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우리밀로 지역대표 수제맥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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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광주 우리밀로 지역대표 수제맥주 만들고 싶다
광주 유일 수제맥주 제조 윤현석 무등산 브루어리 대표
  • 입력 : 2019. 02.10(일) 14:24
  • 박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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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산구에서 전국 70%를 생산하는 우리밀을 활용해 광주 감성이 뭍어나는, 광주 대표 수제맥주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문화기획자로 알려진 윤현석(39)무등산 브루어리 대표는 광주 유일의 수제맥주 창업에 뛰어든 배경에 대해 "문화관련 기획을 하며 살다가 광산구에서 생산되는 우리밀을 보고 무릎을 쳤다"며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맥아로 광주만의 수제맥주를 만들어 광주를 널리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광주 동구 동명동에 있는 '무등산브루어리'에서 윤 대표와 마주 앉았다. 대문 바로 안쪽에는 깔끔하게 정돈된 양조장 시설이 눈길을 끈다.

◆문화기획자로 '1913송정역시장 프로젝트' 결실

그는 이 사업에 뛰어들기 전까지 문화 기획자로 활동했다. 전남대 문화대학원을 졸업한 뒤 지역 곳곳에 그 만의 색다른 문화심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 2015년 세상에 내놓은 그의 역작이 있다. '1913송정역시장'이다.

지난 2015년 정부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광주 대인시장, 남광주시장, 무등시장, 송정5일시장 등을 지원하고 있었다. 그러나 송정역 앞 역전매일시장은 정부의 지원을 조차 받을 수없는 영세시장에 그쳤다. 이 점을 착안해 지난 2015년 11월 현대카드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상인회와 함께 청년상인창업지원사업단에서 총괄을 맡아 역전매일시장 명칭을 '1913송정역시장'으로 바꾸는 데 기여했다. 1913의 의미는 송정역이 들어선 해이며 역전매일시장 역시 그 즈음 조성됐다는 점에 착안했다. 그 결과 광주 변두리에 있는 낙후된 시장이 지금은 젊은 청년들과 관광객으로 붐비는 가장 '핫한' 곳으로 탈바꿈 했다.

◆우리밀 착안, 수제맥주 양조장 조성

광주 유일의 수제맥주 양조장 '무등산 브루어리'는 동명동을 찾는 사람이라면 꼭 거쳐가는 명소다. 매장은 지난 1963년 지어진 뒤 15년간 방치된 양옥주택을 개조해 가게를 꾸몄다. 매장 입구에 들어서면 가게를 상징하는 수달 그림이 눈에 띈다. 수달이 무등산 깃대종에 서식한다는 점에 착안해 선정했다.

광주는 수제맥주 제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광주 광산구에서 생산되는 우리밀이 전국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그가 수제맥주를 착안한 것도 우리지역에서 생산되는 밀로 광주만의 맥주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판단에서였다.

우리밀에 착안한 그는 지난 2017년 맥주제조 면허를 딴 뒤 본격 판매에 나섰다. 펍과 연결된 아담한 양조장에서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각종 수제 맥주를 직접 만들고 있다.

수제맥주는 6가지로 △무등산필스너 △워메IPA(1·2·3) △평화페일에일 △광산바이젠 등이다.

무등산 수박을 넣어 쌉싸름한 홉의 맛과 달콤하면서 은은한 수박향이 일품인 '워메 IPA', 주황색의 부드럽고 향긋한 평화페일에일, 광주 광산구에서 나는 밀을 사용한 부드러운 거품의 새콤함과 바나나 맛이 나는 '광산 바이젠' 등이다.

그가 건네준 '워메 IPA'를 맛보니 수박 향기가 짙게 풍긴다. 목넘김이 부드럽고 진한 잔향이 입안에 가득하다. 여느 생맥주와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품위가 느껴진다. 동명동 브루어리가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자 윤 대표는 동명동에 이어 치평동 상무지구에 2호점을 오픈했다. 동명동까지 오기 어려운 고객들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상무지구 매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의 꿈은 지역농산물과 연계한 맥주를 생산해보는 일이다. 그는 "광산구 우리밀 뿐 아니라 화순 복숭아, 나주배, 장성사과, 해남 호박 등을 첨가한 맥주를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1차 농산물 수확에 그치지 않고 2차 가공, 3차 관광·체험으로 이어지는 6차산업 등 푸드테크에 관심을 기울일 계획이다.,

그가 창업에 도전장을 내미는 데는 이유가 있다. 광주 청년들이 상대적으로 창조·도전정신이 없고 쉬운길만 가려는 모습을 봐왔기 때문이다.

그는 "창업자는 많지만 혁신형 창업가는 볼수가 없다. 하지만 광주는 강인한 저력의 DNA가 있는 도시다. 멀리, 길게 내다보고 혁신적인 창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무등산 브루어리 외에도 ㈜컬쳐네트워크, 커뮤니티 카페 Re:f 대표로 활동중이며 광주시를 기반으로 문화기획(공연·전시·출판·축제·지역마케팅)과 장소개발, 공간디자인, 공간운영, 공간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지역에서 만날 수있는 유일한 가치를 특별한 가치로 만들어낼 수있는 기획을 제안하고 다양한 커뮤니티들과 파트너십을 통한 문제해결을 지향하고 있다.

윤 대표가 만드는 수제맥주에 광주에서 생산되는 우리밀이 가미돼 광주만의 독특한 맥주문화가 도래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한편 지난 6일 정부로부터 희소식이 날아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984년부터 중단됐던 '우리밀 수매 비축제'가 올해부터 재개된다. 우리밀 수매 비축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우리밀 1만여톤를 수매하기 위해 관련 예산 100억원을 확보하면서 35여년 만에 부활된다.

고품질 밀생산을 집중 유도한다는 계획으로 지역의 밀재배 농가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간재 기자 kanjae.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