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퍼저축은행 AI 페퍼스 선수단이 11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4차전에서 리버스 스윕을 만들어내며 창단 최초 단일 시즌 전 구단 상대 승리를 달성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
페퍼저축은행은 11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4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15-25, 14-25, 25-20, 27-25, 15-12)로 리버스 스윕을 만들어냈다.
이날 승리로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11승 23패(승점 35)를 기록했다. 최하위인 GS칼텍스 서울Kixx(10승 23패·승점 32)와 격차를 3점으로 벌리면서 탈꼴찌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고, 창단 첫 전 구단 상대 승리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좋지 못했다. 1세트부터 페퍼저축은행의 출발은 불안했다. 김연경에게 휴식을 부여한 흥국생명이 김수지와 투트쿠 부르주, 정윤주, 최은지, 이고은, 아닐리스 피치, 신연경 등 사실상 정예 라인업을 가동하자 당황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페퍼저축은행은 경기 초반부터 흐름을 내줬다. 3-5에서 정윤주와 투트쿠, 최은지에게 연속 실점하며 3-8로 끌려갔고, 이어 10-12까지 추격했으나 정윤주에게만 네 점을 내주는 등 5연속 실점으로 10-17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확실히 넘어간 흐름은 돌아오지 않았다. 13-19에서 최은지와 김수지에게 실점한 뒤 테일러의 백어택이 네트에 걸리며 13-22가 됐고, 두 점을 따라잡았으나 다시 내리 세 점을 주며 15-25로 첫 세트를 내줬다.
1세트에서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한 흥국생명은 2세트부터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선발 라인업에서 피치와 정윤주, 최은지를 제외한 네 명이 빠졌고 임혜림과 문지윤, 박혜진, 도수빈이 투입됐다.
페퍼저축은행은 박정아와 테일러, 하혜진, 장위, 박사랑, 이한비, 한다혜 등 주축 선수들을 모두 투입했지만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 로테이션 멤버를 상대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2세트 초반 4-8로 끌려간 페퍼저축은행은 상대의 3연속 범실로 7-8로 쫓아갔으나 8-10에서 박은서의 서브 범실과 최은지의 서브에이스, 정윤주의 오픈으로 8-13으로 다시 격차가 벌어졌다.
이어 테일러가 한 점을 만회했지만 내리 네 점을 내주면서 9-17로 격차가 더 벌어졌고, 상대 범실에만 득점을 의존한 끝에 결국 14-25로 두 번째 세트까지 내줬다.
벼랑 끝에 몰린 페퍼저축은행은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냈다. 3세트 들어 양 팀이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흐름 속에서 집중력을 발휘했고 12-12에서 5연속 득점을 가져오며 17-12로 흐름을 바꿨다.
페퍼저축은행은 19-15에서도 상대 범실과 박정아의 연속 득점으로 22-15로 달아났고, 상대가 피치를 앞세워 추격했지만 24-20에서 이예림의 퀵오픈으로 승부를 연장했다.
4세트에서도 페퍼저축은행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19-18까지 접전을 이어간 뒤 5연속 실점으로 19-23으로 뒤집히며 패색이 짙어졌지만 24-24로 듀스를 만들었다.
페퍼저축은행은 문지윤에게 퀵오픈을 내주며 매치 포인트에 몰렸으나 박정아의 연속 득점으로 세트 포인트를 가져왔고, 상대 범실로 끝내 승부를 풀세트로 끌고 갔다.
마지막 5세트에서 페퍼저축은행은 상대에게 한차례의 리드도 내주지 않으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3-2에서 4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7-2로 승기를 잡았고, 중반을 넘어서며 12-11까지 쫓겼으나 박정아의 오픈과 장위의 블로킹이 터지며 매치 포인트를 잡았고, 한 점을 내준 뒤 테일러의 백어택으로 경기를 끝냈다.
승장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전 구단 상대 승리에 의미를 두고 싶다”며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승리를 만들어냈고, 이 부분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선수들이 1세트와 2세트에 너무 집중을 못 했다. 상대가 무엇을 하는지 전혀 몰랐다”며 “(이)예림이가 들어가면서 숨통이 트였고, (박)정아도 에이스 역할을 해줬다. 남은 두 경기에서도 어떻게든 승점을 챙겨서 지금의 순위를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패장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비주전 선수들이 지난 두 경기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였지만 중요한 순간에 범실이나 잘못된 선택이 있었다”며 “정관장전에서도 같은 문제가 있었다.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했고, 선수들에게 승리가 쉽게 얻어진다는 안일한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고 총평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