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준우승 쾌거 U-20 대표팀 "졌지만 잘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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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사상 첫 준우승 쾌거 U-20 대표팀 "졌지만 잘 싸웠다"
4000여명 운집··· 밤샘 응원에 발 딛을 곳 없는 하늘마당||목포, 함평 등 전남 각지에서 경기 응원하러 광주 찾기도||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퀴즈, 공연 등으로 분위기 띄워||머리띠 등 각종 응원도구와 치킨·맥주 비롯한 안주 '불티'
  • 입력 : 2019. 06.16(일) 17:29
  • 이한나 기자

대한민국 대 우크라이나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16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에는 밤샘 응원을 위해 운집한 시민 4000여명(광주시 추산)으로 발 디딜 틈 없었다.

"2002년 이후 정말 오랜만에 설레고 가슴 벅찬 날이었습니다. 다소 아쉬움은 있지만, 잘 싸웠습니다. 주말 내내 여운이 가시질 않네요."

대한민국 대 우크라이나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16일 오전 1시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 밤샘 응원을 위해 운집한 시민 4000여명으로 발 디딜 틈 없었다.

경기 시청을 위해 앞쪽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과 무대에서는 시작 전 다양한 이벤트로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퀴즈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홍보 효과도 노리면서, 통기타 밴드 '프롤로그'의 노래와 댄스팀 '슈프림'·'더퀸'의 댄스 공연이 이어졌다. 시민들과 함께 즐기는 EDM 파티도 열려 축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유재현(24‧북구 오치동)씨는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일 줄 알았으면 일찍 올 걸 아쉽다"며 "자리를 못 잡아 아쉽지만 서서라도 끝까지 응원하겠다. 선수들은 90분 내내 뛰는데 이것 하나 못 하겠나"며 의지를 보였다.

이날 하늘마당 곳곳은 반짝거리는 각종 응원 도구들과 휘날리는 태극기로 화려하게 꾸며졌다. 부부젤라 장난감, 응원봉 등 각종 응원 도구들이 불티나게 팔렸지만 단연 최고 인기는 '붉은 악마'를 상징하는 뿔 모양 머리띠였다.

응원 도구 판매 상인 김모(55)씨는 "오늘 준비된 머리띠만 1000개 이상은 됐을 텐데, 경기 시작 1시간 전에 동이 났다"며 "이번에 대표팀이 결승에 올라갈 거라 예상하지 못해 충분한 물량을 준비하지 못했다. 기분 좋으면서도 씁쓸한 상황"이라며 아쉬워했다.

대한민국 대 우크라이나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16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에는 밤샘 응원을 위해 4000여명(광주시 추산) 시민 4000여명이 운집했다. 학교 선배 김정민, 엄원상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금호고 후배들도 하늘마당을 찾았다.

이번 대표팀은 특히 광양제철고를 졸업한 황태현이 주장을 맡고 금호고를 졸업한 엄원상, 김정민 등 광주·전남 출신 선수들이 출전해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시·도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금호고 학생 정운태(16)군은 "우리 선배들 응원하려고 친구들 다 데리고 왔다. 김정민, 엄원상 선배 정말 존경한다"고 말했다.

경기 시작 직후 전반 4분, 이강인의 슛이 골망을 가름과 동시에 하늘마당에서는 천지가 진동하는 함성 소리와 함께 응원 열기가 더욱 불타올랐다. 그러나 결승 상대인 우크라이나는 역시 전통의 강호였다. 선수들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비록 경기는 3대1로 패했지만, 시민들은 따뜻한 격려와 위로의 박수를 보냈다.

유학생 늉당(21·베트남)씨는 "원래 축구에 관심이 없었지만 박항서 감독님 덕분에 한국 축구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며 "한국이 이겨서 킹스컵 준우승에 머무른 베트남의 한을 풀어줬으면 했는데 아쉽다. 그래도 세계대회 준우승이라니 정말 대단하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날 하늘마당 주변 치킨집을 비롯, 맥주·안주를 취급하는 가게들은 특수를 누렸다. 치킨 가게 안에서는 주방장이 쉴 새 없이 닭을 튀겼으며, 하늘마당 입구는 배달대행 오토바이가 줄지어 오갔다.

하늘마당 인근 한 치킨 업체 대표는 "대표팀 경기가 이어졌던 최근 2주 간 매출이 이전보다 30%정도 상승했다. 오늘은 거의 1.5배 가까이 주문량이 늘었다"면서 "앞으로도 한국 축구가 승승장구해서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도 자주 웃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내비쳤다.

이한나 기자 hannah.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