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에서 성별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복싱 선수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가 10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 가로스에서 열린 66㎏급 결승전에서 양리우(32·중국)를 상대로 판정승을 거두며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마네 켈리프 SNS 캡처 |
켈리프는 10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 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복싱 여자 66㎏급 결승전에서 양리우(32·중국)를 상대로 5-0(30-27, 30-27, 30-27, 30-27, 30-27) 판정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 내내 계속된 성별 논란과 비난을 견뎌내고 복싱 최강자로 우뚝 선 것이다.
우승한 켈리프는 알제리 국기를 흔들었고, 하늘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기도 했다.
그의 금메달은 알제리 여자 복싱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이다.
켈리프는 경기 후 취재진에게 “정말 행복하다. 올림픽 챔피언은 내 8년 동안의 꿈이었고 이제 올림픽 챔피언이자 금메달리스트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8년 동안 잠도 못 자고 피곤함에 지친 채로 훈련했다”며 “나를 응원하러 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마이인포에 따르면 켈리프는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복싱 경기를 관람한 뒤 복싱의 꿈을 키웠다. 그가 사는 작은 마을에서 복싱 체육관까지 매일 버스로 10㎞를 이동하며 꿈을 이어갔다.
그와 그의 어머니는 버스비를 마련하기 위해 재활용 고철 등을 팔기도 했다.
그렇게 출전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켈리프는 5위를 기록했고, 3년 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
켈리프는 이번 대회에서 16강전을 제외하고 모두 5-0으로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두었다. 지난 1일 열린 16강전은 경기 시작 46초 만에 상대인 안젤라 카리니(25·이탈리아)의 기권으로 승리했다.
경기가 끝나고 악수를 거부한 뒤 “한 번도 이런 펀치를 느껴본 적이 없다”는 카리니의 발언과 이례적인 기권에 XY 염색체를 가진 선수가 여성 경기에 출전해도 되냐는 비판이 일었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부터 ‘해리포터’ 시리즈를 쓴 영국 작가 J.K. 롤링, 여성 인권 운동가까지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여권의 성별을 기준으로 올림픽 출전 여부를 정한다며, 칼리프와 린위팅을 ‘분명한 여성’으로 인정하고 여자부 경기 출전을 문제 삼지 않았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