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상징 광주서 尹 탄핵 찬반 대규모 집회 열려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회일반
민주주의 상징 광주서 尹 탄핵 찬반 대규모 집회 열려
금남로 일대 인파로 가득 메워
첨예한 입장차 곳곳서 충돌도
찬성측 "탄핵 심판 인용 촉구"
반대측 "계몽령 주장, 석방 요구"
  • 입력 : 2025. 02.15(토) 19:20
  •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
15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경찰 차벽을 가운데 두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반대 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김양배 기자
주말 오후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관한 대규모 찬성·반대 집회가 열렸다.

15일 광주 동구 금남로 1·2·3·4가 방면에서 진행된 이번 집회로 인해 이날 금남로 거리는 전국에서 모인 국민들로 가득 채워졌다.

광주 지역 17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광주비상행동(광주비상행동)’은 15일 오후 2시30분부터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흥국화재 건물 일대에서 14차 광주시민총궐기대회를 열었다.

풍물단의 길놀이로 시작한 탄핵 찬성 집회는 자유발언과 공연, 현장 인터뷰 등 문화제 형식으로 진행됐다.

주최 측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총궐기 대회에 시민 2만여명이 모였다고 공식 발표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내란 종사자, 내란 동조 세력 처벌하라’,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파면’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과 깃발 등을 든 채 한 목소리로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인용을 촉구했다.

찬성 집회 참가자들은 5·18항쟁지인 금남로에서 윤 대통령의 불법 계엄에 정당성을 주장하는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는 것을 두고 “반민주적이며 광주 5·18 정신을 흠집내는 것이다”고 규탄했다.

광주에서 탄핵 반대가 이뤄진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에서 내려온 김재출(67)씨는 “지금 집회에 탄핵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정말 말도 안되며 또 폭력사태가 일어날까봐 두렵지만 절대 탄핵찬성측이 기세에 밀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에 더 많은 탄핵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자리를 채워줘야한다”고 강조했다.

봉선중학교에 진학 중인 황운태(15)군은 “헌법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여 집회에 참석했다.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정치권에서도 경선을 할 때 제대로 된 사람으로 경선을 치렀으면 한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광주 금남로 4가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전한길 한국사 강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앞서 보수 성향 개신교단체 ‘세이브코리아’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광주 동구 금남로 흥국화재 빌딩 앞부터 금남로5가 일대에서 ‘전남국가비상기도회·도민대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서울·부산·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국민들이 참가했다.

대구에서 온 안모(81)씨는 ‘대한민국을 살립시다’ 팻말을 목에 걸고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광주에서도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려 기쁘게 생각하지만 나라가 두 진영으로 갈려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사 일타 강사로 이름을 알린 전한길씨는 연사로 나서 “45년전 1980년 광주 시민들께서 이자리 금남로에 모여 독재에 맞서서 민주화를 위해 피흘리고 희생하신 것을 잊지 않겠다는 뜻으로 붉은 옷을 입고왔다”며 ”계몽령을 통해 국민을 일깨운 윤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오늘 우리는 갈등과 분열을 위해 모인 것이 아니다. 화합과 통합을 위해 모였다”며 “대한민국은 위기를 맞을 때마다 국민이 똘똘 뭉쳐서 극복했다. 지금이 우리가 뭉쳐 위기의 대한민국을 헤쳐 나가야 할 때”라고 했다.

양측 집회 참가자들이 일시적으로 뒤섞이면서 언쟁을 벌이기는 했으나 경찰의 중재로 일단락됐다. 경찰은 두 집회 개최 장소 사이의 통행을 필요에 따라 차단하며 양측 사이에서 큰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기도 했다.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