당(ACC) 측에 있다"고 말했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