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가타현 사도에 있는 사도광산의 상징적 채굴터인 아이카와쓰루시긴긴잔의 ‘도유노와리토’ 모습. 뉴시스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지원단체가 정부의 ‘사도광산 추도식’ 불참 결정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퍼주기’식 막장외교가 빚은 처참한 외교적 수치와 굴욕”이라고 비판했다.

24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추도식은 추도의 대상조차 종잡을 수 없는 괴이한 추도식”이라며 “추도식은 조선인 강제동원을 자행한 일본 정부의 주관하에 진행돼야 하지만, 지자체와 민간단체로 구성된 실행위원회 주관으로 열려 격에 미치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체는 “이번 추도식은 전체 노동자가 추모 대상으로 조선인 동원은 합법이었고, 당시 일본인들도 다 같이 고생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며 “더 참담한 것은 추도식 참가 비용을 한국에서 대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행사는 억울한 피해자들의 넋을 달래는 ‘추도’가 아니라, 일본이 유네스코 등재를 자축하기 위한 자리였다”며 “급기야 일본 정부는 피해자들의 넋을 달래야 하는 추도식에 우익 성향의 정부 인사를 골라 보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굴욕과 외교 참사는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과정에서 이미 예정된 것”이라면서 “지난 7월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에 동의했던 우리 정부는 일본이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반영하라는 세계유산위원회 등의 결정에 따라 매년 추도식을 갖기로 한 것 등을 외교적 성과로 치장해 왔다. 결국 비난 여론을 의식한 눈속임용이자, 실체 없는 빈 껍데기였음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정부는 이날 일본 니가타현에서 열리는 사도광산 추도식에 강제 징용 피해자 유가족과 함께 박철희 주일대사 등을 참석시킬 예정이었으나, 추도식을 하루 앞둔 지난 23일 불참을 결정했다.

정부가 불참을 결정한 이유는 일본 측이 추도식에 일본 정부 대표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전력이 있는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차관급)을 참석시키기로 발표한 점이 배경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