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14% ‘A군 연쇄상구균’ 국내 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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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건강
치사율 14% ‘A군 연쇄상구균’ 국내 확산 우려
감시체계 부재로 방역 사각지대
독성 강한 변이 균주 국내서 확인
전문가들, 국가 차원 감시망 촉구
  • 입력 : 2025. 06.03(화) 10:31
  • 노병하 기자·연합뉴스
분당서울대병원. 연합뉴스
최근 국내에서 치사율이 높은 ‘A군 연쇄상구균’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나, 국가 차원의 감시체계가 부재해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현주 교수 연구팀은 작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수행한 ‘국내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 감시체계 구축’ 연구를 통해 국내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 감염 실태를 처음으로 분석하고, 시급한 감시체계 구축 방안을 최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확인된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 감염 사례는 총 383건으로, 이 중 성인 환자가 83.3%를 차지했다. 전체 환자의 14.4%가 사망했고, 11.7%는 심각한 후유 장애를 겪었다. 또한, 독성이 강한 ‘M1UK’ 변이 균주가 국내에서도 2건 확인되었다.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 감염에 대한 국가 차원의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 관련 감시체계가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환자 발생 규모나 역학적 특성, 위험 요인 등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유행 발생 시 조기 인지 및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구팀은 국내 현실에 맞는 감시체계 모델을 제안하며, 소아 감염, 감염내과, 진단검사의학과, 예방의학과 전문가로 구성된 네트워크 구축, 전국 다기관 감시체계 운영, 표준화된 증례 기록지 및 역학조사서 개발 등을 포함했다.

이 교수는 “침습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은 높은 사망률과 심각한 후유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지만, 그동안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실태 파악조차 이뤄지지 못했다”며 “체계적인 국가 감시 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해 국내 역학적 변화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고위험군 관리 및 유행 조기 발견을 통해 국민 건강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독성이 강한 변이 균주의 국내 출현까지 확인된 만큼, 더 이상 침습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을 ‘드문 질병’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갑작스러운 고열, 심한 인후통, 피부 발진, 전신 무력감 등의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받는 등 국민 개개인의 주의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노병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