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날카로운 펜싱 기술을 배우러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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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일반
“대한민국의 날카로운 펜싱 기술을 배우러 왔어요”
대만 종진고 펜싱팀 35명
세계 유·청소년 대회 앞두고
16일까지 광주서 합동훈련
전 국가대표 최은숙 지도도
  • 입력 : 2025. 04.09(수) 17:10
  •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
광주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대만 종진고 펜싱 선수들이 9일 광주 염주종합체육단지 국민생활관 3층 펜싱장에서 광주 서구청 소속이자 전 국가대표인 최은숙 선수에게 지도를 받고 있다. 민현기 기자
대만 종진고 펜싱 선수가 9일 광주 염주종합체육단지 국민생활관 펜싱장에서 광주 서구청 이승현 선수와 1대1 대련을 통해 기술 전수를 받고 있다. 민현기 기자
“엉 가르드(기본 자세), 프레(준비), 알레(시작)!”

9일 광주 서구 염주종합체육단지 국민생활관 3층 펜싱훈련장은 오전부터 칼과 칼이 부딪히는 날카로운 금속음과 신발 밑창이 피스트(펜싱장 마룻바닥)레 긁히는 요란한 소리들로 가득했다. 오전 9시부터 훈련을 시작한 선수들의 옷과 머리는 30분 만에 땀으로 흠뻑 젖었다. 지난 8일부터 광주에서 전지훈련을 벌이고 있는 대만 종진고의 유소년·청소년 펜싱 선수들의 훈련 모습이다.

대만 종진고의 유소년·청소년 펜싱 선수 35명은 지난 7일 광주에 도착, 오는 16일까지 광주 서구청 펜싱팀과 합동 훈련을 이어간다.

서로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전 국가대표 최은숙 선수는 ‘그렇지, 그렇지’, ‘이때는 안으로 파고들면서...’라며 많게는 20살도 더 어린 후배 선수들을 성심성의껏 지도했다.

대만 유소년 국가대표와 청소년 국가대표까지 포함된 대만 종진고 선수들은 시범을 보이며 지도하는 광주 서구청 펜싱선수단의 우수한 펜싱 기술을 재빨리 흡수하는 모습이었다.

대만 종진고 펜싱팀이 광주에서 전지훈련을 하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홍콩 국가대표 응호틴과 서구청 이승현 선수와의 인연을 계기로 추천을 받아 지난해 1월 4~12일 처음 광주에서 서구청과 합동훈련을 했다. 이 때 한국 펜싱을 통해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세심한 디테일에 반했고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그랑프리에서 16강에 오르는 성과를 올리면서 지난해 4월 2~13일 광주에서 두 번째 전지훈련을 벌였고, 이번에 또 광주를 찾았다.

카이(30) 종진고 펜싱팀 코치는 “각 나라별로 장점이 다른데 신장 조건이 불리한 상황에서도 한국은 재빠른 스피드로 극복하는 것이 인상적이다”면서 “이를 위한 광주 서구청 선수들의 훈련법도 따라하며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전에는 기본 동작 훈련과 체력 훈련을, 오후에는 서구청 펜싱선수단과 1대1 연습 경기를 통한 전술 운영 능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일부 선수들은 지난 7일부터 경기 일정이 진행되고 있는 중국 우시 세계 유·청소년 펜싱 선수권대회에 출전을 앞두고 있어 경기력을 바짝 끌어올린 상태다.

종진고 선수들은 강영미, 최은숙, 김재원, 이정함 등 전현직 국가대표를 보유한 광주 서구청 펜싱선수단에게 우수 펜싱 기술과 경기 운영 능력을 전수받는 이번 전지훈련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광주 전지훈련에 두 번째 참가한 빙지엔 첸(16) 대만 유소년 국가대표 선수는 “대만의 펜싱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디테일한 기술적인면에서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며 “이번 전지훈련에서 한국의 풋워크(Footwork)에 대해 배워가고 싶다”고 소원했다.

헤일리(15) 선수는 “다음주에 있을 주니어월드컵에 대비해 전지훈련에 참가했는데 너무 잘한 것 같다”면서 “먼 미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박광현 광주 서구청 펜싱팀 감독도 “대만에서 온 선수들이 광주에서 어떤 상황이던 열심히 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스포츠 정신을 비롯해서 실전 경험이 많은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많은 것들을 배워갈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